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한방 치료제, 기억력·인식장애 개선 입증됐다"

입력 2021.12.01 09:24

전문의에게 묻다_ 이진혁 청뇌한의원 대표원장

치매 원인인 변성 단백질 '한약 추출물' 투여해 반 이상 제거
독서·운동·사회생활 등 치매 예방 생활 습관화해야

한방 치매 치료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약을 개발한 청뇌한의원 이진혁 대표원장이 약의 기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 치매 치료에 효과를 내는 '한방 치료제'가 국내서 개발돼 이목을 끈다. 새로 개발된 한방 치료제의 치매 치료 효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실렸다. 이 치료제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청뇌한의원 이진혁 대표원장이다. 이 원장에게 치매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과 새로 개발한 한방 치매 치료제의 효능 대해 물었다.

―가장 흔한 치매 종류는?

"전체 치매의 76%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다른 치매에 비해 기억력 장애가 심하다. 특히 최근 일에 대한 기억이 빨리 없어지는데, 초기에 이런 증상이 잘 나타난다. 건망증과는 구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냄비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놨다가 타는 냄새를 맡았을 때, 건망증인 사람은 금방 기억을 되살리며 스위치를 끄는데, 치매인 사람은 자신이 냄비를 올려놓은 일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치매 중기가 되면 판단력뿐 아니라 시공간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 집을 찾기 어렵고, 날짜와 계절에 대한 개념이 없어진다. 치매 말기에는 1에서 10 또는 10에서 1을 차례로 세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이미 뇌 여러 부분에 손상이 간 상태여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계속 누워 있게 된다."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은?

"뇌에 쌓이는 변성 단백질 때문이다. 변성 단백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뭉쳐진 베타아밀로이드 플레이크(이하 베타아밀로이드)다. 두 번째는 타우 단백질이 변성되면서 만들어지는 신경섬유다발(이하 타우 단백질)이다. 베타아밀로이드보다는 타우 단백질이 치매의 더 근본적 원인이라고 본다. 베타아밀로이드를 없애는 약이 개발됐는데,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 사진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변성 단백질은 왜 생기나?

"스트레스·수면장애가 주요 원인이다. 변성 단백질은 자는 동안 뇌의 자체적 청소작용을 통해 제거된다. 하지만 이런 작용은 깊은 잠을 잘 때만 이뤄진다. 즉, 스트레스 등으로 수면장애를 겪으면 뇌에 생성된 변성 단백질이 청소되지 않고 쌓이면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머리나 몸을 많이 쓰지 않아도 뇌가 퇴행하면서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뇌 모형 가리키는 모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새로 개발한 한방 치매 치료제 기전은?

"동국대 부속 한방병원 신경정신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실험을 통해 한방 치매 치료제 추출 물질의 쥐실험 효과를 입증했다. 알츠하이머 쥐에게 해당 성분을 투여했더니, 기억력·인식장애·불안장애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반 이상 제거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성분이 베타아밀로이드를 만들어내는 효소(BACE1)의 작용을 차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알츠하이머 쥐의 해마(뇌의 기억력 담당부위)에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는 효소(AMPK)의 활성화를 유도, 뇌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국내 최초로 치매 치료의 기전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실험이다. 약의 구체적인 효과와 실험의 정확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치료 효과를 의심받기도 할 것 같은데?

"연구진도 처음에 놀랐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처방이어서 실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 했다. 우연히 처방했는데, 대소변을 못 가리고 배우자 얼굴을 못 알아보던 말기 환자가 대소변을 가리고 배우자를 알아보기 시작하는 등 중기 이상으로 호전되는 경우를 직접 보게 됐다. 이런 실제 사례를 접하고 임상실험에 돌입한 것이고, 과학적인 입증이 이뤄졌다."
의사 사진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 예방 돕는 생활습관?

"독서, 운동, 사회생활이다. 독서할 때는 가능한 다양한 분야의 단어를 접하는 게 좋다. 그래야 뇌가 활성화된다. 같은 이유에서 신문 읽기도 권장한다. 운동은 혈관성 치매를 일으키는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몸을 쓰는 것도 다 뇌에서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뇌를 계속 쓰게 된다. 사회생활을 통해 뇌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매 관련 마지막 조언?

"치매는 아주 가망이 없는 병이 아니다. 지금 치매로 고생하고 있다면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봤으면 한다. 더욱 관건인 것은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100만명이 조금 안 된다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그 3배에 이른다. 경도인지장애를 방치하면 80%는 치매로 이어지지만 관리를 잘 한 나머지 20%는 건강하게 살아간다. 경도인지장애로 판정받았다면 그때부터 빨리 치매 예방을 위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요즘은 치매 검사도 간단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주 검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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