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유전자 검사해 10년 후 재발 예측한다"

입력 2018.05.28 09:20

헬스 톡톡_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박우찬 센터장

재발 위험 낮으면 항암주사 불필요, 암조직 호르몬수용체 검사도 시행
감시림프절 생검 통해 절제 최소화, 효과 좋고 부작용 줄인 신약 개발
병합치료로 4기암 생존 기간 연장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2.3%로 높지만, 재발률이 6~20%나 된다. 유방암은 앓고 난 후에도 오래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방암 수술 의사는 수술을 정확하게 잘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향후 재발을 막기 위한 최선의 치료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환자별로 암의 특성을 분석해 치료법을 달리하는 등 치료가 세밀해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박우찬 센터장을 만나 유방암의 새로운 치료 트렌드에 대해 들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박우찬 센터장은 “유방암은 수술을 한 후에도 암의 특성을 정밀하게 검사해 향후 치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유방암 치료 트렌드 어떻게 달라졌나.

가장 많이 바뀐 것은 1기 암이다. 1기 유방암은 보통 암의 크기가 2㎝ 미만이다. 지금까지는 1㎝만 넘어도 재발 위험이 높다고 보고 항암 치료를 했다. 최근에는 수술 후 암 조직을 검사해 재발 위험이 높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따지고 있다. 일종의 재발 예측 검사인데, '유방암 다중유전자 검사'라는 이름으로 일부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검사를 하면 10년 후 재발 가능성을 확률로 알려준다. 예를 들어 10년 후 재발 위험도가 5%밖에 되지 않으면 굳이 항암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10% 이상이면 환자에 따라 항암 주사를 맞는 식이다. 또한 떼어낸 암 조직에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확인하는 검사도 시행해 양성인 경우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을 쓴다.

―진정한 맞춤 치료가 가능해진 건가.

과거에는 단순히 암의 크기와 수술 의사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치료를 했다. 그러나 다중유전자 검사 등 객관적인 검사법이 나오면서 진정한 맞춤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검사는 대형병원에서 대부분 하고 있지만, 환자가 정보가 없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고 의사가 의지가 없으면 설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4기 유방암은 어떤가?

4기 유방암은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로, 1~3기 유방암과는 개념이 다르다. 국소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으로 보고 치료를 해야 한다. 4기 유방암은 과거에는 완치가 불가능해 대증(對症) 치료만 했다. 그러나 최근 좋은 신약이 나오면서 부작용은 줄고 치료 효과는 높아지고 있다. 종양의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HER2)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유방암 표적치료제 '허셉틴'은 물론이고, 허셉틴과 함께 항암성이 강한 '퍼제타' 같은 약제가 나와 병합해서 쓰면서 생존 기간이 길어졌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환자가 쓰는 치료제도 과거에는 '타목시펜' 등을 썼는데 최근에는 '입랜스'를 병합해서 쓰면서 결과가 더 좋아졌다.

―수술은 작게 하는 추세이다.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유방암에 걸리면 겨드랑이 림프절을 모두 제거해야 했다. 그러다 몇개의 중요한 림프절만 보면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감시림프절 생검'이라고 하는데, 감시림프절 1~2개를 본 뒤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으면 환자는 필요 없이 림프절을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림프절을 제거하면 환자는 림프부종이나 팔·어깨 움직임의 불편을 겪어야 한다. 과거에 비해 유방을 모두 절제 하는 전절제술보다 암만 떼내는 보존술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수술 후 유방재건술을 원하는 환자도 많다.

우리 병원은 유방외과와 성형외과가 한 팀을 이뤄 재건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주로 자기 조직을 이용한 동시재건술을 하는데, 유방외과 의사가 암을 떼는 수술을 하고 나오면 성형외과 의사가 복부 조직을 뗀 뒤 유방에 붙이는 성형수술을 한다. 우리 병원은 세계 처음으로 유방재건술에 초음파 절삭기를 도입했다. 초음파 절삭기를 이용하면 절단과 지혈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출혈 없이 조직을 잘라 조직 손상과 통증을 줄인다. 수술 시간도 단축시켜 우리 병원의 유방재건술 시간은 다른 병원의 절반 수준으로 짧다.

―재원 기간이 짧다.

유방재건술을 하지 않은 유방암 수술 환자는 1박2일이면 퇴원을 한다. 수술을 작고 정확하게 하기 때문이다. 수술을 아침에 하면 오후에는 회진을 돌며 환자에게 팔 운동을 시킨다. 너무 안 움직이면 조직이 위축돼서 혈액 순환이 안 되고, 오십견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과 의사는 수술도 중요하지만 병 전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고, 환자에게 장기적인 치료 계획 등을 잘 제시해줘야 한다.

―유방암을 겪은 환자에게 당부의 말은.

재발을 막으려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체중 관리도 잘 해야 한다.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든 식품을 엑기스 같은 고농도로 섭취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해 유방을 자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