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한 겨울이 되면 안구건조증을 비롯한 안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안과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각한 경우 시신경이 죽으면서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시신경척수염’'도 이처럼 위험한 안과 질환 중 하나다. 시신경척수염은 몸의 면역계가 체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10만명 당 2~3명에게 드물게 발생해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되지만, 국내 환자 수가 지난 2015년 576명에서 2019년 1499명으로 매년 2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시신경척수염, 급속한 시력저하와 보행 장애 유발시신경척수염은 시신경과 척수 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1894년 프랑스에서 유진 데빅(Eugene Devic)이 양측성 시신경염과 급성 척수염이 동시에 발생하는 신경성 면역질환이라고 처음 기술하여 '데빅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질환은 특정 항체로부터 신경수초가 공격을 받게 돼 생기는 병인 탈수초성질환에 해당된다. 신경을 따라 이동하는 정보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전선의 피복과 같은 절연체 역할의 조직이 필요한데, 이를 '수초'라고 일컫는다. 즉, 탈수초란 피복이 벗겨진 전선과 유사하다. 전선이 벗겨지면 중간에 전류가 소실돼 기기가 오작동 하게 되는 것처럼 탈수초의 진행은 신경과 이어진 감각과 운동의 기능에 문제를 불러온다. 시신경척수염의 증상은 양측 급성시각신경염과 횡단척수염이 동시에 또는 수주 간격을 두고 발생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급속한 시력장애, 근력약화, 보행장애, 하반신의 지각 운동 장애, 감각저하, 대소변 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의 25%는 시신경염과 급성 척수염이 동시에 발병하고 수년간 재발이 없으나, 나머지 75%는 수개월 또는 수년의 간격을 두고 따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시신경척수염 증상이 급성으로 발생했을 때는 염증을 최소화하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를 쓴다. 신경장애가 심하면 '혈장교환술'을 해야 한다. 혈장교환술은 피를 걸러 원인이 되는 혈액 내 성분(항체)을 없애주는 것이다. 급성기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로는 특정 면역세포(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주사치료, 경구 면역억제치료가 있다. ◇조기 진단 위해 '항아쿠아포린4 IgG 항체 검사' 활용시신경척수염은 다발성경화증과 초기 증상이 유사해 다발성경화증으로 오인되거나 질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시신경척수염의 주요 증상인 시신경염과 척수염이 다발성경화증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시신경척수염은 과거 다발성경화증의 한 아형으로 분류됐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 항아쿠아포린4(anti-AQP-4) 항체라고 불리는 시신경척수염만의 특이 항체가 규명되면서 독립 질환이 됐다.현재는 '항아쿠아포린4 IgG 항체 검사'라는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두 질환이 거의 완전히 구별되고 있는 것. 이 검사는 2015년 국내에서도 의료용 검사로서 허가를 받아 현재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GC녹십자의료재단은 전국의 대학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의료기관에 해당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항아쿠아포린4 IgG 항체 검사는 환자에게 채취한 혈액에서 항아쿠아포린4 IgG를 검출·분석함으로써 시신경척수염을 진단할 수 있다. 시신경척수염은 한 번 발병하면 그 후유증이 심각해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만큼, 해당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 및 효과적인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지원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시신경척수염과 다발성경화증은 모두 중추신경계의 염증탈수초질환으로 뇌, 시신경, 또는 척수를 반복적으로 침범하는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며 "두 질환은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항아쿠아포린4 IgG 항체 검사를 통해 정확히 감별·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기침 소리는 여러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가 되곤 한다. 기침은 기도 점막이 자극을 받아 갑자기 숨소리를 터뜨리는 것으로, 보통 ‘콜록콜록’ ‘에취’와 같은 소리를 내지만 질환에 따라서는 바람이 새는 소리, 굵은 소리 등을 내기도 한다. 기침 소리별 의심 질환에 대해 소개한다.가래 없이 마른기침만 한다면?가래가 나오지 않고 ‘콜록콜록’ ‘에취’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마른기침을 한다면 ‘역류성식도염’ 또는 ‘후비루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역류성식도염은 역류한 위산이 식도로 올라와 가슴 쓰림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위산이 목, 인후두(입천장·식도 사이)에 닿으면 가래 없이 마른기침을 하게 된다. 후비루증후군은 코와 코 주변 얼굴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서 만들어지는 점액이 입안과 식도 사이 통로에 고이는 질환이다. 목에 고인 점액은 마른기침을 유발하며, 이물감을 느끼도록 한다. 이로 인해 계속해서 뱉어내려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목을 압박해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기침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난다면?휘파람 소리와 비슷한 기침 소리를 내거나 ‘쉭쉭’ 바람이 새는 소리가 난다면 천식일 수 있다. 천식은 기관지 알레르기 염증 반응에 의해 발생하며,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서 가래, 흉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 기침할 때 바람 새는 소리가 날 경우 폐 속까지 염증이 침투했을 수 있다. 염증 때문에 폐 속 기관지가 예민해지고 좁아지면 숨을 잘 못 쉬게 되고 이 같은 기침 소리가 나는 것이다. 천식 환자의 경우 좁아진 기관지를 넓히는 과정에서 한 번 시작된 기침이 그치지 않고 계속될 수도 있다.평소보다 기침 소리가 굵어졌다면?‘컹컹’ 소리를 내는 등 평소보다 기침 소리가 굵어졌다면 ‘급성폐쇄성후두염’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폐쇄성후두염은 후두에 염증이 생겨 호흡곤란, 흉벽 함몰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후두와 같은 상부 기관지에는 목소리를 내는 성대가 있는데, 이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면 목소리가 변하고 기침이 굵어져 ‘컹컹’ 소리가 나게 된다. 목이 쉬거나 숨을 들이마실 때 소리가 나는 경우에도 급성폐쇄성후두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
-
국내 크론병 환자가 20대에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2020년 ‘크론병’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11일 발표했다.◇20대가 약 30%로 가장 많아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내 크론병 진료 인원은 계속 증가 추세다. 국내 환자 수는 지난 2016년 1만9332명에서 2020년 2만5532명으로 6200명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7.2%로 나타났다. 남성은 같은 기간 34.2%, 여성은 27.9% 증가했다. 환자를 연령별로 나눴을 때는 2020년 기준 20대가 30.4%(775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30대 22.6%(5774명), 40대 14.6%(3729명) 순이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최근 10대, 2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류 섭취와 패스트푸드 섭취가 증가하는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질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검사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조기 검사로 조기 진단율이 올라간 것도 젊은 환자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상 면역반응’ 발생이 원인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요인, 면역 요인, 환경 요인, 장내 미생물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돼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석 교수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여러 다양한 환경요인이 작용하여 발병한다고 하는데, 우리 몸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면역계가 장내 세균총의 변화 등의 계기로 이상 면역반응을 유발하여 장 점막을 적으로 간주하고 지속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크론병이 농촌보다 도시에서 발생률이 높고, 유럽 이주 아시아인에서 발병률이 높고, 고소득층에서 잘 생기는 사실 등은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중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크론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흡연, 식사, 감염 등이 있으며, 이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크론병 발병에 관여한다는 주장들이 있다.◇복통·설사가 흔한 초기 증상크론병은 발병 초기에 증상이 심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처음 발병 후 진단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복통과 설사가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복통은 우하복부에서 가장 흔하며 식후에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조용석 교수는 “식욕감소, 구역, 피로감, 체중감소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며 “항문 주위 병변도 흔해서 항문열상, 누공, 농양 등이 잘 발생하여 단순 치질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크론병은 주로 장관을 침범하여 증상이 나타나지만 장 이외의 부분에서 이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를 장외 증상이라고 하는데 관절통, 피부 병변, 포도막염 등의 눈 증상, 간기능 이상 등이 있다. 이런 장외증상은 장내 염증이 호전되면 같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조 교수는 “크론병은 일반적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보인다”고 말했다.크론병은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치루 등의 항문 주위 합병증이 흔히 발생하며, 장 천공, 복강내 농양, 누공, 출혈, 폐색 등이 발생하여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육류 섭취 줄이고 섬유질 늘려야크론병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치유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목적의 약물섭취가 기본적인 치료이다. 항염증제인 메살라진 제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는 생물학제제라고 하는 주사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주사 치료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나 천공이나 복강내 농양, 누공, 장 폐색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한다.크론병 예방법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장내세균총의 변화가 크론병 원인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며,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육류의 섭취 증가와 섬유질, 과일 및 채소의 섭취 감소로 대표되는 서구식 식습관이 장내세균총의 변화와 크론병의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조용석 교수는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육류 위주의 식사보다 섬유질 섭취를 늘이는 균형 잡힌 건강한 식생활이 크론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또한 크론병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서 더 잘 걸리므로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11일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사망 위험이 큰 고위험군의 추가접종(부스터 샷) 적극 참여를 요청했다. 코로나 중증·사망 고위험군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및 감염 취약시설(노인, 장애인, 노숙인 등 시설)에 입원·입소 중인 사람이다.우리나라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율은 인구 대비 77.2%(11.10. 0시 기준)로 매우 높고, 높은 접종률에 힘입어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사망 예방 효과도 90%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주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452명) 중 미 접종자와 불완전 접종자의 비율은 71.9%이지만, 완전접종자의 비율은 28.1%로 단순 비교 시에도 2.5배 이상 큰 차이를 보인다.그러나 기본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접종 효과 감소(Waning effect)와 이로 인한 돌파 감염 발생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 중 상반기에 접종한 고령층(60세 이상)의 비중이 증가추세다. 11월 1주 기준으로, 전체 확진자 중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율은 약 30% 수준이며, 하루평균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전주 대비 1.5배 증가했다.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집단발생과 확진자도 늘어나고 있다.추진단은 "예방접종을 통한 중증·사망 예방 효과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델타변이 우세종화, 접종 효과 감소, 집단발생 증가,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방역수칙 완화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불가피하게 중증·사망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보호와 의료체계 유지 등을 통해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안전한 이행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추가접종은 원칙적으로 기본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난 후부터, 될 수 있으면 8개월 이내에 추가접종을 시행한다. 면역저하자는 기본접종으로 면역형성이 불완전하고, 얀센 백신 접종자는 돌파감염 발생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 기본접종 완료 2개월 이후부터 추가접종을 권고한다.추가접종 대상자의 경우, 내일(12일)부터는 SNS(카카오·네이버) 당일예약 서비스를 이용해 잔여백신을 예약해 추가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 추가접종 사전예약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잔여백신을 통해 당일 접종을 예약할 경우 기존의 추가접종 예약은 자동으로 취소된다.
-
-
-
-
입동과 함께 시작된 본격 추위에 따뜻한 길거리 음식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따끈따끈한 군고구마와 군밤 그리고 귤 등 겨울철 간식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군밤9~12월이 제철인 밤은 생으로, 또는 굽거나 찌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다. 동의보감에 밤은 '기를 북돋아 주고, 위와 장을 든든하게 해주며, 배고프지 않게 해준다'라고 기록돼있다. 실제 밤은 5대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를 골고루 갖춘 '완전 영양식품'이다. 특히 비타민B1이 쌀의 4배나 함유돼 있어 '피로해소제'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밤 속 함유된 비타민C, 폴리페놀 등 다양한 항산화 물질은 심장병 위험을 낮춰준다. 다만, 열량이 낮지 않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군고구마고구마에는 비타민B, 비타민C,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을 도와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 군고구마 1개(130g)는 약 112kcal로 포만감이 오래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고구마의 섬유질은 다른 식품보다 흡착력이 강하다. 장에서 노폐물, 지방, 콜레스테롤과 잘 흡착돼 이를 몸 밖으로 내보낸다. 다만, 고구마를 구우면 혈당지수가 높아져 혈당을 빠르게 높이므로 당뇨병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귤풍부한 비타민C가 면역력을 향상시켜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과일 중 감귤류에만 있는 비타민P는 항산화 물질의 일종인 헤스페리딘 성분이 함유돼있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귤 알맹이에 붙어있는 하얀 실은 '알베로'라 불리는 섬유질로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비타민C의 성인 1일 영양권장량이 60~100mg이다. 따라서 1회 귤 섭취량으로 단 1개만 권장한다.
-
도로 위와 차량 안에는 무수히 많은 CCTV가 있다. 마찬가지로 수술실에서도 각종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혹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CCTV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교통사고와 의료사고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교통사고의 경우 단지 도로위에 CCTV를 다는 것만으로도 예방효과가 있으며, 차량안의 CCTV는 교통사고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하지만 의료사고와 관련해서도 도로 위 CCTV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의료사고는 교통사고와 다르다일단 교통사고는 건강한 사람이 자동차라는 기계에 의지하여 움직이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고, 의료사고는 아픈 사람을 건강한 상태로 돌리려는 과정에서 원하지 않은 악결과(惡結果)가 발생하는 것이다. 도로 위 CCTV의 경우, 운전자를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사고는 덜 생기게 된다. 한편 수술실에 CCTV로 의료진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은 좀 다른 문제다. 환자를 살리기 위한 과정은 단지 안전운전처럼 조심만 한다고 환자가 더 잘 치료가 되거나 의료사고가 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악결과가 나온 이후의 관계자의 태도도 다르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시비비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CCTV 영상만 가지고도 합리적 사고에 기반하여 비교적 서로 합일되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의료사고는 사뭇 다르다.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사고 외에 다른 영역이 존재하고 이는 이성적 영역이 아니다. 즉, 의료사고를 중재하기 위해서는 이성적 판단 이상의 해법이 필요하다.10여 년 전 모 의료원 응급실에서 진료과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자정 무렵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20세 대학생이 고층에서 떨어져 사망한 채로 119에 실려 왔다. 타지에서 유학 온 학생이라서 고인의 보호자는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이미 사망한 자신의 딸을 보면서 망연자실했고, 우리 의료진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달라고 절규했다. 이미 사망한 고인을 영안실로 모셔야 함에도 마치 실성한 듯한 고인의 어머님에게 누구도 그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그 어머니는 맨발로 응급실 이곳저곳을 방황하며 울다가, 고인과 함께 있었던 대학선배들에게 갑자기 다가가 화를 내기도 하였고, 이미 사망한 고인 쪽으로 내 손을 잡아 강제로 끌고 가려고도 했다. 이렇듯 절규하는 어머님에게 짜증을 내거나 탓하는 의료진은 당연히 없었고, 심지어 그 모습에 너무도 마음이 아파서 문득 사망한 지 여러 시간이 지났음에도 ‘심폐소생술을 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으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정적으로 보이지만 첨예한 수술실수술실은 정적으로 보이나 더욱 첨예하다. 특히 시간을 조금만 지체해도 사망에 이를 정도로 중한 상황 즉, 수술방에 들어가 테이블 위에서 돌아가시지 않고 살아나올 가능성이 1%도 안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보호자는 수술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의료진에게 그저 최선만 다 해 주라고 말하고 수술동의서에 사인도 하지만, 그 뜻이 결코 99% 사망할 것이라는 것을 온전히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기에, 수술 이후의 악결과에 대해서 의료진 앞에서 절규하고 원망하곤 한다. 이러한 상황들은 결코 보호자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병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광경이다.인간은 예견된 죽음이라는 것을 이성적으로 예측했더라도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인 듯 하다. 그래서, 교통사고와는 달리 일단 의료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그 책임소재 여부나 예견된 악결과였다고 하더라도 보호자를 위로하고 유감을 표하는 것이 의료진의 의무이기도 하다. 이렇듯 교통사고와 의료사고는 원치 않는 사고발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예방이나 사고발생 때 해법은 상당히 다르다.◇CCTV 강제화가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가?앞서 언급했듯이 위중한 상황에서 보호자가 온전히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수술실에서 의료행위는 다른 공간에서의 의료행위보다 더욱 긴장되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란 영화에서도 보면 주인공이 손가락을 다쳤을 때 주위 동료들이 아무도 수술해 주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아무리 주인공이 의사이고 극악한 난이도의 수술로 실패해도 원망하지 않겠다고 호소했으나, 막상 수술 후 악결과에 대한 상심은 사라지지 않을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수술실에 CCTV를 강제로 달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수술 성공율 1%의 가능성에 동의하고 수술했더라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 수술이 끝난 후 보호자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싶어지게 될 것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이것은 보호자가 이상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이성적인 판단과 제대로 수술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감정이 생기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이다. 수술실에 상주하는 마취과 교수님의 칼럼 일부를 인용해본다. “필자와 같은 마취과 의사도 24시간 카메라의 감시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나이가 많거나 각종 질환으로 이미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수술에는 참여하는 것이 꺼려진다. 만에 하나라도 결과가 좋지 않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화면을 돌려보는 상황이 되었을 때 수술실에서의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어떻게 해석되고 오해를 부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수술 도중 환자의 상태는 시시각각 변하기 일쑤다. 의료진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며 급하면 수술실 밖에 있던 의료진을 불러 수술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잘못한 게 없는지'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보면 다 의심스러운 광경이다. 의료진의 과감한 용기는 '성급함'으로, 조급한 마음은 '부주의'로, 수술실에서 늘상 있는 환자의 상태 변화는 '사고'로 오인되기 십상이다.”특히나 환자가 수술대 위에서 사망했다면 의사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다 의심스럽지 않을까. 이러한 의심이 소송으로 번질 거라는 우려까지 든다면 ‘강제로 설치된 수술실 CCTV아래에서 수술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공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번 법안 발의의 배경에는 사실상 소송의 자료로 쓰일 목적임을 명시하고 있다.◇수술실 상황 판단에 CCTV가 도움이 될까?한편, 수술실 안에 CCTV설치 강제화로 본래 입법목적인 의료사고예방 및 혹시 발생할지 모를 소송의 자료로 사용하여 억울한 의료사고로부터 환자를 일부 보호해 줄 수 있기는 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란 생각이다. 사실 수술실 안에 CCTV를 설치했다고 해서 수술실의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복강경, 로봇수술 등이 늘어나고 있는 현대 의료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이미 CCTV 영상보다 정확한 자료는 이미 녹화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CCTV의 해상도가 낮다면 수술자가 누군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리수술 등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싶다면, 수술실 문 바로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는 의료진의 출입을 감시한다든지, 수술실을 들어올 때 지문 등 생체인식을 하고 들어가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해법이다.환자에게 최악의 결과는 CCTV 영상에 보여지는 만큼만 최적화된 수술이 이루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이다. 심지어 부실한 수술에 면죄부를 주는 수단으로까지 악용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생각한다.수술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는 집도의는 낮은 수술 성공률이 예측되더라도 수술이 끝나고 나면 당연히 수술의 전과정을 돌이켜보며 자책하고 안타까워하기 마련이다. 이는 거창하게 직업윤리라는 것을 들이밀지 않아도 모든 직업인에게 생기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비즈니스 성공률이 낮아도 도전하고,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항상 아쉬워하며 스스로를 책망하며 실패를 복기한다. 그런데 수술실 CCTV가 있다면 수술의 악결과에 대한 책임을 CCTV 영상에 전가하지 않을까? 스스로 수술결과에 아쉬움이 있다고 생각되어도 ‘CCTV영상으로 봐서 문제가 없으면 의료사고는 아니지’ 라는 생각과 더불어, 보호자가 수술결과에 대해서 원망하더라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CCTV 보시죠’ 하면서 매몰차게 CCTV에 그 책임을 넘겨버리지 않을까? 당연히 이렇게까지 막가지는 않겠지만, 이런 식으로 의료행태의 변화가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그 피해는 수술실 위에서 최선의 수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너무 끔찍한 상상인가? 그런데, 단지 상상만인 아닐 수도 있다고 본다. 과거에도 간단해 보이는 판결로도 의료행태 전반에 영향을 끼친 사례는 많이 있었다. 보라매 병원 사건이 대표적이다.술에 취해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머리를 다친 남성을 부인이 퇴원시킨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에 자발호흡이 없는 환자로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이러한 상황에도 보호자는 퇴원을 강하게 원하였고, 환자는 퇴원 후 집에서 사망하였다. 대법원 판결까지 진행된 이 사건은 의학적 권고에 반하는 환자의 퇴원(discharge against medical advice)이더라도 의사에게 살인방조죄의 책임을 물었던 것이다.과거에는 병원에서 죽으면 객사라는 미신도 있었던 터라 회복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 집에서 돌아가시도록 돕기도 했었다. 즉, 의사가 환자를 집에까지 모시고 가 집에서 사망선고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라매 병원 판결 이후로 병원에서는 소생가능성이 전혀 없는 환자의 퇴원 요구를 거절하였고, 환자들은 집이 아닌 병원에서 그 삶을 마감하게 되었다. 과도기적 시기에는 판결이야 그렇게 났지만 반나절도 못 넘기고 돌아가실 것이 확실한 환자를 어떻게 중환자실에 붙들고만 있냐고 주장하면서 예전처럼 집에서 돌아가실 수 있게 보내드렸던 일부 의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판결에 순응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죽음이 확실한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태도 및 대한민국 장례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아마도 이 시기 즈음해서 대학병원의 부대시설로 장례식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것 같다. 한편 최근에는 반대로 고귀한 죽음에 대해서 다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수술실 CCTV 강제화 입법도 마찬가지 경과를 가질 것이다. ‘CCTV 하나 다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간단한 생각이 의료계 생태계 자체를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고 수술대 위의 환자에게는 그 변화가 치명적일 수 있다.
-
-
-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취침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 데이비드 플랜스 교수 연구팀은 남녀 8만8026명(43~79세, 여성의 비율 58%)을 대상으로 진행된 영국 바이오뱅크의 조사를 활용해 취침 시간이 심장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그 결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밤 10시에서 10시59분에 취침하는 사람에 비해 밤 12시 이후 취침하는 사람은 25%, 밤 11시에서 11시59분에 취침하는 사람은 12%, 밤 10시 이전에 취침하는 사람은 2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 수면 시간, 취침 시간 불규칙, 흡연, 체중, 당뇨병, 혈압, 혈중 지질, 사회경제적 수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데이비드 플랜스 교수는 "취침 시각이 우리 몸에 형성된 생체시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심혈관 건강까지 좌우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 Digital Health) 최신호에 발표됐다.
-
-
-
근육량이 적절한 건강한 몸을 만들려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에 도움을 주는 음식 하면 곧잘 닭가슴살을 떠올리는데, 닭가슴살 같은 동물성 단백질에는 단점이 있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많다는 것. 동물성 단백질은 대부분 식물성보다 열량이 높아 비만 확률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심혈관질환 위험도 커진다. 동물성 단백질만 먹으면 식물성 단백질을 균형있게 섭취한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더 높다는 일본 도쿄 국립암센터 연구 결과도 있다. JAMA(미국의사협회지)에 실린 해당 연구에 따르면,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 중 4%를 식물성으로 대체한 그룹에서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42%나 낮아졌다. 그렇다면, 동물성 단백질 대신 섭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물성 고단백 식품엔 어떤 게 있을까? 대두, 피스타치오, 호박씨가 대표적이다.대두의 단백질 함유량은 닭가슴살과 비슷하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을 보면 대두 34g, 닭가슴살 35g으로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대두에 포함된 영양소인 이소플라본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을 확장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피스타치오는 최근 미국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식품으로 떠오르는 견과류다. 미국식품의약국(FDA)는 피스타치오를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적정한 양으로 가지고 있는 음식"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일종의 '완전 단백질'인 셈이다. 실제 피스타치오는 육류와 유제품을 기피하는 채식주의자에게 추천하는 단백질 대용 식품이다. 구운 피스타치오는 우유 수준의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호박씨 역시 100g당 단백질 함량 29g으로 고단백 식품이다. 망간이나 마그네슘도 풍부하며, 항산화 효과를 볼 수 있는 비타민E도 들어 있다. 의외의 효과도 있는데, 전립선 비대증 개선이다. 호박씨 오일을 1년간 섭취한 남성은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완화된다는 보고가 있다.
-
-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전날 대비 2520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2000명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38만8351명이라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473명, 사망자는 21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033명(치명률 0.78%)이다.신규 확진 중 국내 발생은 2494명이다. 지역별로 서울 999명, 경기 816명, 인천 186명, 경남 76명, 부산 68명, 충남 50명, 대구 42명, 전북 39명, 대전, 충북 각 34명, 경북 33명, 광주 32명, 강원 28명, 울산 20명, 전남 17명, 제주 14명, 세종 6명이다.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총 26명이다. 13명은 검역단계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13명은 지역별로 서울, 경기 각 5명, 부산, 인천, 강원 각 1명으로 확인됐다.유입 대륙별 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오세아니아 11명, 유럽 7명, 중국 외 아시아 4명, 아메리카3명, 중국 1명 순으로 많았다.
-
춤을 이용한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 증상을 호전시키고,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드러났다.파킨슨병은 뇌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치매, 뇌졸중과 함께 노인성 3대 질환으로 손꼽힌다. 국내 60세 이상 노인의 1~1.5%가 앓고 있으며,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치가 덩샤오핑, 배우 로빈 윌리엄스, 요한 바오로 2세 등이 파킨슨병 환자로 알려졌는데,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떨리고, 사지가 뻣뻣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며 몸이 엉거주춤하게 굽고 기억력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동반된다는 특징이 있다. 오래 앓을수록 증상이 나빠지고 합병증 발병으로 통증도 발생하게 되며,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 고성범 교수 연구팀은 2019년 고대구로병원 이상운동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파킨슨병 환자 9명(평균 나이 69세, 파킨슨병 발병 기간 평균 5.3년)을 대상으로 6개월간 무용 치료 (펠든크라이스 기법®을 적용한 무용 치료)를 진행해 효과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6개월간 주 1회 무용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 경과 3개월, 6개월 시점과 치료가 끝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환자들의 파킨슨병 운동 및 비운동 증상을 다각도의 척도를 적용해 비교 분석했다.그 결과, 운동장애 정도를 나타내는 ‘통합파킨슨병 운동 척도검사’에서는 처음 무용 치료를 시작한 후 6개월 동안 약물 용량의 증가 없이도 증상이 호전됐으며, 무용 치료 중단 후 6개월이 경과하자 증상이 다시 악화됐다. 보행장애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정량화한 ‘보행분석 검사’에서는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보폭의 길이가 길어지는 등 보행이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균형 유지 능력을 평가하는 ‘Tinnetti 척도 검사’에서는 무용치료 기간 동안 악화되지 않고 유지됐으나, 치료 종료 후 증상이 악화된 것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무용 치료는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 비운동 증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는데, 비운동증상 지표(NMSS)와 우울증 등급 척도(MADRS), 파킨슨병 설문지(PDQ-39)등의 척도 분석 결과 치료 기간 중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무용 치료 중단 이후 급격히 증가함이 확인됐다.고성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의 주된 증상인 경직, 서동증 등의 감소와 보행장애를 개선시키고, 더불어 우울증 및 삶의 질 개선 등의 측면에서도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운동·균형·비운동 척도, 보행 정량적 분석, 우울증 척도 및 삶의 질 척도를 다각적으로 증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며 "무용 치료가 파킨슨병의 다양한 증상 조절을 위한 보완요법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속적인 운동 요법이 파킨슨병 증상 호전에 중요함을 시사하는데, 요즘처럼 신체활동이 제한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운동적, 비운동적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며 "이들을 위한 운동 요법의 개발 및 비대면 시대에 맞춘 온라인 교육 실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Movement Disorders(JMD)'에 11월 게재됐다.
-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안 보이게 되는 ‘노안’도 점안제 몇 방울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노안은 눈 속 볼록한 렌즈 모양의 수정체가 노화로 탄력을 잃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지금까지는 돋보기안경, 이중·다초점렌즈, 노안 교정술 등을 이용해 시력 교정법에만 치료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이미 노화로 잃어버린 수정체 탄력을 되돌리거나, 수정체 탄력을 조절하는 근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는 어렵기 때문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과거로의 회귀를 가능하게 해주는 신약이 나왔다.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수정체 탄력을 되돌리는 최초의 점안형 노안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다.◇FDA 승인 최초 노안 치료제 나와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노안 치료제는 애브비 제약회사와 자회사인 앨러간 제약회사가 개발한 ‘뷰티(Vuity)'란 제품으로, 염산 필로카르핀(pilocarpine hydrochloride) 1.25% 점안액이다. 한 방울, 눈에 떨어뜨리면 15분 만에 시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대 6시간 동안 지속되며, 치료 효과를 누리려면 매일 점안액을 넣어줘야 한다.뷰티는 노안으로 진단된 40~55세 성인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차례의 3상 임상시험(GEMINI)에서 효과를 입증하면서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필로카르핀 점안액, 한 그룹에는 가짜 점안액을 양쪽 눈에 하루 한 번 30일 동안 점안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가까운 거리와 중간 거리 시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 거리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근거리 시력(DCNVA)이 위약을 점안한 그룹보다 3시간 뒤에는 22.5%, 6시간 뒤에는 32.2% 더 높게 나타났다. 치료와 관련해 중증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통, 안구 충혈 등 가벼운 부작용은 보고됐는데, 실험 참가자의 약 5%가 두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모양체·동공 수축, 가까운 물체 ‘선명’해져 어떻게 점안액 하나로 먼 거리를 보는 시력은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가까운 거리만 더 잘 볼 수 있게 되는 걸까? 삼성서울병원 안과 임동희 교수는 “필로카프린은 수정체 탄력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을 수축한다”며 “모양체 수축으로 수정체가 두꺼워지면서 동시에 앞으로 이동하게 돼, 근거리를 조금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필로카프린은 눈에서 조리개 작용을 하는 홍채도 수축시킨다. 홍채가 수축해 동공이 바늘구멍처럼 작아지면 근시를 약하게 유발해 노안을 교정할 수 있다.획기적으로 보이는 이 약물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기존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추는 데 사용됐었다. 가천대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는 “필로카프린 2%는 약 30년 전 녹내장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약물이다”라며 “농도를 조절해 이번에 노안 치료제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 교수는 “녹내장 치료제로 쓰일 때 충혈, 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꽤 있었고, 안약이라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론적으로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을 떨어트릴 수 있어 농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더 좋은 약이 많이 나와 녹내장 치료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노안 초기 40~50대에게 도움 될 듯실제로 노안 치료제로 상용화된다면, 40~50대의 노안 초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0세 이상에서는 노안과 함께 눈의 수정체가 흐려져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야가 뿌옇다면,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게 돼도 시력 개선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상용화는 언제쯤?한국에서는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까? 시장의 판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수요를 생각하면 곧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동흔 교수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노안으로 힘들어 관심 있어 할 수요층이 두꺼우므로 꽤 빨리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노안 치료제 분야의 후발주자도 대기 중이다. 필로카르핀 성분 노안 치료제를 기기로 투여하는 아이노비아사의 마이크로라인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1년 연구 결과에 따라 FDA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확장되는 국제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임동희 교수는 “노안 치료제에 대한 국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한국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근시 억제제인 아트로핀이라는 제품이 외국에서는 꽤 오래 전 승인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허가가 안 나다 올해 처음으로 출시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