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처럼 퍼지는 '틱장애' 방학이 치료 적기

입력 2011.01.14 08:59
눈을 자주 깜박이는 아이들이 요즘 많다. 부모들이 걱정스러워 할 때면 어른들은 “크면 다 없어져”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틱은 7~10세 때 다발하며, 전체 아동의 10~2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고, 이 중 1%는 만성 틱으로 발전한다. 눈 깜박거림,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 입술 빨기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본인 의지대로 조절돼야 하는 근육이나 음성이 조절되지 않아 생기는데, 크게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구분된다. 운동 틱은 눈 깜박임과 같이 갑작스럽게 짧은 시간동안 의미 없는 동작을 하는 것인데, 대개 아동에서 시작돼 성인까지 지속된다. 운동 틱이 오래 지속되면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 틱으로 발전한다.

최근 틱이 전염병처럼 퍼져 한 반에 10%가 넘는 아동이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부모들은 틱을 아이의 신경질적인 버릇이나 습관 정도로 인식하곤 하지만 실상은 아이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한 운동장애다.

틱은 뇌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부분의 조절 능력이 불균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의 뇌는 외부 신호를 수많은 감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 신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날 때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반응이 생긴다. 특히 좌우 대뇌의 기능에 균형이 깨지면 대뇌 심부에 있는 기저핵의 기능 또한 떨어진다. 기저핵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자극을 억제하거나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이 기저핵의 기능이 떨어짐으로써 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틱이 있는 아이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학습장애, 강박증 등과 같은 질환을 동반해 학교생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틱을 가진 아이들은 이미 뇌기능이 깨진 상태이므로 쉽게 피로를 느낀다. 이때는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방과 후 과외활동이나 학원수업은 꼭 필요한 것만 하도록 하고 남는 시간은 아이가 원하는 운동이나 놀이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영이나 태권도, 발레 등은 틱으로 인한 의미 없는 근육 움직임을 잡아줄 수 있다.

하지만 틱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학습에 지장을 줄만큼 심각하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틱을 유발하는 불균형한 뇌기능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다. 어느 쪽 뇌기능이 떨어져 있는지를 진단하고, 그에 따라 뇌자극운동을 통해 뇌의 균형을 맞춰 자율신경이 조절되게 함으로써 ADHD 등도 모두 치료한다.

특히 뇌기능이 활발한 어린시기에 치료할수록 증상이 빨리 호전되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금단현상으로 2~3주 동안 틱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겨울방학이 틱을 치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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