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와 절제, 무엇이 다른가요?

입력 2016.07.07 09:18

알쏭달쏭 의학용어

A씨는 최근 폐렴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부친에게 면회를 갔다. 그런데 A씨를 만난 의사는 환자가 기관절개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절개술이라는 말을 듣고 부친의 기관을 잘라서 없앤다는 의미인지 걱정되었다.

 

절개(切開)

‘절(切)’자는 물건을 베거나 썰고, 끊을 때 사용한다. ‘절단’이라는 단어가 좋은 예다. ‘개(開)’자는 ‘개방’이란 단어처럼 무언가를 열 때 사용한다. 칼처럼 날카로운 도구로 틈을 만들고 공간을 열어 넓히는 것도 해당된다. 수술이나 시술을 할 때 수술용 칼 메스로 피부를 여는 경우가 많다. 이때 칼로 연 부위는 흉터라고 부르는 반흔(瘢痕)이 생긴다.

폐질환이 심하거나 의식이 없어 스스로 호흡을 못 하는 환자는 입을 통해 숨길인 기관 안으로 튜브(관)을 넣는 기관삽관을 한다. 이후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기계호흡을 한다. 1주일 이상 기관삽관을 통해 기계호흡을 하면, 기관삽관한 튜브가 기관 안쪽의 점막을 누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튜브가 기관 안쪽 점막을 얇아지게 해, 기관과 식도 사이에 구멍이 생기거나 나중에 기관이 좁아지는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기계호흡 치료가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환자는 목 앞의 피부를 째서 그 밑의 기관을 바로 열고 들어가 기계호흡을 연결하는 기관절개술을 시행한다. 즉 기관절개술은 기관을 째고 여는 절개술이지, 기관을 잘라서 없애는 게 아니다.

 

절제(切除)

‘제(除)’자는 ‘제거’라는 단어를 말할 때 쓰인다. 대개 암 조직이 있는 몸의 장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 ‘절제’라는 이름을 붙인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을 했을 때 용종(폴립)이 발견되면, 이것을 제거하는 용종절제술을 시행한다. 갑상선암이 있는 갑상선의 절반을 제거하면 엽절제술이라 하고,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면 전절제술이라 한다. 위나 연골 수술 시 장기 3분의 2 미만을 절제하면 부분절제술, 3분의 2 이상을 절제하면 아전절제술이다. 과거에는 절제할 때는 우선 피부를 크게 절개했다. 이후몸 안쪽 장기가 잘 보이도록 피부와 피하지방, 근육 등을 양옆으로 잡아당겨 공간을 넓힌 후 수술했다. 그래서 복부 장기 부분을 수술한 사람을 보면 배 앞쪽에 큰 수술 자국이 남아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피부에 작은 구멍만 뚫고, 카메라 달린 기구를 넣어 실시간으로 내부를 촬영한 장면을 큰 모니터로 확대해 보면서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 달린 기구에 따라 ‘관절경하◯◯절제술’, ‘흉강경하◯◯절제술’, ‘복강경하◯◯절제술’ 등으로 표현한다. 절개하는 부위가 작으니 출혈 등 합병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이러면 더 일찍 퇴원한다. 인공지능과 함께 이슈가 되고 있는 로봇은 의학에도 활용되고 있다. 깊숙한 곳에 위치해 기존 수술법으로는 접근이 쉽지 않은 장기는 로봇수술이 도움된다. 전립선이 대표적이다. 로봇이 몸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간단한 절개만 하고, 전립선암을 절제하는 일은 의사가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로봇을 조종하는 것이다.

 

안지현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 정책이사와 대한노인의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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