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쥐어짜는 통증·구역질 의심해야

배우 김주혁(45)이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교통사고를 일으킨 원인으로 심근경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남 경찰서에 따르면, 김주혁이 30일 오후 4시경 서울 강남구에서 차를 몰던 중 갑자기 앞 차량을 추돌한 뒤 인도로 돌진했고 차량이 전복됐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시간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수 매체는 "김주혁이 심근경색 발생 후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가운데, 병원 관계자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단시간에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특히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3분의 1이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사망할 만큼 위험하다.
심근경색은 심장으로 이어지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발생한다. 평소 동맥경화증·고지혈증 등 혈관 질환이 있으면, 혈전(피떡)이 쉽게 뭉쳐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이외에도 흡연·음주를 하는 사람도 취약하다. 심근경색이 치명적인 이유는 멀쩡하다가도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등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반에 전조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고 치료받아야 심각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가슴 전체를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이다. 극심한 통증이 20~30분 지속되고 등이나 팔다리로 통증이 번진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구역질 등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3~6시간 내로 막힌 혈관을 뚫어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심장 기능을 잃는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전조증상이 있어도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이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갑자기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 쓰러진 원인을 몰라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돌연사할 수 있다. 심근경색 환자가 전조증상을 느끼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응급처치를 받는 게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 움직이기 어렵다면 119에 연락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해 심정지가 왔다면 4~5분 내로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해야 뇌손상 등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병권 교수는 "심근경색이 발생했다면 사실상 대처가 어려우므로, 평소 혈관질환·고혈압·당뇨병·흡연·가족력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미리 건강검진을 받고 전조증상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