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위험 높은 동맥류, 촘촘한 그물망 삽입해 간단히 치료한다

입력 2017.11.08 05:30

동맥류 최신 치료법

거대뇌동맥류_플로우 다이버터, 해외선 보편화 코일색전술 단점까지 보완
복부대동맥류_직물로 싼 스텐트, 새 혈관 만들어 콩팥 동맥 간격 7㎜까지 시술 가능
흉부대동맥류_심장 멈추지 않고 수술·시술 진행… 혈전 생성·감염 위험성 크게 낮춰

동맥류는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상황을 지켜보거나 시술 혹은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뇌, 심장 등을 열지 않고 치료하는 '시술' 술기가 급속도로 발전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동맥류를 치료하는 시술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성공률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동맥류 시술은 보통 사타구니 부위의 동맥에 얇고 긴 관을 넣어 스텐트(금속 그물망) 등 치료 기구를 동맥류까지 이동시키고, 동맥류에 혈액이 들어가지 않게 혈관을 변형시키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야 동맥류가 터지지 않고 그대로 있거나 줄어든다.

동맥류 최신 치료법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이철원 기자

◇거대뇌동맥류, 재발률 크게 낮추는 스텐트 나와

뇌동맥류 중에서도 거대뇌동맥류 치료가 어렵다. 거대뇌동맥류는 동맥류의 지름이 25㎜ 이상인 것을 말한다. 거대뇌동맥류는 머리를 열어 ▲동맥류가 있는 혈관을 클립으로 막아버리고 다른 부위 혈관을 떼다 붙여 새로운 우회 통로를 만들거나 ▲동맥류 입구 자체를 클립으로 막는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수술은 소요 시간이 길고 새로 붙인 혈관 기능이 떨어져 막히면서 뇌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시술의 일종인 '코일색전술'을 할 수도 있다. 코일색전술은 사타구니쪽 동맥을 작게 절개해 백금 코일을 넣어 뇌동맥류까지 이동시킨 뒤 동맥류 안을 코일로 채우는 치료법이다. 코일색전술도 동맥류 꽈리를 오히려 단단하게 만들고 크기를 키워 주변 신경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이에 최근 시도되는 것이 동맥류 입구 쪽에 그물망이 기존 스텐트보다 4배로 촘촘한 '플로우 다이버터(Flow diverter)'를 넣는 시술법이다〈그래픽〉. 그러면 동맥류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크게 줄면서 동맥류가 서서히 작아진다. 신용삼 교수는 "거대뇌동맥류를 코일색전술로 치료했을 때 재발률은 50%에 달하는 반면, 플로우 다이버터를 활용한 시술은 6개월~1년 이내 동맥류가 사라지면 재발이 없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더불어 신 교수는 "플로우 다이버터는 미국·유럽에서 이미 흔히 쓰이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플로우 다이버터 시술 건수는 200건 정도다.

◇복부대동맥류, 콩팥 동맥과 거리 짧아도 시술

복부대동맥류 치료법도 수술과 시술로 나뉜다. 수술은 배를 열어 동맥류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혈관을 삽입하는 것이다. 시술은 스텐트 겉표면을 직물로 싼 '스텐트 그라프트(Stent graft)'를 허벅지 혈관을 통해 복부대동맥류 부위로 집어넣는 식이다. 늘어난 혈관 안에 혈액이 안전히 흐를 수 있는 튼튼한 길을 새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고기영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는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시술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노인도 기존에는 콩팥 동맥과 복부동맥류가 15㎜ 이상 떨어져 있지 않으면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이 어려웠다. 고기영 교수는 "콩팥 동맥과 복부대동맥류 사이 거리가 짧아지면 스텐트 그라프트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큰 혈압을 견디기 어렵다"며 "혈압이 높으면 원래 혈관과 삽입된 스텐트 그라프트 사이로 혈액이 샐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텐트가 탄력성 있게 발달하는 등 혈압을 잘 견딜 수 있게 되면서 콩팥 동맥과 복부대동맥류 사이 거리가 기존의 절반인 7㎜만 돼도 시술이 가능해졌다〈그래픽〉.

◇흉부대동맥류, 심장 멈추지 않고 시술·수술 동시 진행

흉부대동맥류는 90% 이상이 세 개의 혈관이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대동맥궁 부위에 생긴다. 이때 흉부대동맥류에 스텐트를 넣으면 대동맥궁 위로 연결된 혈관에 혈액이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보통 심장을 완전히 멈춘 후 동맥류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혈관을 끼우는 대수술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복부대동맥류 치료법처럼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을 하고, 동시에 막힌 혈관들을 절제해 다른 혈관과 이어주는 수술을 하는 '하이브리드 테바(hybrid TEVAR·그래픽)'가 시행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흉부외과 정재승 교수는 "하이브리드 테바는 심장을 세우지 않아 혈전 생성, 감염 등의 위험이 훨씬 덜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뉴스 헬스케어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