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놀이문화와 치유 효과를 동시에 누려라!
Winter Spa Play

코끝 시린 찬바람이 온천의 유혹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계절이다. 한겨울의 차가운 공기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온천이 만들낸 묘한 매력은 무거운 피로감마저 가볍게 한다. 유독 온천여행이 잦아지는 겨울철, 따뜻한 물이 솟아나는 샘 ‘온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자. 온천욕의 치료 효과와 올바르게 온천 즐기는 노하우, 국내외 유명 온천에 대한 정보를 소개한다.
온천욕, 아는 만큼 효과 누린다
지난해 10월 27일, 행정자치부는 우리나라에도 유럽과 일본, 러시아와 같은 ‘보양온천제도’를 도입하고 앞으로 5~10년간 장기적인 과제로 세부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뒤를 이어 11월 14일에는 한국온천의학회가 발족,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사용돼 왔던 온천 성분 약리 효과 표시를 바로잡고 성분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치료 효과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내에서는 이제 막 발을 뗀 정도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온천의 치료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어왔다. 따뜻해서 좋은 자연수, 온천 효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 온천욕을 통한 치료 효과
한의학에서 볼 때 온천욕은 일종의 수치료(水治療)에 해당한다. 물은 인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순환되는데, 음식물이나 음료를 통해 섭취된 물은 호흡이나 소변, 땀 등으로 배출된다. 이 순환 과정에서 섭취량과 배설량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때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이 나고 수분을 너무 섭취하면 일시적인 부종 현상이 나타난다. 온천욕은 뜨거운 공기와 물에 의해 열과 땀이 나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노폐물이 배출되도록 돕는다. 온천은 온열 효과와 함께 수압에 의한 물리치료 효과, 유효 성분에 의한 약리 효과도 낸다. 온천욕을 하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만큼 수분 공급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온천욕은 하루 1∼3회, 한 번에 3∼5분, 38∼40℃의 온도가 알맞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물의 효과는 피부와 물의 온도차 이외에 적용 속도, 적용되는 피부의 면적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피부와 물의 온도차가 클수록, 적용 속도가 빠를수록, 적용 면적이 클수록 온천욕의 효과는 커진다. 온천욕은 근육의 피로를 해소하고 근육에 자극을 주며 근육을 이완시켜주기도 한다. 온천욕을 하는 동안 피부는 땀샘을 자극함으로써 땀을 나게 하고 기초 신진대사를 증진시킨다. 냉수를 마시고 온천욕을 하면 이뇨가 촉진되고, 미열이 있을 때 온천욕을 하면 열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 온천욕 건강하게 즐기는 법
건강에 좋은 온천욕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테마피부과 박정환 원장은 “겨울에는 우리 몸의 혈관이 수축돼 있는 상태다. 이럴 때 온천에 들어가면 갑자기 혈관이 확장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혈압이 돼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 고혈압 환자 등은 온천욕을 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창남 교수 역시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급성 전염병 환자, 임신부나 수술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의사의 조언에 따라 온천을 해야 한다. 공복, 음주나 식후에는 온천욕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공복에 온천에 들어가면 쉽게 피곤해지고 식후나 음주 후에는 위장의 혈액이 감소돼 소화 장애가 생기기 쉽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장시간 온천욕을 하면 흥분 상태에 빠져 더 심한 불면을 유발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천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수온 등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보는 것이 좋다. 신경 쇠약, 고혈압, 심장병, 뇌출혈 후유증이 있는 사람들은 37~38℃, 위장병이나 신경통이 있는 이들은 43~45℃의 온천이 알맞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온천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온천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몸을 깨끗이 씻고 때는 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피부 각질이 벗겨진 뒤 온천에 들어가면 온천물이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온천욕은 운동량이 강한 운동에 속한다. 온천욕을 하면 온 몸의 긴장이 풀어지는 동시에 민감성과 주의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온천욕을 하고 2시간 후에 운전하는 게 적당하다. 온천욕을 마치고 바로 마사지를 받으면 혈액순환이 심하게 가속화된다. 그럴 경우 심장으로 흘러드는 혈액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혈액 부족이나 일시적인 쇼크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온천욕을 마친 다음에는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온천욕은 의외로 사고가 생기더라도 서로 도울 수 있도록 두 사람 이상 함께하는 게 좋다.
#3. 체질에 따른 온천욕을 즐겨라
태양인은 허리 아래 하체가 약해 장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거나 오랫동안 걷는 운동에 쉽게 지친다. 따라서 태양인은 나트륨, 라듐 성분이 함유돼 있는 식염천을 즐기는 게 좋다. 식염천은 류머티즘, 신경통, 창상요통, 근육통 등 하체 허약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질병을 예방,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태양인에게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중추 신경계와 반사 신경계의 작용을 촉진시키는 단순천도 좋다.
단순천은 태양인에게 나타나기 쉬운 빈혈증 파생 질병을 예방한다. 태음인은 특별히 가려야 할 곳이 없을 만큼 어떤 온천이나 좋다. 그러나 태음인은 건강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질병에 약하고 회복이 느린 체질이므로 온천욕을 하다 폐, 심장, 대장, 피부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소양인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신장 기능 약화와 관련된 신장, 자궁, 방광 질환이다. 특히 소양인 남성은 비뇨생식기 약화로 정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소양인에겐 대사 개선 효능이 있는 유황천이 알맞다.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고 성격이 급해 가슴으로 열이 모이면 협심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신욕보다 반신욕을 하는 게 좋다. 라듐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방사능천은 부인병, 정력 감퇴, 불임증 등에 효과 있으므로 소양인에게 적합하다. 소음인은 전체적으로 몸이 차고 소화계가 약하다. 소음인은 땀이 많이 나지도 않지만 땀을 많이 내면 쇼크가 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음인은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신경성 위장 장애가 많고, 이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소음인에겐 위산을 중화시키는 중조천이 알맞다. 특히 위염, 위하수, 위산과다증을 겪고 있다면 온천수를 뜨겁게 데워 마시는 것도 좋다. 소음인에겐 모세혈관을 자극해 신진 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탄산천, 복부 팽만감이나 변비 등의 증세를 덜어주는 식염천도 효과가 있다.
/ 기획 김민정 기자
/ 취재 배지영 기자, 윤민영(프리랜서)
/ 사진 배지영 기자
/ 자료 및 사진 제공 이오스여행사(www.ios.co.kr), 넥스투어(www.nextour.co.kr)
/ 도움말 고창남(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교수), 박정환(테마피부과 원장), 조경도(국제온천협회 부회장)
/ 취재 협조 프랑스관광청(www.franceguide.com), 엑스레반관광청(www.aixlesbains.com),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www.paradisesp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