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만 있어도… 집에서 꾸덕한 그릭요거트 만든다 [주방 속 과학]

입력 2023.03.12 12:05
수제 요거트
집에서도 온도를 높일 수 있는 기계만 있다면 충분히 요거트를 만들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하고 맛있는 그릭 요거트의 인기가 거세다. 국내 발효유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다가 2021년 1조 9400억원 규모까지 커졌는데, 실제로 그릭 요거트의 수요가 증가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릭 요거트 가격을 보면 장바구니에 집어넣기 전 망설이게 되기 십상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방법을 소개한다. 요거트 메이커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요거트 만들기, 유산균 발효 온도 유지가 관건
먼저 우유를 요거트로 만들어줘야 한다. 우유에 요구르트만 넣어주면 된다. 요구르트에 있는 유산균이 발효하면 산을 생성하는데, 산으로 우유 속 pH가 낮아져 산성도가 높아지면 카제인이라는 단백질이 응고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 우리가 어릴 때 많이 먹던 끈적한 요거트다.
재료를 준비할 땐 무지방이나 저지방 가공유보단 원유를 사용하는 게 좋으며, 유산균을 첨가하기 위해 넣는 요구르트는 발효유나 농후발효유를 선택한다. 발효유는 1ml에 유산균이 1000마리, 농후발효유는 1억마리 이상 들어 있는 제품을 지칭한다. 재료를 다 준비했다면, 우유 1000mL에 요구르트 1~2병 정도 넣고 온도를 올려주면 된다. 풀무원다논 연구소 관계자는 "유산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8~43도 사이의 적정 온도에서 유산균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며 "온도가 낮으면 유산균이 증식하지 않고 요거트도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유산균은 36~40℃ 정도 환경을 만들어 주면 발효를 시작한다. 온도를 높이는 방법은 요거트 메이커,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이 있다. 요거트 메이커는 유산균이 발효하는 동안 36~40℃에서 온도가 크게 변하지 않도록 유지해주는 기능이 있을 뿐이다. 전기밥솥 보온 기능을 이용하면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했다면 살짝 따뜻할 정도로 3~5분 우유와 요구르트 섞인 것을 데워준 뒤, 따뜻한 물과 함께 전자레인지 내부에 보관하면 된다. 다만 45℃를 넘어가면 유산균 생육이 억제돼 발효가 잘되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요거트는 발효되면서 나오는 산성 물질이 우유 산성도를 pH 6.4~6.8에서 pH 4.6으로 떨어지면서 제작된다. 우유의 주 단백질인 카제인은 pH 4.6의 약산성일 때 가장 안정되면서 응고되기 때문이다. 총 걸리는 시간은 ▲유산균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온도가 잘 유지됐는지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7~10시간 정도 걸린다. 3시간마다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 과발효되면 우유 단백질층이 아예 분리돼 버릴 수 있다.
한편, 유산균을 만들 때 금속 조리기구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산성에서 금속이 반응을 일으켜 유산균 발효를 억제하는 중간 물질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우유와 요구르트를 섞을 땐 아직 산성 환경이 아니므로 금속 조리기구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수분 제거와 냉장으로 꾸덕한 그릭요거트 만들 수 있어
그릭요거트는 이렇게 만들어진 요거트에서 수분을 제거한 것이다. 면포를 이용해 수분을 최대한 많이 짤수록 꾸덕한 질감의 그릭요거트를 만들 수 있다. 이후엔 오히려 냉장 보관해주는 것이 좋다. 풀무원다논 연구소 관계자는 "그릭요거트를 제조한 즉시 냉장고에서 차게 식히는 과정은 요거트의 단백질 네트워크를 더 촘촘하게 만들어 물성을 좀 더 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자사 공장에서 요거트를 제조할 때도 만들어진 요거트를 용기에 충진하고 급랭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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