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만 되면 나른… 춘곤증 아닌 '병'일 수도

입력 2020.05.26 10:51
책상에 엎드려서 자는 여성
낮에 졸린 증상이 지속되면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봄이 오면 오후에 졸음이 몰아치는 '춘곤증'을 겪을 수 있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 최지호 교수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주간 졸음은 대형 교통사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방치하면 매우 위험하다"며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고, 원인과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중 기도가 막히면서 산소를 충분히 흡입하지 못하는 병이다. 코를 심하게 고는 증상이 동반된다. 단, 코를 곤다고 무조건 수면무호흡증은 아니다. 코를 골다가 갑자기 '컥' 하는 소리와 함께 숨을 멈추고, 약 10초~2분 뒤에 다시 '컥' 하는 소리와 함께 코골이를 시작하면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낮에 졸음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같은 뇌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역류성식도염 위험도 높인다고 알려졌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양압기 치료=양압기 치료는 주로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에서 실시하고, 경도 수면무호흡증에서는 선택적으로 권유된다. 최지호 교수는 "환자가 양압기를 잘 사용하는 경우 증상 완화에 가장 효과적이며, 최근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이 많이 감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압기를 사용할 때만 효과가 있고, 잘 때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부작용 확인, 장비 점검, 효과 판정 등 사용 기간에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구강 내 장치=주로 심하지 않은 경도에서 중등도 수면무호흡증에서 선택적으로 사용되며, 비교적 효과적이다. 양압기 치료와 마찬가지로 착용할 때만 효과가 있고, 잘 때마다 입에 장치를 물고 자야 해서 불편하다. 역시 부작용 확인, 장비 점검, 효과 판정 등 사용 기간에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치료=수면무호흡증과 연관돼 비강, 인두, 후두와 같은 상기도의 연조직 또는 골격에 문제가 있는 경우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또 상기도를 막는 종물이 있는 경우, 양압기나 구강 내 장치 치료에 실패하거나 이러한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 치료는 환자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시행된 경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수술로 교정 가능한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 일부 환자만 효과적이며, 수술과 관련된 불편, 위험, 합병증 등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체중 조절=과체중, 비만이 동반된 수면무호흡증에서 권유된다. 체중 조절은 체중 증가가 주원인인 환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체중 조절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비만이 주원인이 아닌 경우 효과가 제한적이다.

▷​자세 치료=똑바로 누웠을 때에 비해 옆으로 누웠을 때 수면호흡장애가 절반 이상 호전되는 자세성 수면무호흡증에서 권유된다. 하지만 자는 동안 옆으로 누운 자세를 지속하기 어려우며,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라는 단점이 있다.

최지호 교수는 “각 치료 방법의 적응증 및 장단점을 파악한 상태에서 환자의 수면다원검사 결과(수면무호흡증의 심각도), 신체 및 영상학적 검사 결과(비만도, 상기도의 구조적인 특성), 환자의 의견(치료 선호도) 등 환자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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