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건강지식
미간과 입술 양쪽 끝 사이의 ‘버뮤다 삼각지대’(점선 안)에 염증이 생기면 뇌로 세균이 번져나갈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버뮤다 삼각지대’란 미국 마이애미와 푸에르토리코, 버뮤다를 잇는 삼각형 모양의 해역(海域)이다. 이곳을 지나는 배와 비행기가 실종된 적이 많아 위험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위험 삼각지대가 우리 얼굴에도 존재한다. 의료계에서는 ‘안면위험삼각’이라 부른다.

안면위험삼각이란 입술의 양끝과 미간(눈과 눈 사이)의 가운데 지점을 잇는 삼각형 부위를 말한다. 코와 인중 부위가 이에 속한다. 이곳이 위험지역으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서울의료원 이비인후과 정준희 교수는 “안면위험삼각 부위에 있는 혈관은 (얼굴의 다른 부위와 달리) 뇌하수체 아래 있는 큰 정맥인 해면정맥동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코나 인중 근처에 염증이 생기면 이곳에 있던 세균이 해면정맥동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면위험삼각 부위 혈관의 판막은 기능이 약해 심장 쪽으로 내려가야 할 혈액이 뇌 쪽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있다. 해면정맥동으로 세균이 들어가면 혈전(피떡)을 생성시켜 뇌경색이 생길 수 있고, 뇌수막염이나 뇌농양이 유발될 위험도 있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싸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고 뇌농양이란 뇌에 고름이 고이는 것으로, 두 가지 모두 회복이 되지 않는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코나 인중에 종기, 여드름이 생겨 염증이 나타나면 최대한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정 교수는 “염증이 생겼을 때 손으로 짜다보면 세균이 침투할 확률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며 “병원에서도 웬만하면 염증 부위를 짜지 않는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보통 증상이 약하면 항생제 연고를, 심하면 경구항생제를 처방한다.
한편, 콧털도 무턱대고 손으로 뽑지 않는 게 좋다. 손으로 뽑다가 상처가 생기고, 그 부위에 세균이 들어가면 역시 혈관을 타고 역류해 뇌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