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 부위별 질병 알아보니…
상복부 오른쪽 콕콕 찌르면 급성 췌장염·담낭염 가능성
허리 쑤실땐 요로결석 증세

위·십이지장·대장 등의 안쪽 점막에는 고통을 감지하는 통각(痛覺) 신경이 없기 때문에 소화기 질환의 상당수는 초기에는 통증이 없다. 장기가 심하게 부은 경우, 염증이 심해져 근육층까지 파고든 경우, 혈관이 막혀서 피가 잘 통하지 않는 경우 등에 점막 바깥쪽의 근육에서 통증을 느낀다. 췌장·담낭 등은 근육이 없기 때문에 심하게 부어서 복막을 건드리거나 염증 물질이 새어나와 복막을 자극해야 통증이 생긴다. 통증의 위치와 양상에 따라 어떤 질병이 어느 상태인지 알아봤다.
◆상복부 중앙을 아리는 듯한 통증: 급성 위염
상복부 가운데 부분이 아리는 듯한 통증은 급성 위염의 증상이다. 민감한 사람의 경우 점막에서 생긴 염증으로도 통증을 느끼지만, 일반적으로는 염증이 근육층까지 퍼졌을 때 발생한다. 특히 과음으로 위벽이 허물어져 위출혈이 생기면 속을 파고드는 듯한 통증 때문에 앉아 있기조차 힘들다. 급성 위염이 반복되면 만성 위염으로 진행하는데, 이 경우는 오히려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위염으로 인한 통증은 아스피린·소염진통제·술 등 원인을 일으키는 물질이 위에 들어온 뒤 15분 정도 지나서 나타난다.
◆상복부 우측을 찌르는 극심한 통증: 췌장염과 담낭염
상복부 오른쪽을 콕콕 찌르는 심한 통증이 생기면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염 가능성이 있다. 급성 췌장염은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을 10이라고 가정할 때 7 이상의 통증을 일으킨다. 통증을 참으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배를 부여잡고 반사적으로 웅크리게 되며 통증이 등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주로 술을 마시고 몇 시간쯤 지나서 발생한다. 담낭염은 췌장염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극심한 통증이 뒤따른다. 부기가 심하면 겉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담낭염은 상복부 우측에만 통증이 오지만 췌장염은 췌장 어느 부분에서 염증이 생겼는지에 따라 상복부 왼쪽이나 가운데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하복부 우측이 아프면 흔히 충수염(맹장염)을 의심한다. 충수염은 배꼽 주변이 살살 아프다가 점점 하복부 우측으로 이동하며 칼로 째는 듯한 통증이 생긴다. 똑같은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 중 게실염(憩室炎)이 있다. 게실은 대장 바깥벽이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50대 이상의 30~40%가 가지고 있으며, 이 중 2~3%는 게실염을 겪는다.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고, 대장의 근육이 약해져서 생기는 사람도 있다. 게실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대변 등 이물질이 들어가면 염증과 통증을 낳는다. 통증 증상만으로는 충수염과 구별되지 않아서 CT(컴퓨터단층촬영)나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충수염은 수술해야 하지만, 게실염은 95%가량이 약물 치료로 낫는다.
◆파고드는 듯한 옆구리 통증: 요로결석
좌우 허리 가까이가 쑤시는 통증은 요로결석의 증상이다. 결석이 소변이 내려오는 통로를 막으면 막힌 윗부분인 신장이나 요관이 팽창되기 때문이다. 통증은 점차 고환이 있는 쪽으로 내려오면서 응급실에 가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다. 이 밖에, 여성의 경우 자궁외 임신을 하면 하복부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질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도움말>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강문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손정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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