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 수술한 사람 녹내장 조심

입력 2009.03.10 22:11   수정 2009.03.11 09:58

안압이 낮아져서 정상으로 오판 우려

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녹내장을 제때 발견하기 힘들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교수는 "라식 수술을 할 때 각막을 깎는데 그러면 전체적으로 안압이 낮아져 녹내장 검진을 할 때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식 수술을 할 때는 각막을 평균 약 20㎛ 깎는다. 각막의 평균 두께는 450~550㎛. 각막의 두께가 얇아지면 안구의 표면은 평평해진다. 안구가 평평해지면 안구를 둘러싼 여러 겹의 막 속에 든 물이 받는 압력도 점차 줄어든다.

따라서 녹내장 등을 진단하기 위해 안압을 재면 안압이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돼 검진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기 쉽다.

건국대병원 안과 신기철 교수는 "라식 수술을 한 사람들은 안압이 정상 범위로 나와도 녹내장이 이미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안압만으로는 녹내장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안구 내 혈관 상태를 살펴보는 검사까지 받아봐야 한다.

신기철 교수는 "수술 후 5년 이후부터 1~2년에 한번씩 시신경 CT 검사, 시야 검사 등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라섹도 마찬가지로 각막을 깎기 때문에 안압이 낮아진다.

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은 백내장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라식 중에서도 엑시머레이저로 수술 받은 경우 수술 당시 1분 가량 햇빛의 자외선과 같은 파장을 가진 레이저를 쪼이는데 이것이 단백질을 변성시켜 백내장 위험을 다소 높일 수 있다. 각막이 얇아져 평생 동안 받는 자외선 양도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에 수술 받지 않은 사람보다 수정체 단백질화, 즉 백내장 위험성이 올라갈 수 있다.

김찬윤 교수는 "라식과 라섹은 안과 수술 중에서도 안전성이 비교적 입증된 수술로 분류된다. 하지만 시술 후 자외선 차단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검진을 게을리하면 각종 안과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정기 안과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