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 끝도 없이 당기는 과학적 이유

단맛 더 강하게 느끼게 하는 짠맛
짠맛 후에 당 보충 위해 단맛 원해
술+담배+커피 모두 도파민 분비… 서로 생각나게 해

카라멜 위에 뿌려진 소금
단짠단짠, 술과 담배, 커피의 조합은 건강에 좋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단 음식을 먹으면 짠 음식이 당기고, 술을 먹으면 담배·커피가 당기는 건 왜일까.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당기는 환상의 조합들. 이 조합이 유혹적인 이유를 알아본다.

◇짠맛은 단맛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
단 음식을 먹은 뒤 곧바로 당기는 짠 음식…. 이유가 뭘까? 짠맛이 단맛을 더 강하고 맛있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정숙 교수는 “짠맛은 단맛을 더 자극적이고 강하게 느끼게 해 준다”며 “그래서 우리는 단짠단짠의 조합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짠 음식을 먹은 뒤 단 음식이 당기는 이유에 대해 이정숙 교수는 “보통 짠 음식을 먹을 때는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밥이나 면과 같은 탄수화물을 함께 먹게 되는데, 이때 먹은 탄수화물이 체내 흡수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당이 부족해진다”며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려는 우리 몸의 특성 탓에 당이 당기게 된다”고 말했다. 자세한 과정은 이렇다. 탄수화물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에 흡수된다. 이때 혈액 속 포도당의 비율이 높아지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당의 수치를 낮추고,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포도당이 모두 글리코겐으로 바뀌면 몸속 당이 부족해지고, 당을 채우기 위해 단 음식이 당기게 되는 것이다.

단짠단짠 조합의 음식을 먹으면 행복감이 밀려오고, 끝도 없이 먹게 된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를 계속 먹으면 인슐린 분비가 과하게 많아져 비만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달거나 짠맛에 중독돼 다른 맛을 제대로 못 느끼고, 계속해서 자극적인 맛만 추구하게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단짠단짠 조합의 음식은 적절한 양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 5, 하루 권장 설탕 섭취량 25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 마시면 담배와 커피 당기는 이유
술을 마시면 담배와 커피가 당기는 이유는 이 세 물질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술의 알코올, 담배의 니코틴, 커피의 카페인은 모두 도파민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뇌 안의 보상회로를 자극해 쾌락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며 “따라서 술을 마시면 술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담배, 커피가 떠오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이 세 물질이 연관돼 생각나는 데에는 ‘프라이밍 효과(점화 효과)’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프라이밍 효과는 먼저 경험했던 것이 다음에 할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뜻한다. 우리 뇌는 프라이밍 효과로 인해 도파민을 유발하는 물질을 접했을 때, 더 강하게 도파민을 원한다. 따라서 술, 담배, 커피 중 한 가지 물질을 접할 경우, 다른 물질들이 연달아 생각나고 원하게 되는 것이다. 또, 술 속의 알코올은 니코틴 분해를 촉진해 몸속에 니코틴이 머무는 시간을 줄여 담배를 더 피우고 싶게 만든다. 니코틴과 카페인의 각성 작용도 영향을 미친다. 술에 취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때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면 각성 작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취기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세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도파민에 중독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파민에 중독된다면 자극이 없는 상태를 견디기 힘들고, 계속해서 더 자극적인 쾌락만을 추구하게 돼 일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술과 담배를 자제하고, 커피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아무리 노력해도 담배와 술을 끊기 어렵다면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 금연, 금주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