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악몽이 몸속 질환 탓이었다?

입력 2018.04.06 15:29
자면서 무서워 하는 여성
몸속 호르몬 분비 균형이 깨지면 악몽이 나타날 수 있다./사진=헬스조선 DB

밤에 꾸는 꿈이 단순히 몸이 피곤하거나 심리적인 불안 때문만은 아니다. 일부 질환이 특정 종류의 꿈을 유발하기도 한다. 꿈의 종류에 따라 추정해볼 수 있는 원인 질환을 알아본다.

꿈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살펴보자. 잠은 얕은 잠에서 시작해 깊은 잠으로 바뀐다. 이 과정 중 아세틸콜린·세로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 체계가 깨어 있을 때와 다르게 바뀐다. 뇌 활동량도 깨어 있을 때의 75% 정도로 감소한다. 그런데 잠들고 80분 정도 후에는 다시 뇌가 깨어 있을 때처럼 활발하게 움직이고 근육마비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를 '렘수면' 상태라 한다. 꿈의 80%는 렘수면 상태일 때 생긴다. 렘수면 상태에서는 세로토닌 등의 분비가 급격히 줄고 중추신경계에서 아세틸콜린이 왕성하게 분비돼 뇌 여러 부위를 자극한다. 이 과정 중에 뇌에 저장된 기억이 시각적으로 살아난다. 눈을 감아도 기억 속의 장면이 보이는 것이 이 때문이다. 또한 편도체 등이 활성화되면서 꿈에서 기쁨 등의 감정도 느낀다. 교뇌와 후두엽이 자극받으면 시공간을 초월해 꿈속에서 몸을 움직인다. 그런데 몸에 이상이 생겨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거나 뇌영역이 신경전달물질을 제대로 못 받으면 꿈을 평소보다 많이 꾸거나 악몽을 꿀 수 있다. 즉, 몸 상태에 따라 꿈의 양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기분이 나쁘고 불안한 꿈 - 부정맥
고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기분 나쁘고 불안한 꿈을 꿀 수 있다. 베타 차단제 등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은 혈관을 넓혀 혈액순환이 잘되게 하는데, 이때 혈관을 넓히는 성분이 꿈과 관련된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악몽으로 잠자리에 드는 게 두려운 정도이거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약을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도 악몽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이 제대로 안 뛰면 뇌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뇌가 자는 도중 자꾸 깨면서 악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부정맥이 있으면 악몽을 꿀 확률이 3배가 된다는 네덜란드 연구결과가 있다.

▷​공격을 받거나 쫓기는 꿈 - 파킨슨병, 치매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으로 뇌 기능이 떨어지면 뇌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꿈 조절이 안 돼 악몽을 꾸고,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하기도 한다. 몽유병 증상과 비슷하다. 꿈에서 겪는 일을 자는 중 실제로 하는 사람의 52.4%가 12년 뒤 치매와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캐나다 연구결과도 있다. 
한의학에서도 꿈과 질환을 연관시키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자다가 놀라거나 가위 눌리는 등의 증상을 간 문제로 여긴다. 간이 나쁜 기운을 받아 마음과 담력이 허해지면서 악몽을 꾼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자면서 귀신과 교접하는 꿈은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나 충격이 심혈(心血)을 손상시키기 때문으로 본다. 평소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고 은둔하기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에게 잘 생긴다.
한편, 꿈은 하룻밤에 4~5회 정도 꾸는 게 정상이다. 렘수면이 제대로 이뤄져야 정보기억, 성기능 유지, 스트레스 완화 등 건강 유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렘수면이 없으면 우울증, 공황장애에 걸리기 쉽고 성기능도 떨어진다. 총 수면시간 중 렘수면이 15~25% 정도 차지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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