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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이 있으면 허리디스크, 목 통증이 있으면 목디스크를 의심한다. 그런데 질환 부위와 통증 부위가 다른 경우가 있다. 병이 생긴 부위 신경이 자극을 받고, 그 신경이 연결돼 있는 다른 부위가 아픈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척추 신경이 눌렸는데 허벅지나 다리가 아픈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예상치 못한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알아본다.
◇허리디스크는 발, 목디스크는 손 저림 유발
걸을 때 다리가 무겁거나 저리고, 발이 터질 것처럼 아프면 무릎이나 족부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일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의무원장은 "허리디스크는 허리 통증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다리 통증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와 장딴지 뒤쪽,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백 의무원장은 “허리디스크는 움직임과 체중 부하가 가장 많은 4번과 5번 요추 사이, 그 다음으로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4번과 5번 사이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까지 저리고 당기며 아픈 증상이 생기고, 5번 요추와 1번 천추 디스크 탈출로 인해 1번 천추 신경이 압박될 때는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허벅지 뒤로 내려가면서 저리고 당기며 발바닥 저림 증상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디스크가 있을 때는 손이 저려서 손목 문제로 혼동하기 쉽다. 경추 사이의 물렁뼈(디스크)가 빠져 나와 팔이나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을 누르면서 해당 부위의 감각이 둔해지고, 심한 통증이 있거나 찌릿할 수 있다. 목디스크로 인한 손 저림 증상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저림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팔을 올리면 저린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실수로 고개가 삐끗하면서 목에 통증이 오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1~2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거나 어깨나 팔, 손끝 저림이 지속적으로 계속되면 일단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병원을 내원해보는 것이 좋다.
◇한쪽 허벅지만 얇아지면 고관절 질환 의심
갑자기 한쪽 허벅지가 얇아졌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근육은 움직임이 많아야 탄력성이 향상되고 튼튼해지는데, 한쪽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 관절이 제 기능을 못 하면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돼 얇아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외상 없이 갑자기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한쪽 허벅지가 눈에 띄게 얇아졌다면 고관절 이상이 오래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허벅지가 얇아졌는지 알아보려면 무릎 앞쪽 관절인 슬개골을 시작으로 10cm 위쪽의 허벅지 둘레를 재보면 된다. 고관절 질환은 초기 사타구니가 아파 잘 걷지 못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져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완화된 것이 아니라 통증에 몸이 적응한 것이다. 특히 고관절 괴사는 괴사가 일어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 괴사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절뚝거리게 된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운동으로 정상 체중과 관절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바닥에 앉아 생활하거나 양반다리, 다리 꼬는 자세는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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