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로 충치 예방하려면 하루 22알 씹어야

국내 유명 제과 업계에서 자일리톨 껌의 효능을 부풀려 광고하다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최근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리온은 치태조절과 치은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롯데제과는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홈플러스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인증을 받은 것처럼 광고했다.

자일리톨이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문제는 함량이다. 자일리톨 껌에 들어있는 자일리톨 함량만으로 충치를 예방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충치예방을 위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자일리톨 껌을 씹는 것이 아니라 양치질을 잘 하는 것이다. 어린이는 양치질과 함께 실란트나 불소도포를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일리톨 100% 껌 하루 9~22개 씹어야 충치 예방

자일리톨은 채소, 과일 및 자작나무, 벚나무, 떡갈나무 등 활엽수에 들어있는 천연 당이다. 충치균인 무탄스균은 자일리톨을 포도당 같은 당분으로 착각해 먹었다가 대사하지 못하고 토해낸다. 이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무탄스균이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해 성장이 억제되면서 죽게 된다.

하지만 자일리톨을 함유한 제품으로 충치억제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양을 장기간 섭취해야만 한다. 2004년 대한소아치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자일리톨 껌으로 충치를 예방하려면 1년 이상 꾸준히 씹어야 한다. 연구진은 만 5~6세 미취학 어린이 123명에게 자일리톨 껌을 씹게 한 후 6개월 단위로 충치 개수를 조사했다. 어린이들은 껌을 매일 5회씩, 회당 5개씩 5분간 씹었다. 그 결과 12개월째 자일리톨 껌을 씹은 어린이가 씹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충치가 2.57개 덜 생겼다. 6개월 섭취 후에도 충치가 덜 발생하기는 했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자일리톨 성분은 하루 10~25g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충치 예방'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자일리톨 껌 내 감미료 중 자일리톨 100%인 정사각형 모양의 코팅껌이라 하더라도 1개당 자일리톨 함량은 1.16g이므로 하루 9~22개를 씹어야 충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86%인 제품의 경우 11~28개를 씹어야 한다. 자일리톨이 51%인 납작하고 길쭉한 모양의 판형껌은 2팩하고도 2개 더 보태야 한다.

빳빳한 칫솔로 치아와 잇몸 사이 홈 꼼꼼히 닦아야

충치예방 효과를 보기위해 자일리톨 껌을 씹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며 오히려 턱관절에 이상이 생기거나 설사나 복통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일리톨은 위장관내에서 천천히 흡수돼 삼투압작용에 의해 장내로 물을 끌어당기므로 과량 복용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성인은 하루 30~70g, 어린이는 20g 정도 먹었을 때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충치를 예방하는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방법은 양치질이다. 양치질의 핵심은 잇몸과 치아에 붙은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다.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서 위로 닦고 앞니는 칫솔을 세워서 닦는 것이 좋다. 이 사이사이는 물론 치아와 잇몸 사이에 있는 홈을 꼼꼼하게 닦아야 한다. 마지막에는 혀도 닦는다. 칫솔모는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적당히 빳빳해야 치태를 제거할 수 있다. 치열이 고르지 않은 경우 일반적인 칫솔질로는 구석구석에 낀 치태를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사용한다.

성장기 어린이 실란트-불소도포로 충치 방패막 치면 효과

충치가 잘생기는 성장기 어린이는 실란트와 불소도포로 충치 방패막을 칠 수 있다. 불소도포는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고농도의 불소젤을 치아에 발라 치아 겉을 싸고 있는 법랑질에 흡수되게 하는 것이다. 효과가 3~6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주기적으로 반복해줘야 한다.

실란트는 치아 표면의 홈을 메우는 시술이다. 치아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이 부분에 음식찌꺼기가 쌓이면 칫솔질로도 잘 닦이지 않아 충치가 생긴다. 이를 치과용 플라스틱인 레진이라는 재료로 메워줌으로써 충치를 예방하는 것이 실란트다.

단, 실란트와 불소도포는 동시에 하면 안된다. 실란트를 한 상태에서 고농도 불소젤을 도포하면 실란트의 표면이 손상된다. 이미 실란트를 했거나 레진으로 충치 치료를 했다면 불소 농도가 훨씬 낮은 일반 불소 치약을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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