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리코박터균(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은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는 균으로, 위암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헬리코박터균이 단독적으로 위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위험이 3~5배로 높아진다. 한국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은 나라로, 감염률이 50~60%에 달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 외에도 가능성 소화불량증, 급성 위염, 만성 위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 진단에는 위내시경하 조직검사, 혈액검사, 대변검사, 소변검사 등이 쓰인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선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균일하게 퍼져있지 않기 때문에 우연히 균이 없는 곳의 조직을 검사하면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비침습적인 혈액검사나 대변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선영 교수는 지난해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받은 한국인 8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1%에서 조직검사와 혈액검사가 결과가 불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이 중 145명은 조직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진단되지 않았으나 혈액검사에서 균이 있다고 나왔고, 채취한 위점막 조직에 선종(이형성증)이나 암 등의 종양세포가 섞여 있을 때 불일치율이 11배로 상승했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위궤양 환자나 합병증을 동반한 십이지장 궤양 환자, 조기 위암 환자,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약제와 항생제를 쓴다. 치료 4주 후에는 숨을 내쉬어 공기를 모아 확인하는 요소호기검사(UBT)로 세균이 모두 죽었는지 확인한다. 이선영 교수는 “감염자는 위암 예방과 균의 전염을 막기 위해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감염을 진단받은 상태에서 방치할 경우, 80~90세가 넘어서까지 이시성 조기위암이나 선종이 수년 간격으로 발생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