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story] 호흡기 감염 질환

입력 2015.06.24 05:00

국민 33%, 결핵균 보유… OECD 1위
여러 항생제에 내성 생긴 균도 많아… 발열·기침 증상 시 마스크 착용 권장

지난 한 달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메르스보다 더 위험한 것이 결핵·폐렴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결핵 등에 걸리면 '전염(傳染)'이 되고, 때에 따라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가 병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인지도가 떨어져 결핵은 발생률·사망률이 모두 OECD 국가 1위이고, 폐렴은 70세 이상 노인의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는 "결핵은 2주 이상 기침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인데, 많은 사람들이 결핵인지 모르고 지내면서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핵균은 공기 중에 떠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감염시킨다. 전염력이 커 최대 48m 떨어진 사람에게도 감염시킬 수 있다. 게다가 결핵 환자는 적어도 6개월 이상 꾸준히 약 복용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아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균에 감염된 환자의 비율도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임재준 교수는 "결핵 진단을 받으면 주위 사람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도 빨리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렴은 전염력은 약하지만, 감기라고 오인하거나 쉽게 낫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폐렴이 진행돼 양쪽 폐에 염증이 있는 중증(重症) 폐렴이 되면 치사율이 10~50%에 이른다. 메르스 역시 십중팔구가 중증 폐렴으로 사망한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폐렴은 초기에 병원에 와서 항생제 투여를 하는 것이 생사를 좌우한다"며 "치료가 늦어지면 병원균이 폐에 가득하게 증식해 호흡이 어려워 위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폐렴이 진행돼 숨이 찰 정도가 돼서야 병원에 온다. 정 교수는 "38도 이상의 열·기침과 함께 노란색·초록색 가래가 나온다면 폐렴을 의심하고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결핵·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 질환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의 문제"라며 "기침 예절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렴과 결핵

폐렴은 입·코에 있던 병원균(세균·바이러스)이 기도·기관지를 거쳐 폐까지 내려가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 기침·열·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핵은 결핵균이 폐·척추 등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2주 이상 기침이나 미열이 계속되고 체중감소가 있으면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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