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재발 위험 높은 ‘한국형 유방암’…수술 후 관리도 ‘한국형’으로

입력 2018.07.27 09:20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여성
한국과 일본에는 유독 젊고 예후가 나쁜 유방암 환자가 많다./사진=헬스조선DB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특이하다. 한국의 유방암에 대한 설명이다.

일본 정도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경우 폐경 후에 유방암을 앓을 위험이 높은 반면, 한국은 유독 폐경 전인 30~40대의 유병률이 높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11%가 40대 이하의 젊은 환자다. 서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예후 나쁜 환자 많아…이유는 여전히 오리무중

문제는 젊은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치료 예후가 나쁘고 재발이 잦은 고약한 성격의 유방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40대 미만 유방암 환자는 미국의 유방암 환자와 비교해 BRCA 유전자 변이 비율이 높았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을 경우 예후가 나쁘고 재발이 잦은 것으로 관찰된다. 또한 국내 젊은 유방암 환자 중에는 유독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양성이면서 HER2 유전자 단백질이 양성인 유형의 환자가 많다. HER2가 양성인 환자는 특히 재발이 잦고, 생존기간이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 중 16.1%가 이런 유형으로 관찰된다. 반면 미국은 5.4%에 그쳐 3배가량 차이가 난다. 한국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재발 위험이 더 높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인종적인 특성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미국 등 다인종 국가에서 아시아인의 유병률은 한국·일본과 달리 나이에 비례하는 일반적인 경향을 보인다. 한국·일본의 식생활 등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유병률을 높이는 특별한 원인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재발 방지 치료, 항암화학요법은 과연 효과가 떨어지나

사정이 이렇다보니 치료법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많다. 지난 6월 세계적 권위의 의학저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연구결과도 마찬가지다. 이 연구는 그간 유방암의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방법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지금까지는 유방암 재발을 막기 위해 호르몬 또는 호르몬과 항암제를 병행한 치료를 시도했다. 그러나 연구는 항암제 투여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조셉 스파라노 교수 연구팀은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이면서 HER2 단백질이 음성,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없는 유방암 환자 1만273명을 대상으로 환자의 재발 위험도를 분류했다. 중등도 위험군에 해당하는 6711명은 수술을 받고난 뒤, 호르몬 치료 또는 항암치료를 받았다. 이들의 재발률을 비교한 결과, 호르몬 치료만 단독으로 받은 환자와 항암치료를 동시에 받은 환자는 재발률 및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었다. 재발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항암제 투여가 그리 큰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서양인 대상 연구…국내 직접 적용은 어려워

그러나 이 연구결과를 국내 환경에 곧이곧대로 적용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유방암은 북미·유럽의 유방암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는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또한 연구진은 ‘OncotypeDx’라는 특정 검사를 진행했을 때, 그 결과인 재발위험 점수가 16점 이상 25점 이하면서 나이가 50세 이하의 여성에 해당한다면 항암화학요법에 이점이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조기 유방암 환자들에게 수술 후 보조요법이 필요한 이유는 유방암이 장기간에 걸쳐 재발하기 때문이다. 다른 암과 달리 수술을 받고 10~20년 뒤에도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체 유방암 재발 환자의 75%는 5년 내에 재발하지만, 5년 이후로 재발하는 환자도 25%에 달한다. 특히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더 높다. 10년 재발률이 52~63%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조기 검진이 발달하면서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 10명 중 6명은 0~1기 상태로 암을 발견한다. 그러나 암을 빨리 발견하고 수술을 했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이르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국내 환경에선 수술 후 보조요법이 재발 여부를 결정하는 열쇠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젊고 예후가 나쁜 특징의 국내 유방암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기존과 동일하게 호르몬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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