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인공관절수술, 성별 따라 달리 적용돼야 하는 이유

입력 2022.06.08 09:30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이 환자의 무릎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80%가 겪을 정도로 흔한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무릎에 있는 연골이 닳으면서 관절이 서로 맞닿아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통상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에서 주로 발생하며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의 비율이 더 높다.

여성에게 퇴행성 관절염이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릎 주변 근육의 부피와 강도가 남성보다 약한데다 무릎을 굽힌 채 잘못된 자세로 하는 가사노동이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 폐경기 이후 찾아오는 호르몬의 변화로 연골과 뼈가 약해져 있는데, 이는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쉬워 중년 이상의 여성이라면 가벼운 무릎 통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 초기라면 비교적 간단한 약물치료, 주사치료, 관절내시경, 줄기세포 등 비수술적 방법을 이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말기에 도달한 경우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만 한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은 이름 그대로 닳아 없어진 연골을 대신해 인체에 무해한 특수 재료로 이루어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관절 간의 직접적인 마찰을 줄여 통증의 개선과 운동 범위 회복에 효과적이다.

단 여성형 관절은 남성의 관절과 비교해 봤을 때 크기가 작고 형태 또한 타원형에 가까워 여성의 골격에 맞춤화된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

해외 학술지 ‘The knee’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우 대퇴골 및 경골 형태가 남녀 성별에 따라 일부 차이를 보였으며, 회전 정렬 또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남성 113명, 여성 587명의 슬관절 형태학적 특성을 비교한 결과로, 여성에게 맞춤화된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부분을 착안해 연세사랑병원은 3세대 인공관절을 이용한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3세대 인공관절은 기존 인공관절 대비 더욱 다양한 크기와 두께로 제작되기 때문에 여성의 해부학적 특성에 맞는 수술이 가능하다.

여기에 MRI와 3D시뮬레이션, 3D 프린터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해 환자에게 맞는 무릎 모형과 맞춤형 수술 도구(PSI)를 제작하여 정확도가 높으며, 수술 시간이 짧아 고령의 환자에게도 안전한 치료법이다.

남성과 여성은 관절 모양과 정렬 축이 다른 만큼, 인공관절수술 시 이러한 특성이 반영돼야 수술 후에도 만족도가 높다. 3세대 디자인의 인공관절수술은 개인의 무릎 형태에 맞게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안정성과 정확도가 높다.

(*이 칼럼은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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