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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진료’를 내세운 동네 병·의원 10곳 중 9곳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진료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수련 의사들의 무분별한 개원을 막기 위해 ‘개원 면허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피부과 전문의 운영 의원은 단 10% 불과대한피부과의사회는 최근 전국 피부 진료 기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피부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최대 1만5000곳에 달하는 반면, 이중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의원은 1516곳에 그친다고 밝혔다. 전체의 약 90%는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운영하거나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특정 진료과목에 대한 전공의 수련을 거치지 않은 의사를 말한다. 피부과 전문의는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통해 피부 질환 진단과 치료를 집중적으로 수련한 뒤 전문의 시험을 통과한 이들이다.피부과의사회는 미수련 의사들의 무분별한 개원이 환자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보이는 증상 가운데 일부는 피부암이나 중증 질환일 수 있는데, 이를 경험이 부족한 의료진이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용 시술 증가와 함께 레이저 치료 부작용, 색소 이상, 흉터 등의 사례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개원 면허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피부과의사회의 진단이다. 의대 졸업 직후 곧바로 개원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바꿔, 최소 2~3년간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만 독립적인 진료권을 부여하자는 내용이다.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처럼 즉시 개원이 가능한 구조는 드물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이상주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한국은 전문의 제도가 확립됐고, 이제 의사 인력을 조속히 배출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최소한 2년 정도는 전공의 수련을 받거나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 경험을 쌓은 뒤 개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의료계 내부에서도 “자정 작용 한계” 목소리그동안 의료계는 개원 면허제 도입이 논의될 때마다 거세게 반대해왔다. 의사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원 자격 등 면허에 관한 사항은 엄격한 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에서도 자정 작용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원 면허제가 특정 과의 이해관계를 넘어, 의사의 기본적인 임상 역량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한 대학병원 교수 A씨는 “현재 구조에서는 자정 작용을 기대하기 어렵고, 수련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시장에 진입하는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문제는 피부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임상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 B씨는 “젊은 의사들이 힘든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고 면허 취득 직후 미용·피부 의원으로 진입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개원 면허제가 도입돼 일정 기간 수련이 의무화되면, 무분별한 조기 개원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젊은 의사 대부분 반대… 면허 조건 합의 필요다만 적지 않은 반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개원 면허제가 사실상 특정 전문과목, 특히 피부과 전문의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미용 의료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진입 장벽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24년 9월, 대한의학회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턴 98%(280명), 레지던트(1~4년차) 96%(601명) 등 전공의 96.8%가 개원면허제 도입에 반대했다. 전공의 5년차 이상은 97%(488명)가 반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이에 대해 A교수는 “젊은 의사들은 실익이 없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원 면허 조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건 물론이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획기적인 보상 체계와 사법리스크 완화와 같은 조치들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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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억2000만 명의 의료 데이터를 모아 응급실 입원 가능성까지 예측해내고 있어요. 이를 따라잡으려면 민간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국가 주도 연합 모델이 필요합니다.”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기본의료 TF장을 맡은 서준범 교수(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는 최근 의료 인공지능의 흐름을 ‘완전히 다른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단순한 진단 보조 기술을 넘어, 의료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판 전환’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31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관한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의료는 기술적으로도, 시스템적으로도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진단 보조 넘어 ‘시스템 혁신’ 단계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AI 시대 새로운 양극화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기본의료 TF는 국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AI를 활용한 필수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서 교수는 의료 AI의 지난 10년을 ‘좁은 영역의 반복’이라고 평가했다. 폐결절 탐지나 당뇨망막병증 진단처럼 특정 과제 해결에 집중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AI는 전문가의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진단·치료·관리 전 과정을 바꾸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하지만 최근 3~4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트랜스포머 기반 기술과 거대언어모델(LLM)의 등장으로, 하나의 모델이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념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기존의 AI가 폐결절 진단 모델 따로, 당뇨망막병증 진단 모델 따로 존재했다면 파운데이션 모델은 영상, 검사 수치, 진료 기록, 음성 등 모든 의료 데이터를 한 번에 이해하고 답을 도출한다. 서 교수는 “이제는 의대를 졸업한 의사처럼 작동하는 AI 모델을 만드는 단계”라며 “작은 데이터로도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통합 데이터 경쟁… 미국은 이미 ‘예측 의료’이를 위해서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의 통합이 필수적이다. 서 교수는 AI 성능이 데이터 규모에 따라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스케일링 법칙’과, 예상치 못한 능력이 나타나는 ‘이머전트’ 현상을 언급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실제 미국의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Epic Systems은 약 1억2000만 명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발생은 물론 응급실 방문 가능성까지 예측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 ‘코스모스’ 데이터 레이크에는 약 3억 명 규모의 환자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반면 한국은 초기 의료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냈지만, 최근 ‘대형 모델 중심’ 전환 흐름에서는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준범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병원 데이터가 아무리 좋아도 수백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개별 병원이나 벤처 기업의 힘만으로는 글로벌 빅테크의 거대한 모델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나 오픈AI에 종속되지 않는 ‘소버린 의료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이 주도하고 산업계와 연구진이 참여하는 연합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공공 주도 AI 전환이 의료 위기 해법”한국 의료가 직면한 지역·필수의료 위기를 해결할 열쇠 역시 인공지능 전환에 있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고도화된 AI가 의료 현장에 투입되면 의사의 번아웃이 줄고 진료 효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며 “원격 협진과 실시간 모니터링이 결합되면 환자 중심의 예방 의료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정착되면 현재의 지역 필수의료 위기 역시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지난 2월 보건의료 AI 고도화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등을 포함한 핵심 과제를 담은 ‘AI 행동계획(액션플랜)’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번 액션플랜은 2026년 일정 시점까지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략위원회가 단순히 계획안만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복지부 등 관계 부처의 실행안을 심의하고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녹여내 한국형 의료 AI 모델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결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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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량은 높고 영양가는 낮은 정크푸드에 20% 세금을 부과하면 설탕세 도입보다 더 큰 건강 효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정크푸드세’는 과자, 아이스크림, 가공육, 페이스트리 등에 건강부담금을 과세하는 방안으로, 설탕이 첨가된 식음료에만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보다 광의의 개념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의과대·그리피스대 의과대 등 공동 연구팀이 음식에 부과하는 세금이 평생 동안 성인의 체중, 혈압, 만성질환 등 건강에 미치는 연쇄 효과를 모델링했다. 연구팀은 정크푸드, 초가공식품, 건강에 해로운 음식 등에 대한 세금 부과를 주제로 한 연구 일곱 개와 채소, 과일 등 건강한 식품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주제로 한 연구 아홉 개를 메타 분석했다.그 결과, 정크푸드세를 부과하면 설탕세를 부과했을 때보다 건강 증진 효과가 약 일곱 배 더 우수했다. 정크푸드세는 건강에 해로운 식품 구매를 8~26% 줄였으며 하루 평균 섭취 열량 65kcal, 나트륨 섭취량은 110mg 감소했다. 남은 생애 동안 만성신장질환 126만 건, 당뇨병 환 66만 건, 심혈관질환 78만7000건의 발병을 막고 21만2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추산 결과, 이는 총 149억 달러(한화 약 22조5700억 원)의 의료비용을 절감한 셈이다. 채소, 과일 등 건강한 식품을 구매할 때 20%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정크푸드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잠재적인 건강 이익 효과가 미미했다. 성인 1인당 하루 평균 섭취량이 채소 37g, 과일 42.2g씩 늘었으며 평생 동안 의료비는 5% 줄고 조기 사망 위험은 21% 감소했다. 연구팀은 “음식에 부과하는 세금이나 보조금만으로 개인·사회적 의료 문제나 비용을 전부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다만,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이로 인한 과체중이 흡연 등 기타 요인보다 만성질환을 더 많이 유발하는 상황에서 검토해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란셋 공중보건(Lancet Public Helat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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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유지하기가 한층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 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번 개정은 병원이 중증 환자와 응급 상황에 얼마나 충실히 대응하는지,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환자 수가 많은 병원이 아니라 실력과 책임을 갖춘 병원을 가려내겠다는 취지다.가장 큰 변화는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기준이다. 전담 전문의는 하루 8시간 이상, 주 5일 이상 중환자실에 근무해야 하며, 근무 시간 동안 다른 업무를 병행할 수 없다. 중환자실 인근 상주도 의무화됐다.외래진료는 환자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하루 4시간, 주 2일 이내로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전담 전문의가 자리를 비울 경우 대체 전문의를 지정해야 하며, 그 비율은 전체 근무일의 30%를 넘지 못한다. 중환자실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진료권역 설정도 바뀐다. 정부는 환자 이용 행태를 반영해 전국을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14개 권역으로 세분화했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 쏠림을 완화하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평가 방식도 조정된다.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 항목에 혈관 수술과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이 추가돼 환자 안전 기준이 강화됐다. 반면 외래 환자 비율 지표는 삭제하고, 중증 환자 진료 비중과 경증 환자의 지역 의료기관 회송 실적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는다.공공성 평가는 ‘공공성 및 중증 응급의료’로 확대된다. 중환자실과 음압격리실 병상 확보뿐 아니라 소아 응급 진료, 중증 환자 최종 치료 실적 등이 포함됐다. 응급실 과밀과 소아 진료 공백 문제를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다.간호 서비스 기준도 강화됐다.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기준을 높이고, 교육 전담 간호사 배치 여부를 평가에 포함해 의료진 숙련도를 높이도록 했다.가점 항목에서는 희귀질환 치료, 간호대학 실습 지원, 권역응급의료센터·외상센터 운영 등에 추가 점수를 부여한다. 반면 병상 증설 사전 협의를 어긴 병원에는 5점 감점을 적용해 정책 준수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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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가장 많이 쓰이는 신체 부위지만, 그 움직임 자체가 고통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만성 손습진’ 환자들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중증 질환임에도, 단순 피부 트러블로 오인돼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책 세미나가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 대한접촉피부염·피부알레르기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만성 손습진 환자의 치료 현실과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만성 손습진은 손과 손목에 습진성 병변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년에 2회 이상 재발하는 질환으로, 홍반·인설·수포·균열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 피부가 갈라져 출혈이 생기고 손을 쥐거나 펴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중증 만성 손습진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난치성 질환”이라며 “가려움, 통증, 진물로 인한 수면장애와 일상생활 제한은 물론, 외모 노출로 인한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만성 손습진은 평생 유병률 약 7%, 연간 유병률 약 9%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이 중 5~7%는 중증 환자로 분류되며, 환자 절반가량이 병가를 경험하고 일부는 직업 변경이나 조기 은퇴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발병에는 아토피 피부염 등 내부 요인과 함께 물·세정제 노출, 반복적 마찰, 특정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원인 물질을 확인하는 ‘알레르기 첩포 검사’가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검사 항원 수급 문제로 활용이 제한적이다.치료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기본 치료인 국소 스테로이드는 장기 사용 시 피부 장벽 손상과 감염 위험이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실제 환자의 약 70%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다. 경구 레티노이드인 알리트레티노인은 중증 환자 치료에 쓰이지만, 기형 유발 위험으로 가임기 여성에게 사용이 어렵고 부작용 부담도 있다.최근에는 잭(JAK) 억제제 계열의 비스테로이드 국소 치료제가 등장하며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염증 신호만 선택적으로 억제해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해외에서는 이미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김혜원 교수는 “중증 만성 손습진은 결근·결석 등 사회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질환”이라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의 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부과 질환은 미용 중심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난치성 피부질환에 대한 역학 연구와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패널토론에 참여한 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 역시 “알레르기 첩포 검사에 필요한 항원이 제한돼 진단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신약이 허가되더라도 비용 부담 때문에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미나를 주최한 이주영 의원은 “피부는 세상과 마주하는 첫 번째 소통 창구인 만큼, 환자들이 제도의 문턱에 가로막혀 치료를 포기하고 사회적 단절을 겪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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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과목 ○○과’ 간판을 보고 병원을 찾았는데, 해당 전문의가 아니었어요.”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경험담의 배경에는 현행 ‘진료과목 표시 제도’가 있다. 현재는 전문의 자격이 없어도 ‘진료과목 ○○과’라고 표기할 수 있어, 환자가 의료진의 자격을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정부가 이러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 간판에 표시되는 ‘진료과목’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 결과,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의료기관 명칭 표시 제도 개선을 위한 사전 의견 조회를 진행하는 등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의 예외 조항을 삭제해, 간판 등에 진료과목을 아예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제도 개정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내부 검토 후 입법예고 등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현행 의료법은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의료광고를 금지하고(의료법 제56조), 시행규칙에서는 전문의가 아닌 경우 특정 전문과목의 전문의인 것처럼 표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행규칙 제40조에 따라 의료기관 명칭표시판에 ‘진료과목’을 함께 표기할 수 있어, 간판만으로는 전문의 여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컨대 ‘△△의원 진료과목 ○○과’와 같은 표기는 고유 명칭과 진료과목을 함께 강조하면서 전문의 개설 의료기관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이 같은 제도의 틈을 이용한 ‘편법’도 적지 않다. ‘진료과목’이라는 문구를 매우 작게 또는 크게 강조하거나, 밤에는 간판 조명에서 숨기는 방식 등으로 전문의 병원처럼 보이게 만드는 사례다.이 문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환자의 알권리를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 명칭표시판에 전문의는 전문의 자격을, 전문의가 아닌 경우 일반의임을 표시하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의는 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의사를 말하며, 의원 개원 시 신고하는 진료과목에는 개수 제한이 없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특히 이런 혼선은 피부과에서 두드러진다. 피부과는 미용 시술 비중이 높고 비급여 진료가 많아 개원 수요가 집중되는 분야다. 의료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피부과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약 1만7000곳에 달하는데, 이 중 ‘피부과 전문의’는 약 2500명에 그친다(2024년 말 기준). 환자가 간판을 보고 피부질환을 치료하러 방문했지만, 거절 하거나 미용 시술 상담만 권유받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아토피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시술 상담만 받았다”는 등의 경험담도 적지 않다.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단순한 직역 갈등이 아니라, 의료 수련 체계와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말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문의 수련을 받지 않아도 특정 분야에서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어렵게 전문의를 취득한 의료진의 가치가 떨어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필수 의료 진료 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환자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의료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환자 혼동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수련 기피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는 만큼, 의료 신뢰 회복과 국민 피해 예방을 위해 제도 개선 논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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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음식점을 이용할 때 적용되는 규정이 한층 완화된다. 예방접종 여부를 기존 증명서나 수첩 외에도 QR 코드나 수기대장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고, 케이지나 전용 의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식탁 간격 조정 의무도 사라진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음식점 현장 방문과 실태조사, 소상공인 간담회 등을 거쳐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운영 개선사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도 시행 3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현장 혼선이 이어지자 세부 기준을 보완한 것이다.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예방접종 확인 방식 확대다. 기존에는 동물병원 증명서나 반려동물 건강관리 앱으로만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장 내 수기대장에 보호자가 직접 기록하거나 QR 설문폼을 통해 입력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현장 편의를 고려해 확인 절차를 간소화한 조치다.식탁 간격 기준도 보다 명확해졌다. 그동안 '충분한 간격 유지'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케이지나 전용 의자를 사용하거나 반려동물을 안고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간격을 조정하지 않아도 된다. 목줄 고정장치를 사용할 때도 다른 손님과 접촉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만 확보하면 된다. 식약처는 식탁 간격에 대해 "1m 이상 등 구체적인 수치 기준은 없으며, 영업자가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설 기준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목줄 고정장치, 케이지, 전용 의자 등을 모두 갖춰야 했지만, 앞으로는 이 중 한 가지만 구비하면 된다. 반려동물을 직접 안고 있거나 개인이 가져온 유모차나 케이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통제 장비도 필요 없다. 조리장과 객석을 구분하는 칸막이 역시 고정형이 아닌 이동형이나 접이식 제품 사용이 가능해졌고, 재질과 크기 제한도 없앴다.식약처는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 지자체 인증 없이도 바로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기준 충족 여부에 대해 지방정부의 별도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현장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정부는 제도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 올해 7월까지 단속을 유예하고, 홍보와 안내에 집중할 방침이다. 영업자가 신청하면 지방정부가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칸막이와 음식물 덮개 등 일부 시설 비용도 지원한다. 매장 입구에 부착할 수 있는 안내 표지판도 무상 제공된다.이와 함께 소비자 편의를 위한 서비스도 도입된다. 식약처는 '반려동물 국·문·식·답(QnA) 코너'와 사례 중심 FAQ를 운영하고, 반려동물 동반 가능 음식점을 지도 기반으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제도 시행 이후 참여 음식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시행 첫 주 287곳이던 참여 음식점은 3주 차 기준 802곳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식약처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불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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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건강정책의 패러다임을 ‘재활 중심’에서 ‘일상 속 건강 관리와 스포츠 참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장애인을 치료와 재활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6차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 – 재활의 틀을 넘어 건강권으로: 장애인 건강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와 공동으로 열렸다.간담회에서는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명시된 ‘재활운동 및 체육’ 개념을 중심으로 장애인 건강정책의 방향을 논의했다. 현행 제도가 의료적 ‘재활’ 중심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이를 인권적 관점에서 ‘보편적 건강증진과 스포츠 참여 권리’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재활이 필요하지 않은 장애인을 포함해 생애주기별로 일상 속 신체활동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 모델과 의료·보건·체육 분야 간 협력 체계 구축 방안이 논의됐다.그동안 ‘재활운동 및 체육’은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시범사업조차 시행되지 못했다. 용어 정의, 의사 처방 기준, 대상자 범위, 전문 지도자 체계, 평가 기준, 전달 체계, 재정 구조 등 핵심 요소가 정비되지 않아 정책 추진에 혼선이 있었다는 지적이다.김예지 의원은 “이번 간담회는 멈춰 있는 시범사업의 시작을 촉구하는 자리를 넘어 장애인의 건강을 바라보는 사회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장애인을 치료와 재활의 대상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스스로 건강을 만들어가는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발제자로 나선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건강보건연구과 은선덕 과장은 “의학계는 재활운동을 치료의 연장으로, 체육계는 생활체육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는 등 개념 혼선이 존재한다”며 “용어에 대한 정책적 정리가 향후 하위 법령과 제도 설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정책·학계·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은 장애인 운동 정책이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 분산돼 있는 만큼 두 부처가 공동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 처방 중심 구조를 최소화하고 장애인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장애인건강과 임현규 과장은 “지난달 발표한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에 재활운동 및 체육에 대한 방향을 담았다”며 “법령 정비와 시범사업을 통해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재활이 필요한 시기에는 전문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되 이후 일상에서는 누구나 제약 없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와 지원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재활을 넘어 일상의 스포츠가 장애인에게 당연한 권리가 될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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