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여름철 패션 위해 발 통증 포기한다? '무지외반증' 위험

의사 프로필
아산재건정형외과 조훈식 원장​
무더운 여름이 되면서 패션에도 많은 변화를 주게 됩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시원한 샌들과 슬리퍼 착용입니다. 시원함을 위해 디자인되고 화려함을 위해 다양한 장신구가 달린 신발을 여름철에 특히 자주 신게 되는데요. 패션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지만 그중에 하나가 바로 편하지 않은 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발에 피로감을 주는 신발을 자주 신게 되면 엄지발가락이 휘고 걸을 때마다 찌릿찌릿한 통증이 발생하여 병원을 찾게 됩니다.

이런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무지외반증'입니다.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으로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방향으로 휘면서 발 모양에 변형이 일어나고 걸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발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하이힐병'이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하이힐처럼 불편한 신발을 신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요즘 같은 여름철 시원함을 강조한 샌들이나 슬리퍼는 발을 단단하게 고정하지 못해 걸을 때마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엄지발가락에 압력이 집중되고 발 변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엄지발가락 부근에 염증이 생겨 걷거나 뛸 때 찌릿찌릿한 통증이 발생하고 굳은살, 티눈 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발의 통증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무지외반증은 발가락뼈가 변형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무지외반증은 병원을 내원하여 전문의의 진찰과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치료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엑스레이를 촬영하여 발등뼈, 발가락뼈의 각도를 검사하거나 정밀 체형 분석 검사를 통해서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약한 초기에는 신발의 앞부분이 넓고 굽이 낮은 편한 신발을 착용하여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교정용 깔창, 보조기 등을 착용하여 발의 통증을 완화하고 변형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크게 호전이 안되거나 변형이 심해 보행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술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근육과 발등뼈를 수술하여 발의 모양을 예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수술 후 한 달까지 뼈가 붙어주는 시기에 변형이 일어나지 않게 주의하고 한 달 후에는 발가락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2~3개월 이후 예쁜 발로 회복되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지외반증은 많은 분들이 겪고 있는 흔한 증상입니다. 그만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해서 발이 피로한 상태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여름철 예쁜 신발을 포기할 수는 없죠. 하지만 예쁜 신발을 예쁜 발로 오랫동안 신고 다니려면 평소에 발에 무리가 가는 신발 착용을 자제하고 발 건강에 신경 쓰기 바랍니다.

(*이 칼럼은 아산재건정형외과 조훈식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