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ide 1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적 차이 1.5%, 남녀는?
2005년 <네이처>에는 로스 박사 연구팀은 남성과 여성의 유전적 차이가 약 1%라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적 차이가 1.5%인 것을 감안하면 1%의 차이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충분히 짐작된다.
70kg의 남성이 모든 것의 기준이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유전자 염색체는 23쌍이다. 이 중 22쌍은 남성과 여성이 모두 가지고 있고 나머지 1쌍이 남성(XY)과 여성(XX)을 결정한다. Y염색체는 78개의 유전자 정보를 가진 반면, X염색체는 1098개의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여성이 복잡한 유전자 체계를 가지고 있다. 남녀의 차이는 호르몬 및 내분비계, 신경계의 생체기능 조절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성인지의학에 관심을 두기 이전에는 70kg 남성이 인간의 ‘표준’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의학에서 다루는 인간 장기의 크기와 무게, 생김새, 혈압과 혈당 등은 모두 70kg 남성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다. 여성은 단지, 유방과 자궁이 있을 뿐 남성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의 ‘아스피린 실험’을 시작으로 많은 학자가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연구했다.
그 연구의 성과로 지난 10년간 남성과 여성은 정상적인 신체 기능뿐만 아니라 질병에 이르기까지 신체 모든 부분에서 생리적·해부학적·약동학적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성인지의학에 대한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학 심장 전문의 매리앤 리가토 교수가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체험에 관한 책을 저술했다. 1997년 《성인지의학의 원리(Principles of Gender Specific Medicine)》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1998년에는 <성인지의학학회지>도 창간됐다. 우리나라는 2005년 한국성인지의학회가 창립됐다.
전 세계적인 기류, 성인지의학
성인지의학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기회이자 흥미로운 탐구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성인지의학이 다루는 영역 중 약물의 약리작용에 대한 연구가 특히 활발하다. 여성에게, 특히 임신부와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는 많은 약물이 남성과 다르게 작용·흡수되고 배설되며 부작용도 차이 날 것으로 본다. 약물의 약효와 약물 동태에 대한 연구는 임상적으로 매우 유용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가해질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위험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또 많은 질환이 성염색체인 X 및 Y 염색체와 유전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알려지면서 성(性)에 따라 발현되는 유전 정보 및 유전적 표현형의 조절에 관한 연구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르몬, 특히 성호르몬이 남성과 여성의 건강 및 질병 현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각종 감염질환과 퇴행성 질환, 대사성 질환, 암 같은 종양도 남녀 차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치료와 재활법이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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