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불청객 입속 세균, 입냄새... 관리법은?

입력 2022.04.27 07:00
사람 얼굴과 바이러스 그래픽
사진=이미지투데이

건조한 공기와 황사, 미세먼지는 봄만 되면 찾아오는 대표적인 ‘불청객’이다. 이 같은 요인들은 호흡기를 위협할 뿐 아니라, 입속 유해균을 증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처럼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한 채 생활하면, 계속해서 입으로 숨을 쉬고 구강이 건조해져 입속 세균이 더욱 증식하기 쉽다.

미세먼지가 구강 내 흡입되면 입속 면역력이 떨어져 유해균이 증식하는 원인이 된다. 증식된 유해균은 입 냄새는 물론, 충치, 치주질환 등 치과 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코로 호흡했을 때 들어오는 큰 먼지는 코털과 점막을 통해 어느 정도 여과되지만,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에는 입안에 여과 기능이 없어 미세먼지가 혀, 치아 사이, 잇몸 등 구강 내 깊숙이 침투해 입속 유해균 농도를 높인다.

건조한 공기 역시 입 속 유해균 번식의 원인 중 하나다. 건조한 공기가 입속 수분을 빼앗으면 구강 건조증이 생기고, 건조한 구강이 다시 유해균을 번식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반적으로는 침샘에서 하루 1~1.5리터씩(성인 기준) 침이 분비되는 반면, 건조한 날씨 속에서는 입속 침이 빠르게 건조되고 원활한 침 분비 또한 어려워진다. 침 속에는 항균 기능을 하는 라이소자임, 락토페린 등이 풍부해 유해균을 억제하는데, 침이 마르고 입 속이 건조해지면 유해균 번식의 온상이 된다.

유해균이 번식할 경우 유익균은 위축되고, 입속 세균 균형 또한 무너져 구강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외래 진료가 가장 많은 치주질환은 유해균에 의해 만들어진 치태·치석이 원인으로, 치태와 치석의 유해균이 치아 주변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을 파괴하면 치아가 흔들리고 빠지게 된다. 질환 원인 세균이 혈류를 타고 몸속 중요 장기에 침투할 경우 새로운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심각한 전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잠들기 전 이를 닦았음에도 아침에 불쾌한 입 냄새가 나는 것 역시 입 속 깊은 곳에 살아남은 유해균이 밤사이 증식해 휘발성황화합물을 내뿜기 때문이다.

봄철 건조한 날씨와 미세먼지로부터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양치질을 통해 치아를 깨끗하게 유지·관리해야 한다. 흡연, 음주, 카페인은 물론, 맵고 짠 맛이 나는 자극적인 음식도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양치질이 어렵다면 물로 입 안을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 경우 구강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세균을 박멸하는 구강세정제는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도 없앨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구강세정제 속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입안이 더 건조해질 위험도 있다.

최근에는 미생물을 통해 입속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증식시키기 위한 구강유산균 연구도 활발하다. 장 속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늘리기 위해 장 유산균을 먹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입속에는 700여종 100억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으며, 신체기관 중 장 다음으로 세균이 많다. 건강 상태가 나쁜 경우 1조마리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입속 세균은 ▲진지발리스 ▲뮤탄스 ▲뉴클레아툼 등 치주질환, 충치, 입 냄새를 일으키는 ‘유해균’과 ▲사이베리아 ▲살리바리우스 등 구강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이 공존하고 있다. 구강유산균 연구는 미생물인 유산균을 입 속에 공급해 유해균을 없애거나 억제하고 유익균을 증식시켜 구강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다. 국내에서는 구강유산균 전문기업 오라팜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성인, 어린이,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구강유산균도 상품화하고 있다. 오라팜이 구강유산균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균주 ‘oraCMU’와 ‘oraCMS1’은 구강이 건강한 한국 어린이 입에서 분리 동정했다.

실제 7차례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구강유산균이 입속 유해균을 없애거나 억제한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SCI급 국제학술지 ‘BMC Oral Health’에 소개된 인체적용시험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구강유산균 균주 oraCMU는 잇몸 출혈지수를 47.8% 감소시키고, 치주질환과 입 냄새의 원인이 되는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을 79.6% 감소시켰다. 한국치위생학회지에 소개된 인체적용시험 연구 논문에서도 oraCMU가 ▲구취 자각도 38.2% 감소 ▲시험자가 직접 코로 맡아 느끼는 관능 구취 43% 감소 ▲설태지수 41.8% 감소 효과를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침이 산성화되는 것을 완충시키는 타액 완충능은 20.3% 증가했다. 침 산성화는 치아 부식과 함께 충치 원인균을 증식시켜 충치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오라팜은 국내 최초로 상기도 감염 병원균에 대한 구강유산균 oraCMU와 oraCMS1 작용 관련 시험관내시험(in vitro)을 실시해 상기도 감염 예방·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