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소식한희준 기자2026/06/16 09:20
러시아 국적 A씨는 한국에서 안면성형술 등을 받은 뒤 얼굴 비대칭과 흉터, 통증을 이유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찾았다. 중재원은 수술 결과만으로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술 전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고, 동의서도 한글로만 작성돼 환자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결국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돼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됐다.외국인 환자 200만 시대가 열리면서 의료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언어 장벽과 설명의무, 사후관리 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의료분쟁 양상도 달라졌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한 외국인 환자는 201만명으로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환자가 61만897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60만9명, 대만 18만5715명, 미국 17만336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환자 증가는 국내 의료산업 성장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우수한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의료관광 시장이 확대되면서 의료서비스 수출과 병원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가 늘면서 관련 분쟁도 증가 추세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외국인 환자 상담 건수를 살펴보면 2021년 127건에서 2025년 191건으로 늘었다. 특히 2024년 133건에서 2025년 191건으로 43.6% 증가하며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 조정 신청은 지난해 31건, 종결 사건은 19건이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국인 환자 증가와 함께 관련 분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대부분 성립금액이 1000만원 이하였지만 5000만원 이상 고액 사건도 있었다.◇외국인 언어·문화 반영한 설명 필수외국인 환자라고 해서 의료분쟁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 과실 여부와 설명의무, 치료의 적절성 등이 주요 쟁점이라는 점은 국내 환자와 같다. 다만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의료진의 설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환자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A씨 사례 역시 의료진 과실보다는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위험성과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 분쟁이라고 기준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는 진단명과 수술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합병증과 부작용 등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충분히 설명하고 관련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국어 동의서 제공과 전문 통역 지원 역시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최근에는 생성형 AI도 의료분쟁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환자나 보호자가 진료기록을 확보하더라도 전문 지식이 부족해 쟁점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해 진료 과정과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오승준 엑시스 대표변호사는 "과거에는 환자나 보호자가 놓치기 쉬웠던 진료기록상 쟁점이나 설명의무, 검사 지연, 경과관찰 문제 등을 이제는 AI를 통해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AI 보급으로 환자 측이 의료과오 쟁점에 접근하는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AI가 제시한 답안이 실제 사건의 핵심 쟁점과 맞지 않거나 과장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 변호사는 "과실 여부와 무관한 문제들이 분쟁 과정에 반영되면서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외국인 환자가 늘고 AI 활용이 일상화된 만큼 의료 현장에서도 이에 걸맞은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6/12 15:40
인하대병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중증 소아 환자와 가족을 위한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 운영에 나선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와 소아중환자실, 희귀·유전질환 진료체계에 이어 환자 가족의 거주 공간까지 갖추면서, 치료·회복과 가족 돌봄까지 아우르는 통합 소아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환아 가족에게 무료 거주 공간 제공중증 소아 환자 가족들에게 치료 못지않게 절실한 것이 치료받는 동안 아이 곁에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실제 많은 보호자들이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병원 근처 모텔과 고시원을 전전하며, 그러는 사이 다른 자녀들은 돌봄 공백에 놓이곤 한다.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는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중증 환아 가족들이 한 공간에서 지내며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다. 장기 입원 중이거나 통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소아 환자와 그 가족이 병원 인근에서 무료로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으로, 환아의 심리적 안정과 빠른 회복을 돕고 가정을 지켜준다. 대한항공이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가 건립·운영을 맡는다. 인하대병원은 의료 연계와 시설 관리를 담당한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협약식에서 "이번에 신설하는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가 아픈 아이들과 가족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아이들의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수도권 서북부 유일 '중증 소아 전문 의료체계'현재 인하대병원은 수도권 서북부에서 유일하게 중증 소아 질환 전문 치료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지역모자의료센터가 유기적으로 ▲소아 응급 진료 ▲입원 ▲중환자 치료 ▲후속 진료 등을 시행 중이며, 인천·경기 서북부 최초로 문을 연 소아중환자실은 최첨단 의료장비를 구비했다. 조혈모세포이식 무균병동을 통해 혈액암 등 이식이 필요한 소아 환자도 진료가 가능하다.여기에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가 더해지면서 '완성형 소아 의료 체계'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료의 시작부터 회복까지 환자와 가족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적 돌봄이 한 곳에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택 인하대학교 의료원장(인하대병원장)은 "소아 진료 분야에 있어 외래, 응급, 입원, 중환자실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진료 연속성을 갖는 전문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체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하대병원은 대학병원이자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수익성이 낮더라도 소아 분야 필수의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원칙 아래 인력과 시설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이 의료원장은 "아픈 아이와 그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거리의 장벽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며 "의료 역량과 사회적 책임이 하나로 맞닿는 공간이 인하대병원이 추구하는 인술의 결정체다"라고 말했다.
의료계소식오상훈 헬스조선 기자2026/06/10 09:45
서울특별시의사회가 개원의와 봉직의들의 노동실태에 대한 연구에 나선다.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4일 열린 제89차 상임이사회에서 ‘의사노동실태 및 법제도 연구 TF’ 설치를 의결하고, 위원장에 신동일 부회장, 간사에 노복균 법제이사를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서울시의사회에 따르면 이번 TF는 건강보험 수가 결정 구조, 의료기관 경영환경 변화, 의료인 관련 행정·법률 규제 등 의료현장을 둘러싼 제도적 환경을 분석하고 의사의 노동 실태와 법적 지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마련됐다.특히 최근 2027년도 의원 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과정에서 제기된 구조적 문제를 계기로 의사의 노동권, 단체교섭권, 직업적 자율성 등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TF는 향후 위원 구성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착수할 예정이다. 주요 과제로는 ▲개원의 및 봉직의 노동 실태 조사 ▲국내외 의료인 노동 관련 법·제도 연구 ▲의사의 노동권 및 단체교섭권 관련 법률 검토 ▲의사단체 및 의사노조 운영 사례 분석 ▲의료현장 규제 개선 과제 발굴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안 마련 등이 포함된다.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현재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제도와 심사·평가 체계 등 다양한 공적 규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며 “의사의 노동 실태와 법적 지위를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어 “의료인을 정책 집행의 대상뿐 아니라 협의와 소통의 주체로 바라보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TF 활동을 통해 의료현장의 현실을 분석하고 정부, 국회, 관계기관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의료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서울시의사회는 앞으로 학계, 법조계, 노동법 전문가와 의료계 각 직역의 의견을 수렴해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와 국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의료계소식오상훈 기자2026/06/05 16:12
의료계소식장가린 기자 2026/05/28 17:02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7 15:16
비만 치료 패러다임이 수술에서 약물 치료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내 대규모 보험 가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비만 대사 수술율은 30% 이상 급감한 반면 GLP-1 약물 처방은 140%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및 연구진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비만, 과체중, 당뇨병을 진단받은 18세 이상(2004년 이전 출생) 익명 보험 가입자 1170만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분기별 비만 대사 수술 건수와 GLP-1 약물 처방률을 통계적 모델로 비교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에 게재됐다.분석 결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비만 대사 수술 이용률은 전체적으로 34.1% 감소했다. 수술 감소세는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돼 2023년에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는 23% 더 가파른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동기간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티르제파티드 등 GLP-1 계열 약물 사용량은 140.4% 급증했다. 특히 치료 대상 환자 중 약 10%가 GLP-1 약물을 선택한 반면 비만 대사 수술을 선택한 비율은 0.4%에 그쳤다.GLP-1 수용체 작용제는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천연 GLP-1 호르몬을 모방해 작용한다. 이 약물은 소화기계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해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더 빨리 느끼고 오래 유지하도록 만든다. 또 혈당이 상승할 때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기전을 통해 체중 감량과 당뇨병 관리에 높은 효과를 보인다. 이로 인해 과거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대사 질환의 표준 치료법으로 시행되던 위 절제 등 비만 대사 수술의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다만 연구팀은 이러한 의약품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만 치료 사각지대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비만 및 당뇨병 환자 90% 이상은 수술과 약물 치료를 모두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 한계다.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 최신 GLP-1 계열 약물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한 달 투약 비용이 1000달러(약 130만 원)를 상회한다. 비만 대사 수술 역시 높은 자가 부담금과 까다로운 사전 승인 절차로 인해 환자가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결국 고액의 비용을 전액 자부담할 수 있는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혁신 신약의 혜택을 보기 어려운 구조다.이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최근 고가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범 사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체중 감량 목적의 비만치료제 보장을 법적으로 금지해 온 미국이 시니어 계층의 건강 지원과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전향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메디케어 GLP-1 브릿지’ 프로그램을 통해 메디케어 파트 D(외래환자 처방약) 수혜자 중 선별된 대상자에게 특정 GLP-1 계열 의약품을 월 50달러(약 7만5000원)에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장관 권한 하에 운영되는 이번 사업은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향후 정식 보장 모델인 ‘밸런스’로 전환을 위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2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