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물건을 모으는 ‘저장 장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지방자치단체가 저장 장애 가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지난달 지역사회 봉사단체 재단법인 나섬과 ‘저장 강박 위기 가구 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1년간 나섬은 저장 강박증 가구에 청소인력을 투입해 생활 폐기물 배출과 물건 수납을 돕고, 구는 수거 처리와 후속 대응에 나선다. 광주 광산구 역시 최근 3년간 저장 강박 의심가구 50세대를 사례 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했다. 오는 18일까지 숨어있는 저장 강박 지원 대상자를 조사해 지원할 방침이다.
저장 장애 환자들이 수집하는 대상은 제각각이다.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양식 교수는 “밖에서 책, 냄비 등을 가져와서 집안에 모으는 사례도 있었고, 집에서 생기는 쓰레기를 내다 버리지 못해 실내에 쌓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물건 모으는 저장 장애… 동물 수집 사례도
저장 장애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양 이상으로 무언가 모으고,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저장 장애 환자 구조 사례가 종종 보도되고 있지만, 환자 규모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자신이 무언가 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양식 교수 역시 “저장 장애 환자는 병식이 없고,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다른 강박 장애 환자보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저장 장애 환자들은 대개 가족 등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 방문하기 때문에 곁에서 누가 챙겨 줘야 주기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집 대상이 생명인 경우도 드물게 있다. 저장 장애의 한 유형에 속하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은 동물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수집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애니멀 호딩 연구 컨소시엄(HARC)은 ▲동물을 위한 최소한의 위생적 공간, 영양, 수의적 관리·치료를 제공하지 못함 ▲자신이 동물에게 쾌적한 환경과 복지를 제공하지 못함을 인식하지 못함 ▲자신을 둘러싼 문제가 악화되면 동물을 축적하는 행위를 강박적으로 유지 ▲자신의 동물 축적이 사람과 동물 모두의 생활에 문제가 됨을 인정하지 않거나 문제를 축소해서 생각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애니멀 호딩으로 분류한다.
다른 물건을 두고 하필 동물을 수집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조서은 교수는 “동물이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해, 사람 관계에서 얻지 못하는 애착을 동물에게 얻으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실제로는 동물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지만, 동물이 자신에게 의존하는 점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으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처벌만 하면 동물 수집 재발 위험
저장 장애 환자는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조기 대처가 필요하지만, 환자를 억지로 병원에 끌고 오거나 물건을 강제로 치우는 일은 주의해야 한다. 조서은 교수는 “오히려 반발심에 치료를 더 회피할 수 있다”며 “환자와 정신적 유대감을 형성한 다음, 오랜 시간에 걸쳐서 정신적 지지를 제공하고, 환자의 삶을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물건을 모으는 행위로 이어졌는지 파악하고, 잘못된 사고가 있다면 바로잡기 위해 인지 행동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우울 등 정서적 문제가 수집 행위에 영향을 미쳤다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등 항우울제도 사용해볼 수 있다. 그러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한두 번 받는 것으로는 증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주변인의 도움으로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니멀 호딩의 경우 동물 학대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애니멀 호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처벌을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중성화 수술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게 큰 문제니, 도저히 키우기 어려울 경우 ‘사육포기 동물인수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 없이 처벌과 동물 구조에만 그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인지 행동 치료 등 개입이 없으면 애니멀 호더의 동물 수집 행위가 100% 재발하고, 개입하면 13~41%로 재발률이 줄어든다는 해외 보고가 있다. 김양식 교수는 “애니멀 호딩을 동물 학대로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동물을 강박적으로 수집한 사람이 의무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저장 장애 환자들이 수집하는 대상은 제각각이다.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양식 교수는 “밖에서 책, 냄비 등을 가져와서 집안에 모으는 사례도 있었고, 집에서 생기는 쓰레기를 내다 버리지 못해 실내에 쌓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물건 모으는 저장 장애… 동물 수집 사례도
저장 장애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양 이상으로 무언가 모으고,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저장 장애 환자 구조 사례가 종종 보도되고 있지만, 환자 규모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자신이 무언가 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양식 교수 역시 “저장 장애 환자는 병식이 없고,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다른 강박 장애 환자보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저장 장애 환자들은 대개 가족 등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 방문하기 때문에 곁에서 누가 챙겨 줘야 주기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집 대상이 생명인 경우도 드물게 있다. 저장 장애의 한 유형에 속하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은 동물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수집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애니멀 호딩 연구 컨소시엄(HARC)은 ▲동물을 위한 최소한의 위생적 공간, 영양, 수의적 관리·치료를 제공하지 못함 ▲자신이 동물에게 쾌적한 환경과 복지를 제공하지 못함을 인식하지 못함 ▲자신을 둘러싼 문제가 악화되면 동물을 축적하는 행위를 강박적으로 유지 ▲자신의 동물 축적이 사람과 동물 모두의 생활에 문제가 됨을 인정하지 않거나 문제를 축소해서 생각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애니멀 호딩으로 분류한다.
다른 물건을 두고 하필 동물을 수집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조서은 교수는 “동물이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해, 사람 관계에서 얻지 못하는 애착을 동물에게 얻으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실제로는 동물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지만, 동물이 자신에게 의존하는 점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으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처벌만 하면 동물 수집 재발 위험
저장 장애 환자는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조기 대처가 필요하지만, 환자를 억지로 병원에 끌고 오거나 물건을 강제로 치우는 일은 주의해야 한다. 조서은 교수는 “오히려 반발심에 치료를 더 회피할 수 있다”며 “환자와 정신적 유대감을 형성한 다음, 오랜 시간에 걸쳐서 정신적 지지를 제공하고, 환자의 삶을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물건을 모으는 행위로 이어졌는지 파악하고, 잘못된 사고가 있다면 바로잡기 위해 인지 행동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우울 등 정서적 문제가 수집 행위에 영향을 미쳤다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등 항우울제도 사용해볼 수 있다. 그러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한두 번 받는 것으로는 증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주변인의 도움으로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니멀 호딩의 경우 동물 학대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애니멀 호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처벌을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중성화 수술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게 큰 문제니, 도저히 키우기 어려울 경우 ‘사육포기 동물인수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 없이 처벌과 동물 구조에만 그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인지 행동 치료 등 개입이 없으면 애니멀 호더의 동물 수집 행위가 100% 재발하고, 개입하면 13~41%로 재발률이 줄어든다는 해외 보고가 있다. 김양식 교수는 “애니멀 호딩을 동물 학대로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동물을 강박적으로 수집한 사람이 의무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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