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쥴'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는 연기와 냄새가 없어 간접흡연 위험도 적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궐련형 전자담배도 간접흡연 유해성은 일반담배와 같거나 혹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나 에어로졸에 의한 간접흡연 위험이 없다는 담배회사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1회 흡연만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가 수치가 적을 수 있지만 결국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는 담배"라고 말했다.
◇실내 흡연 증가… 연기·냄새 없어 인지 못 해
연기와 냄새가 없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대한금연학회가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 77.5%가 집 안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펴봤다고 답했다. 인하대병원 인천금연지원센터 이훈재 부센터장은 "기존에 비흡연자들은 외출할 때만 간접흡연을 걱정했다"며 "하지만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등장으로 실내에서도 흡연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는 연기와 냄새가 거의 없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간접흡연에 노출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금연클리닉)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연기가 수증기로 전환돼 거의 안 보이고 냄새도 거의 안 나는 상태로 유해물질을 주변으로 확산한다"며 "가까이 있더라도 자신이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는지 몰라 일반담배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 일반담배와 성분 유사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와 같은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간접흡연 유해성은 똑같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발암물질 5종이 검출됐고 타르양은 일반담배의 최대 1.52배, 니코틴양은 0.8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FDA가 실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 분석에서도 아크롤레인, 벤조피렌, 포름알데히드 등이 검출됐다. 이탈리아 로마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배출된 물질이 폐에 도달한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대 실험 결과, 5분 동안 궐련형 담배 증기에 노출된 쥐는 혈관 기능이 60% 저하됐다.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 수치도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노출됐을 때 70.3ng(㎖당)으로 일반담배(15ng)보다 높았다. 이철민 교수는 "담배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은 농도가 낮아도 똑같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같다고 생각하고 간접흡연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