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하룻밤의 실수? 피임 확률 높이는 방법들

다양한 피임법

피임법 관련한 표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려면, 남녀 모두 피임(避姙)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각종 피임 방법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진다.

수정과 임신
‘수정(fertilization)’은 정자와 난자, 세포 두 개가 합쳐지는 것이다. 양쪽 부모의 유전물질을 가진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과정이다. 수정은 팽대부(ampulla of uterine tube)라고 불리는 자궁 관 가장 넓은 부위에서 일어난다.

남성의 정자는 사정(ejaculation)으로 약 2~3억 개가 방출되지만, 팽대부에 도달하는 정자는 고작 100~200개 정도다. 그리고 최소 7시간은 머물러야 수정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의 자궁과 자궁 관 길이를 고려하면, 사정 후 빠르면 40분 이내(15㎝, 속도 1~4㎜/min)에 팽대부에 도착할 수 있다.

난자는 배란 후 여성 생식관에서 약 하루(24시간) 생존할 수 있고 정자는 사정 후 약 3~4일 생존할 수 있다. 생리가 규칙적인 여성이라면 예정 생리 첫날에서 14일을 빼면 배란기다. 난자는 하루, 정자는 3~4일 산다는 것을 고려하면, 언제 임신 가능성이 큰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임
피임(contraception) 방법은 다양하다. 가임 기간을 피하는 주기법은 편하지만, 불임 성공률이 낮다. 콘돔(condom)과 자궁 내 장치(intrauterine device, IUD)를 사용하는 차단법은 가장 저렴하고 간편해서 많이들 사용한다. 하지만, 불임 성공률은 주기법만큼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다양한 조합으로 만든 피임약을 먹는 호르몬 요법도 많이 사용된다. 호르몬 요법의 불임 성공률은 콘돔, 자궁 내 장치보다는 높다. 마지막으로 자궁 관과 정관 절제(tubal ligation and vasectomy)를 하는 불임시술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피임법으로 수술에 대한 부담, 비용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효과적인 피임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또한 100%는 아니다. <그림 1>

최근에는 피임법에 실수가 있었거나, 무방비한 성교를 한 후 72시간(노레보정; NorLevoⓇ) 이내에 즉시 사용하는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이 약들은 ‘12시간 이내 사용’이 제일 효과적이다. 사후피임약에 들어있는 ‘레보노르게스트렐’은 임신을 촉진하는 프로게스테론의 일종이지만, 대량으로 공급하면 오히려 임신을 방해한다는 점을 이용해 개발됐다. ‘울리프리스탈’이라는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조절제는 복용 가능 기간이 성교 후 120시간(엘라원Ⓡ) 이내로 비교적 길다.
의사 프로필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다만, 사후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해 여성이 병원을 직접 방문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콘돔, 일반 피임약보다 비싸며, 피임 효과 역시 약 95%로 100%가 아니다. 만약, 복용 2주 후 월경이 없다면 소변 임신 반응 검사(urine hCG test)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칼럼은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의 기고입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의료계 뉴스 헬스케어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