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힘찬병원의 결단… 의사 신뢰 회복 위해 수술실 내 CCTV 설치

입력 2021.06.11 17:02

부평힘찬병원 수술실 CCTV 통해 실시간 수술 모습 시청하는 보호자
부평힘찬병원 수술실 CCTV 통해 실시간 수술 모습을 시청하는 보호자/부평힘찬병원 제공

부평힘찬병원이 9일부터 모든 수술실 내 CCTV를 설치했다. 모든 관절·척추수술 과정에 대해 실시간 시청을 할 수 있으며, 이는 관절전문병원 첫 사례다.

수술실 CCTV 설치는 대한의사협회 등 대부분 의사들이 "선량한 의사들을 위축시켜 방어 진료를 야기하고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평힘찬병원의 결단의 배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부평힘찬병원이 수술실 내 CCTV를 자발적으로 설치한 이유는 최근 인근 척추전문병원인 인천 21세기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행정 직원들의 대리수술로 인해, 의사에 대한 불신으로 수술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인천지역 관절전문병원인 부평힘찬병원이 병원과 의사에 대한 지역 환자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수술실에 CCTV를 전면 설치해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대리수술 논란… 수술실 CCTV 설치 논쟁 재점화
대리수술(유령수술)은 수술 시 환자의 동의 없이 의사를 바꾸거나 비의료인이 수술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법 제27조 '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조항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라도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시켜서도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또 의료업 정지, 개설 허가의 취소, 의료기관 폐쇄 등을 명령받고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대리수술의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환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의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함으로써 심리적인 위축을 야기해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치료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료계의 시각이 있다. 또 설치와 개인정보 관리 등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발생 부담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인권을 보호하고 의료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찬성의 목소리와 함께 해당 녹화 영상 속에 신체의 민감한 부분이 노출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있어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모든 수술실에 설치… 관절전문병원 첫 사례
CCTV를 설치해 운영 중인 몇몇 민간병원은 특정 수술방과 특정 수술에만 공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와 달리 부평힘찬병원은 원하는 환자에 한해 모든 관절, 척추수술에 대한 녹화 및 실시간 시청을 제공할 계획이다. 모든 수술실이 수술 시 수술실 내부 녹화와 동시에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이원화 시스템으로, 이는 관절전문병원으로서는 첫 사례다.

부평힘찬병원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원내 수술실 6곳 모두 CCTV의 설치를 마쳤으며 같은 날 시험 작동 후 9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CCTV 녹화는 원하는 환자에 한해 사전 동의서를 받은 후 진행하며 모든 관절∙척추수술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지정된 보호자 1인만 지정된 장소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CCTV 녹화는 환자 신체의 민감한 부분에 대한 노출을 막기 위해 수술 준비 이후 본 수술장면부터 진행하며, 녹화된 영상은 환자의 동의 하에 30일간 보관 후 폐기할 방침이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술실 CCTV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현재 인천 지역에서는 병원과 의사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이에 따라 경영까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민 끝에 CCTV를 설치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며 “수술실 CCTV 설치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안정감을 얻고 병원과 의사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부평힘찬병원의 수술실 CCTV 운영을 시작으로, 이후 의사들의 입장과 의견을 청취하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를 파악한 뒤 다른 지점에서의 순차적인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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