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0주차인 직장인 차모(36)씨는 얼마 전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았다. 의사는 초음파를 보면서 "태아가 너무 내려와 있어 자궁경부(자궁의 입구)의 길이가 너무 짧다"며 "태아가 더 무거워지면 조산할 수도 있으니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쉴 때도 쿠션 위에 다리를 올려 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령 임신, 쌍둥이 임신이 증가하면서 조산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에 분만하는 것(정상 분만은 임신 37~41주)으로 전체 분만의 7~10% 정도를 차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 구성비는 2009년 15.4%에서 2011년에는 18%로 늘었다. 쌍둥이 출생아 수 역시 2011년 1만 3852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39%나 증가했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김수현 교수는 "최근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과도한 움직임, 스트레스 등 때문에 조산 위험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신부가 하루 네 시간 이상 서 있으면 조산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서서 일하는 여성은 피로를 느끼는 즉시 앉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평소와 다른 통증 느껴지면 조산 의심
조산의 약 75%는 임신부나 태아가 질병 등 의학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데도 37주 이전에 진통이 오거나, 자궁경부가 짧아져 조기 분만을 하는 '자연 조산'이다. 자연 조산은 사전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면 막을 수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안현경 교수는 "임신 37주 이전에 배가 단단해졌다가 부드러워지는 상태가 반복되는 배뭉침이 있거나, 밑이 빠질 것 같은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는 조기진통 억제제 주사를 맞고 활동량을 줄이는 등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증상은 없지만 태아가 내려와 자궁 경부의 길이가 계속 짧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자궁 경부 무력증이라고 하는데, 자궁 경부 길이가 25㎜ 이하가 되면 조산 위험이 높다. 이 경우 입원을 통해 활동 제한을 하거나 자궁 경부를 실로 묶어주는 자궁경부 묶음 수술을 받는 게 좋다. 안현경 교수는 "과거에는 쌍둥이 임신부 등 조산 위험이 높은 임신부라면 일단 예방 목적의 수술을 실시, 지나치게 과잉대응하는 경향도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 임신 시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자궁근육을 안정시키는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먼저 사용한 뒤, 효과가 없을 때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 오래 하지 말아야
자연 조산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하루 4시간 이상 서 있으면 조산 확률이 높으므로, 서서 일하는 직업이라면 피로를 느끼는 즉시 앉거나 누워서 쉬어야 한다. 장시간 쇼핑을 하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면역 체계가 떨어지면 염증 반응이 늘어나 조산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영양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임신부는 비타민, 칼슘, 철분,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 영양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빈혈이 오지 않도록 철분제를 따로 복용하도록 한다. 또한 설사는 장 운동이 증가해 자궁 압박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