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가 안으려 할 때 ‘이런 반응’ 보이는 고양이… 문제 행동 적다 [멍멍냥냥]

입력 2025.04.16 09:00
사람에게 안긴 고양이
보호자와 잘 접촉하는 안정형 애착 유형인 고양이가 문제 행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애착 유형이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으로 나뉘고, 이 애착 유형에 따라 보호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 보이는 이상 행동과 옥시토신 호르몬 수치도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형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반면, 불안형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애정을 잃을까 봐 불안해하는 유형이다. 회피형은 상대방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려 하는 것을 피하려는 유형이다.

미국·중국 국제 합동 연구팀은 중국 광저우에서 다양한 종의 1~3살 고양이 30마리를 섭외했다. 적어도 4개월 이상 현재 주인과 함께 살아 애착이 형성된 고양이들만 골랐다.

연구팀은 각 고양이의 애착 유형을 확인하기 위해 ‘안전 기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양이와 그 보호자가 낯선 방 안에서 2분간 머무른 후, 보호자가 자리를 비우고 고양이 혼자 그 방에 2분을 머물렀다. 그 다음에는 보호자가 다시 돌아와 2분간 고양이와 함께 있었다. 실험 도중 고양이의 행동 양상은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보호자가 방을 비웠다가 다시 되돌아왔을 때 고양이가 편안해하는지 ▲고양이가 방 안을 어떻게 탐색하는지 ▲고양이가 회피 성향을 조금이라도 표출하는지 확인했다. 이런 관찰 결과를 토대로 고양이들의 애착 유형을 분류했다.

이후 연구팀은 고양이들이 평소 생활하는 방 안에서, 보호자가 고양이와 평소대로 15분간 교감하도록 하고 이 모습을 촬영했다. 연구팀은 영상을 보며 ▲고양이가 보호자에게 스스로 다가갔는지 ▲고양이가 보호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은 채 그 주변을 맴돌기만 했는지 ▲보호자가 고양이를 붙잡는 식으로 강제적 소통을 했는지 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고양이의 타액도 두 번 채취했다. 고양이들이 집에서 보호자와 교감하기 30분 전과 교감이 끝난 지 5분 후였다. 이 타액은 사회적 교감 그리고 스트레스 감소와 관련 있는 호르몬 ‘옥시토신’ 수치를 확인하는 데 쓰였다.

분석 결과, 연구에 참여한 고양이 3분의 1이 안정형, 나머지 3분의 1이 불안형, 또 다른 3분의 1이 회피형으로 분류됐다. 안정형 고양이들은 보호자와 더 자주 접촉했으며, 보호자가 이들과 신체적으로 접촉하려 할 때 도망가는 빈도도 낮았다. 반면, 불안형 고양이들은 보호자 가까이에는 있었으나 보호자가 자신의 몸을 잡으려고 하면 가끔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피형 고양이들은 보호자로부터 도망가려하거나 보호자를 피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옥시토신 수치 변화도 고양이의 애착 유형에 따라 달라졌다. 안정형 고양이들은 보호자와 접촉하기 전에 옥시토신 수치가 낮았으나, 보호자와 교감한 후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불안형 고양이들은 안정형 고양이들보다 평상시의 옥시토신 수치가 높았지만, 보호자와 교감한 후에 오히려 수치가 감소했다. 회피형 고양이들은 보호자와 교감하기 전후로 옥시토신 수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보호자와 교감 시에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는 고양이일수록 보호자 곁에 오래 머무르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안정형 애착 유형인 고양이들이 낯선 사람을 발견했을 때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문제 행동을 덜 보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동물 행동 응용 과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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