
겨울을 맞아 스키·스노보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스키장은 부상을 입기 쉬운 곳이다. 넘어질 위험이 클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부딪히며 골절 등의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기온이 낮아 추운 날에는 관절이 경직돼 몸을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같은 충격에도 부상을 더 크게 입을 수 있다.
◇스키장 부상 중 '무릎 부상' 가장 흔해
스키·스노보드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타인과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의 부상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국민안전처의 발표(2016년)에 따르면 스키장에서 생긴 부상 중에는 '무릎 부상'이 15%로 가장 많았다. 스키장에서 입는 무릎 부상 중에는 '십자인대파열'이 가장 흔하다. 십자인대는 무릎의 앞뒤에서 관절을 지탱하는 X자 모양 인대다. 점프 후 불안정한 자세로 착지해 무릎이 안쪽으로 비틀렸을 때, 다른 사람과 부딪혔을 때 ‘뚝’하는 소리를 내며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십자인대파열이 생기면 관절 속에 출혈이 생겨 손상부위가 붓고 심한 무릎 통증을 느낀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가라앉아 증상을 방치하기 쉽다. 목동힘찬병원 황보현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스키시즌이 다 끝난 뒤에 다른 운동을 하다가 부상 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십자인대 부상 후 통증이 없어져 방치하거나 오히려 무리하면서 연골판까지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하게 넘어지는 요령 알아둬야
스노보드는 양발이 보드에 묶여있어 넘어질 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초보자들은 넘어지며 손으로 땅을 짚을 때 충격이 팔 전반으로 전해져 손목·팔·어깨까지 골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스노보드에 능숙한 사람도 무리하게 고공 점프를 시도하다가 잘못된 착지로 인해 발생하는 ‘점퍼(Jumper)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엉덩이는 살이 많아 넘어져도 비교적 적게 다칠 것 같지만, 빠른 스피드로 하강하다 체중을 싣고 넘어지면 엉덩이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넘어진 후 통증이 심하면 부상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스노보드를 타다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노보드를 타다 균형을 잃을 때는 손으로 땅을 짚는 대신 다리를 들고 몸통 전체를 이용해 땅에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것이 좋다. 앞으로 넘어질 때에는 배와 가슴을 땅에 대고, 뒤로 넘어질 때에는 등으로 대고 미끄러지면서 속도를 줄인다. 스노보드는 두 발이 보드에 고정돼 있고 체중을 지지해 주는 폴도 사용하지 않아 넘어질 때 손을 먼저 땅에 짚기 쉽다. 이때 손목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수 배에 달한다. 갑작스럽게 하중이 손목에 실리면 관절이 비틀어지거나 꺾이면서 손목인대가 손상된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등은 둥글게 하고 무릎은 굽힌 채 체중을 엉덩이 쪽으로 싣고 서서히 주저앉아야 한다<사진>. 이때 손은 땅을 짚지 말고 가슴에 모아야 손목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넘어져서 일어날 때도 손바닥으로 일어나게 되면 손목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먹을 쥐고 일어나는 게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