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량 5년간 51% 증가
절반 이상이 'CT 검사 때문'
고가 검진은 일반의 10~30배
고위험군 아니라면 필요 없어

◇방사선 피폭량 4년 새 51% 늘어
건강검진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방사선 피폭량은 매년 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검진을 통해 국민 한 명이 피폭되는 방사선량은 2007년 0.93mSv(밀리시버트)에서 2011년 1.4mSv로 4년 사이에 약 51% 증가했다. 1인당 방사선 검사 건수도 2007년 3.3회에서 2011년 4.6회로 늘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특별히 질병이 없는 사람의 정기 건강 검진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의사가 청진기나 임상 경험에 의존하기 보다는 방사선 검사 자료를 보고 진단을 하려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방사선 피폭량의 절반 이상은 CT 검사(56%)에서 비롯됐다. CT는 총 방사선 검사 건수의 2.8%에 불과하지만 방사선 피폭량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CT를 한번 찍을 때마다 평균 10mSv의 방사선을 맞으며, 이는 엑스레이 검사의 100배에 달한다.
◇방사선 피폭 조장하는 고가 검진
고가의 프리미엄 검진이 대중화된 것도 방사선 피폭량이 커지는 주요 요인이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서울의 5대 대형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기본검진의 방사선 피폭량은 1mSv인 반면 암 정밀검진·프리미엄 검진·숙박 검진 등 고가 검진은 피폭량이 11~32.333mSv나 됐다. 고가의 검진일수록 뇌CT, 복부CT, 골반CT, 전신 PET-CT 등 각종 CT 검사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최영훈 교수는 "특정 질환의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굳이 온 몸을 스캔하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주치의와 상담을 거쳐 필요한 곳만 찍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흡연자는 폐암 고위험군이므로 저선량 폐CT만 찍으면 된다.
◇최소 선량으로 찍어야
방사선 검사가 꼭 필요하다면 최소선량으로 촬영해야 한다. 최영훈 교수는 "CT 등 진단 목적의 검사는 방사선량의 한도가 없다"며 "그러나 환자 보호를 위해 판독을 할 수 있을 만큼 최소한의 선량을 써서 촬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로 대체할 수 있다면 CT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관상동맥 CT의 경우 관상동맥의 상태를 정확하게 볼 수는 있지만, 촬영 중 많은 양의 방사선 피폭이 이뤄진다. 따라서 인체에 해가 없는 심전도 검사, 심초음파 검사, 운동부하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이상이 발견됐을 때만 관상동맥 CT를 찍어야 한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의료계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