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인공관절 수술 중 사망 확률 0.1% 미만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경과, 연령 차이 없어
수술 전 관절·척추 근력 강화 운동하면 좋아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수술 건수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00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환자의 총 수술 건수는 42만6199건. 문제는 수술의 종류다.
암이나 심장병 같은 중증 질환 수술은 생명과 직결되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고, 노인에게 많은 백내장 등의 수술은 비교적 간단해 큰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증가하고 있는 인공관절이나 척추 수술처럼 많이 째고 회복도 오래 걸리는 수술들은 여간 고민 되는 것이 아니다. 수술을 받자니 위험할 것 같고, 안 받자니 불편과 고통이 크기 때문. 정말 의사 말만 믿고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을까?
◆수술이 위험하지 않을까요?
척추나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 받은 고령 환자나 가족의 첫 번째 걱정은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것. 실제로 노인들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호흡기질환 등의 내과적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젊은 이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적 노인 수술인 척추나 인공관절 수술의 수술 중 사망률은 0.1% 미만이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임승재 교수는 "수술 중 사망하는 경우는 95% 이상이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 등의 내과적 질환을 미리 잘 치료하지 않거나 무시하고 수술을 시행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수술 전 내과 질환을 먼저 체크하고문제가 있을 경우 수술 수속을 중단하고 내과 질환을 먼저 치료하게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석하 교수는 "혹시나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해 당뇨 환자를 수술할 경우엔 염증 발생이 없도록 항생제를 더 투여하고, 고혈압인 사람은 약을 써서 혈압을 끌어 내리는 등 수술 전 위험 요인을 없앤다"며 "무리하지 않고 제대로 된 절차만 밟는다면 수술 중 사망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과거에 비해 수술 기술, 수술 장비, 수술 재료 등이 상당히 발달했고, 절개 범위도 과거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 출혈이나 감염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며 "수술 환자의 연령은 이제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병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닐까요?
수술 후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우는 감염관리를 제대로 안 했을 때와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을 때 등 크게 두 가지 경우다. 의료진의 실수로 수술 자체가 잘못 됐을 가능성도 물론 있지만 노인이라고 잘못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니다.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노인들은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해 아무는 과정이 더디고, 특히 당뇨병 환자는 수술 부위 감염으로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더 많다"며 "그러나 염증과 당을 잘 조절해 주면 아무는 회복 기간만 약간 차이 있을 뿐 수술 결과는 똑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1년 대한척추외과지에 보고된 논문에서는 1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경과를 살펴봤더니 만족도와 성공률 모두 연령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재활운동과 관련해서, 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강윤규 교수는 "환자의 체력이 너무 약하면 수술 후 재활운동을 잘 하지 못해 수술 효과가 떨어지거나 심지어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따라서 노인일수록 재활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하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수술 전 관절이나 척추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을 충분히 해서 체력을 만들어 놓은 뒤 수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엉뚱한 합병증이나 부작용 위험은?
어떤 수술이나 부작용 가능성은 있으며, 특히 척추나 인공관절 수술을 하다 주변 신경이나 인대, 근육 등을 건드려 마비나 통증 악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환자의 연령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의 실력이나 수술 방법의 문제다. 그나마 과거에 비해 최근엔 부작용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신규철 원장은 "1999년에는 척추협착증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 발생률이 약 19.3%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 수술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5% 미만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 인공관절센터장 장준동 교수는 "고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수술 전 내과 질환 검사를 거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수술 후에는 정해진 감염관리와 합병증 관리, 재활운동을 제대로 하면 나이와 상관 없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