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여기저기에 해충 ‘미국흰불나방’ 대거 출몰

입력 2023.10.23 15:26
미국흰불나방 유충
미국흰불나방 유충./사진=연합뉴스
한강공원 여기저기에서 송충이처럼 생긴 해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대거 출몰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도심 가로수와 농경지 과수목을 갉아 먹는 여름철 대표 해충이다. 몸길이 30mm 내외로 송충이와 닮았다. 40~50일 정도 활발히 활동하다가, 나방이 된 후 4~5일 정도 살다 죽는다.

산림청 국립과학원에 따르면 이 유충은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여름철 집중적으로 출몰한다. 그러나 올해는 9월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1~2도가량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10월까지 유충이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지난 8월 말 경기, 충북, 경북, 전북 등 전국적으로 미국흰불나방 밀도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발생 예보 단계를 관심(1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올린 바 있다. 경계 단계는 외래·돌발 병해충이 2개 이상의 시, 군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거나, 50ha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때 내려진다(산림병해충 방제 규정 제6조). 미국흰불나방이 국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1958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에 따르면 유충 세대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개체수가 증가한 만큼 알 개수도 늘어나 내년에도 유충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흰불나방은 암컷 판 마리당 알을 평균 약 600개를 낳고 죽으며, 한 해에 2세대가 성충이 돼 알을 낳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3세대까지 부화 후 성충이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을 완전히 방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흰불나방은 활엽수잎에 알을 무더기로 낳고 벌레집 안에 숨어 활동하기 때문에 맨눈으로 찾기 어렵다. 게다가 한강공원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할 수 없다. 현재는 고압 살수로 해충을 떨어뜨린 뒤 정리하는 방법으로 방제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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