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최저출산율, 부적절한 민원과 소송, 과도한 업무 등으로 인해 붕괴 직전의 위기에 처한 소아청소년과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전폭 지원에 나섰다. 소아청소년 야간·진찰료는 2배 인상하는 건 기본이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겐 월 100만원의 수당을 추가 지급한다. 불가항력 사고가 발생했을 땐 법률적 지원도 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아 의료체계 개선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개선대책을 구체화한 것이다. 부모, 아이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소아의료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춘 이번 대책 실현을 위해 약 3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소청과 전공의에 월 100만원 지급·의료사고 보상까지정부는 미래 소아청소년 의료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결정했다. 소아과 전공의·소아분야 전임의에게 매월 100만 원 수련보조수당 지급한다. 동시에 질 높은 전문의를 육성하기 위해 의대생·전공의 교육과 수련을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중심으로 강화하고, 향후 전공의 선택과 연계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또한 소청과 기피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의료 분쟁에 대해 법률적 지원을 한다. 정부는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현실성 있는 보상방안을 검토한다. 의료계, 환자단체,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의료인의 법적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사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도 마련할 계획이다. 국회에서는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인의 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야간·휴일 소아진료, 조제엔 보상 2배소아청소년이 언제든 전문가에게 진료와 처방을 받고, 약을 탈 수 있도록 관련 수가를 2배 인상한다. 정부는 의료이용이 어려운 야간·휴일 소아진료에 대해 집중 보상을 결정했다. 심야시간(2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6세 미만 병·의원급 진찰료와 약국에 대한 보상을 2배로 인상한다.달빛어린이병원 운영지원과 야간·휴일 진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야간·휴일 소아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을 확충하고, 개소당 평균 2억 원(국비 1억 원) 운영비를 지원하고, 주당 운영시간에 따른 수가를 차등 보상한다. 인근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와 연계·협력체계를 구축해 중증도에 따른 적정 의료기관 이용을 유도하고, 응급실 과밀화도 해소한다.아이가 아플 때 응급 및 야간휴일 운영 의료기관 안내 등 전화로 상담할 수 있도록 소아상담센터도 구축(5개소)한다.이와 함께 지역 병의원을 통한 소아 건강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영유아 검진 수가 인상과 국가예방접종 시행비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동네 병·의원을 통한 소아 건강과 발달에 대한 심층상담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과 절차 간소화 등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지역의 소아 전문진료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대한 정책가산을 신설,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6세 미만 소아환자 진료 시 가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공공전문진료센터에만 61억… 중증·응급 소아진료 지원 강화 중증·응급 소아청소년 지원은 별도로 챙긴다. 중증 소아환자 진료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에 대한 시설·장비비 등 예산을 올해 10억원에서 내년도 61억원으로 증액한다. 중증소아 진료에 필요한 필수 장비·시설을 확충하고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아·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를 인상한다. 중증소아 수술에 대한 보상은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또한 중증 소아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확충(10개소→12개소)하고 운영 지원도 확대(2023년 52억 원→2024년 78억 원)하며, 소아 응급진료 활성화를 위해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진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저연령일수록 투입되는 업무부담이 큰 점을 고려, 1세 미만 입원 시 입원료에 대한 소아 연령가산도 확대한다. 신생아는 24시간 돌봄 및 높은 수준의 감염관리 필요성을 감안해 병·의원급 신생아실과 모자동실 입원료를 50% 인상한다.소아 입원진료에 필요한 전문의 확충도 지원한다. 상시 소아환자 입원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입원전담전문의가 진료하는 병동에 소아 환자 입원 시 연령 가산을 신설하고, 야간 근무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중증소아 진료인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필수 소아진료(인력, 시설 등) 요건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보상 강화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전국 5개 권역에 소아암 거점병원을 육성하고 안정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의료인력 확보 및 지역 내 의료인력 활용을 지원한다.◇병원 간 협력으로 끊김 없는 심층 진료 정부는 아동병원 등 협력 거점병원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소아진료 2차병원 기능수행에 필요한 소아의료 인력 및 시설 등을 확보해 협력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아동병원의 역량을 강화한다. 소아전문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역량이 갖추어진 병원의 전문병원 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지역 내 상시 소아의료 제공에 어려움이 없도록, 개별 기관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야간·휴일 소아진료 환자 연계를 위해 병원 간 협력을 추진하고 개방병원 등 인력 공동활용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추진한다. 동시에 2차병원을 중심(협력 주축병원)으로, 지역 내 신속한 소아환자 의뢰·회송 및 연계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소아진료에 대한 개선된 미래 전망을 제시해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병·의원부터 중증소아 진료기관까지 차질 없이 연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앞으로도 부모와 아이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소아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장과 소통하면서 대책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한편, 의료계는 정부의 소아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후속대책을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소아의료체계 개선 후속대책은 당면해 있는 소아의료 분야의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는 못하다"며 "앞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후속 지원책이 마련될 것을 기대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소아청소년과 기피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되어야 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법적·제도적·재정적 지원 강화를 통해 소아청소년과에 우수한 의료 인력이 자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추석 명절에 생길 수 있는 슬픈 일은 무엇일까? 갑작스러운 설사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되는 건 명절에 겪을 수 있는 슬픈 일 중 하나일 것이다. 설사가 심해 병원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일 때 일반의약품 지사제는 유용한 대안이 된다. 하지만 지사제 종류는 너무 많고, 지사제는 함부로 먹었다간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단 얘기도 있다. 명절에 설사로 고통받는 일이 없는 게 가장 좋겠으나 만일을 대비해 갑작스러운 설사에 유용한 지사제를 미리 알아두자.◇설사 한 번에 바로 지사제는 금물… 따뜻한 물·이온음료부터설사를 멈춰줄 약은 다양하지만, 설사를 했다고 해서 바로 지사제를 복용해선 안 된다. 지사제를 써야 할 때는 따로 있다. 대한약사회 김성철 학술위원(약사)은 "지사제는 무엇을 먹어도 설사를 하고, 하루에도 설사가 수 회 반복돼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이 발생했을 때 복용하는 약이다"며 "단순히 묽은 변을 봤다거나 하루 1~2회 정도의 설사를 했을 때 복용하는 약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설사는 몸에 세균 등 나쁜 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 현상이다"며 "지사제로 배출 행위를 인위적으로 멈추면 체내에서 세균 등이 번식해 상태를 악화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지사제를 복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지사제 복용이 아니라 응급실이라도 찾아가야 할 설사도 있다. 강북연세병원 윤태욱 원장(내과 전문의)은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온다거나 설사와 함께 발열 증상이 있을 땐 단순 설사가 아니라 감염성 세균질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위의 증상이 있을 땐 일반의약품 지사제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윤태욱 원장은 "혈변이나 발열이 동반되지 않은 설사는 하루 3회 이상일 때, 설사 횟수와 양이 계속 늘어날 때 복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사의 횟수나 양이 많지 않고, 단순히 변이 묽은 상태라면 탈수 예방차원에서 따뜻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많이 마시고, 부드러운 식사를 하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가장 무난한 건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그렇다면 지사제가 필요할 만큼 설사를 많이 하고, 병원엔 갈 수 없을 때 가장 무난한 건 어떤 약일까? 의·약사 모두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 성분의 지사제를 추천했다. 일명 '스멕타이트'로 불리는 이 성분은 장내 세균과 독소 등을 흡착해 배설한다.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로는 대웅제약의 ‘디옥타’와 '스타빅', 대원제약 ‘포타겔’ 등이 있다. 김성철 약사는 "스멕타이트 성분은 세균과 장 독소 등의 물질을 함께 흡착, 배설하기 때문에 가장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스멕타이트 계열 지사제를 복용한 후에도 설사가 멈추지 않으면 다른 성분의 약을 순서대로 시도해볼 수 있다. 윤태욱 원장은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가 듣지 않으면, '정로환' 등 생약성분 지사제를 먼저 시도해보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장운동 억제제인 로페라미드나 스코폴리아 성분이 든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로페라미드나 스코폴리아 성분은 장운동을 억제해 설사를 멈추게 하는 원리의 약인데, 그러다보니 설사의 원인이 되는 음식물이나 바이러스가 장 안에 오래 머무르게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지사제는 복용 중단 시점도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지사제라도 설사가 멈춤과 동시에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종종 설사가 반복되는 게 두려워 설사가 멈췄는데도 추가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또다른 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김성철 약사는 "스멕타이트 계열 지사제는 세균은 물론 영양분까지 흡착해 배설하기에 문제가 없는데도 계속 복용하면 영양실조, 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로페라미드나 스코폴리아 등의 성분 지사제는 장운동을 느리게 해 변비가 생길 위험이 커 소아와 노인이 복용할 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물론, 가장 효과적인 지사제보다 좋은 건 설사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윤태욱 원장은 "명절 중 또는 명절 이후 내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은 설사를 많이 하는 장염 환자"라며 "명절 때 기름진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평소보다 위생에 신경을 덜 쓴 게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명절을 건강하게 보내고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면 몇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며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자제하고 개인위생만 철저히 신경 써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
-
-
-
-
-
-
-
-
소아 발달 장애 환자에서 디지털 중재 프로그램을 활용한 홈스피탈 구현 기술이 실증적으로 도움이 될지 확인하는 연구가 최근 보건복지부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보건복지부는 근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의료기관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실증·도입(R&D)'사업 과제를 최근 선정했다. 그중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 두브레인(DoBrain)이 '소아 발달 장애 환자에서 디지털 중재 프로그램을 이용한 홈스피탈 구현 기술 실증 사업'을 맡게 됐다. 총괄은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백린 교수가 맡았다.이번 사업은 의료기관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도록 고려대 구로, 안암, 안산병원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 전국 15개 병원에서 3년간 다기관 임상 실증이 진행될 예정이다.3세~8세 사이의 총 6가지 유형 발달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빈도 발달 지연 3가지 유형인 ▲발달성 언어 장애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 ▲경계선 지능/경도 지적 장애 아동 총 150명 이상과 비교적 드문 유형의 발달 장애인 ▲발달성 협응장애 ▲뇌성 시지각 장애 ▲학습장애 환자 총 60명 이상을 모집하여 총 210명 규모로 진행된다. 또한 해외 아동을 대상으로 한 리월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를 1500명 규모로 수집할 예정이다.소아 발달 장애를 위한 체계적인 홈스피탈 시스템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소아 발달 장애는 인지, 지체, 행동 장애, 퇴행 등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만성 질환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은 없기 때문이다. 이 질환은 소아의 5~10%를 차지하며, 한 영역의 발달 문제가 다른 영역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평균 1년의 대기 시간을 거쳐 병원에서 진단을 받게 되는데 근본적인 치료법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때 절박한 양육자들은 여러 치료 센터를 돌며 긴 시간 동안 고비용의 치료를 받고 검증되지 않은 여러 방법을 시도하곤 한다. 특히 저빈도 장애의 환자 수는 매우 적어서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치료가 어렵다. 게다가 국내에선 치료 센터가 수도권과 거점 도시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의 치료가 제한적이다. 특히 코로나 19를 겪으며 발달장애 환자의 치료는 제약이 더욱 커져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사업에서 15개 병원이 두브레인의 어플케이션과 온라인 양육자 치료 코칭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증하며 발달 장애 치료 중재 효과성을 증명할 예정이다. 임상 연계 확대로 의료시스템 내 도입과 근거 기반 홈스피탈 프로그램으로 확산해나갈 계획이다.은백린 교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진단 이후 막막했던 소아 발달 장애 환자가 병원-가정-치료센터를 연계하여 효율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료기관에서 제품의 사용성과 효과성을 확인하고 성공적으로 과제를 마무리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발달장애 아동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은 교수는 '한국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DST)'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검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일반 국민들이 영유아건강검진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또한 소아청소년 건강증진과 학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0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됐으며, 대통령 표창,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고려대학교 석탑연구상 등을 수상했다.
-
-
-
-
-
-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일까, 괜히 기분이 울적해지고 마음이 허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면 허함을 채우려 자극적인 음식을 폭식하거나, 생각지도 않던 쇼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득 쌓인 택배 박스를 뜯어보는 일명 '언박싱(unboxing)' 콘텐츠 속 몇몇 유튜버들은 "마음이 허한 지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사버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허한 마음, 정말 쇼핑으로 채울 수 있을까?◇쇼핑, 허한 마음에 대한 일종의 보상마음이 허해서 쇼핑을 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서적 허전함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라고 말한다. 마음이 허하다는 건 복합적인 말이지만, 보통 기분이 울적하거나 적절한 보상 자극이 없다는 생각 등에서 비롯되곤 한다. 이때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한다는 실용적인 가치를 넘어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정서적·쾌락적 기능을 한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현대인들은 쇼핑이라는 행위 자체에서 즐겁고 만족스러운 감정을 누리려고 한다"며 "마음이 허할 때 보상을 주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행위를 찾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고 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역시 "허한 마음이 들 땐 친구를 만나거나, 무언가를 먹거나, 소비하는 등 허전함을 채우려는 행동을 한다"며 "그럼 허한 마음에 보상이 주어지면서 마음을 메꾸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억제력 상실되면 '쇼핑중독' 위험도다만, 즐거움을 주는 쇼핑이라도 적정선을 넘어버리면 문제가 된다. 실제로 외로움이나 애정결핍, 공허함 등의 감정을 쇼핑으로 치유하다 '쇼핑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쇼핑중독은 강박적구매장애로 폭식증, 음주 등과 함께 충동조절장애에 속하는 질환이다. 만약 ▲불필요한 물건도 구매하고 ▲사놓고 뜯지도 않은 물건이 많고 ▲빚을 지면서 쇼핑하고 ▲물건보다 사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기고 ▲과소비에 죄책감을 갖지만 쇼핑을 끊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쇼핑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쇼핑중독은 충동과 감정 조절에 관련되는 세로토닌,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보는 순간 기분이 확 좋아진다거나 허전함을 채우는 듯한 욕구가 급격히 생기는 물건에 대해서는 억제력이 상실돼 충동구매를 하는 경향이 커진다. 곽금주 교수는 "이때는 재정적인 부분 등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충동적인 구매는 순간적인 만족을 줄 순 있지만, 이후 오히려 후회가 따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 환경과 심리적 요인도 쇼핑중독의 주원인이다. 실제로 쇼핑중독 환자 중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감정을 쇼핑이라는 행위로 해소하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쇼핑중독은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잘 나타난다. 곽금주 교수에 따르면 이들은 물건을 살 때 '난 이런 걸 구입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입증하는 수단으로 여겨 소비를 지속할 수 있다.◇만족 짧은 쇼핑보다 성취감 오래가는 활동으로 대체해야따라서 쇼핑을 과도하게 많이 하는 것 같다면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허한 마음 때문이라면, 쇼핑이 주는 긍정적인 감정은 단편적이며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쇼핑을 아무리 많이 한들 허한 마음은 달래지지 않을 수 있단 뜻이다. 대신 다른 활동으로 허한 마음의 돌파구를 찾으면 된다. 한규만 교수는 "보상반응이 즉각적이고 짧은 시간 강렬하게 오는 쇼핑보다는, 성취감·만족감이 오래 지속되는 활동을 늘려가는 게 근본적인 치료다"고 말했다. 운동이나 봉사활동, 악기 연주 혹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는 것 등 작은 성취라도 좋다. 특히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운동 자체에 몰입함으로써 주의를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만약 이미 심각한 쇼핑중독 단계에 들어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의들이 제시하는 여러 행동 요법이 있다. 우선 ▲온라인 쇼핑몰 구독을 취소하고 ▲홈쇼핑 채널을 적게 보는 등 쇼핑 유혹으로부터 원체 거리를 둔다. ▲쇼핑 전 구매 체크리스트·쇼핑 후 지출 내역을 작성하고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그럼에도 충동을 이기지 못한다면 충동 자체를 조절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한규만 교수는 "충동은 어느 정도까지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그래프를 많이 그리기 때문에 정점만 잘 넘긴다면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비 충동이 느껴질 때는 산책이나 운동, 친구 만나기, 명상 등 건강한 활동으로 충동을 전환하면 좋다. 여러 노력에도 쇼핑 중독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항우울제 등의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