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코 뚫어주는 스프레이가 비염 유발?

콧물이나 코 막힘으로 고생하는 코감기 환자들은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비염 스프레이를 쓰는 경우가 많다. 2~3일 정도 사용하면 일반 코감기에는 효과적인 비염 스프레이가 과연 만성 비염일 때도 통할까?

◇일반 코감기 단기간 사용은 효과, 만성 비염에는 금물

일단 뿌리기만 하면 막힌 코가 바로 뻥 뚫리는 비강 스프레이. 뿌린 즉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한 번 접한 환자들은 이 약을 끊기가 쉽지 않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비염 스프레이의 정식 명칭은 비점막수축제(비충혈완화제)로, 코 점막의 혈관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작용해 혈류를 감소시키는 원리이다. 강력한 혈관 수축 효과로 코 속 분비물이 줄면서 코 막힘이 쉽게 완화된다.

하지만 비점막수축제는 작용시간이 짧아 금세 다시 코가 막힌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코 막힘 증상이 반복될 때마다 스프레이를 사용하게 되고 한 번 뿌릴 때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런 과정이 4~5일 이상 반복되면 양쪽 콧구멍이 번갈아가며 교대로 숨을 쉬는 정상적인 비주기(nasal cycle)에 문제가 생기고 코 점막이 계속 부어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쯤 되면 스프레이를 수시로 뿌려도 코 막힘이 계속되면서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약물성 비염이라고 한다.

약물성 비염이란, 비점막수축제 같은 약물에 내성이 생겨 어떤 약에도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약물에 대한 반작용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충혈되며 점막에 부종이 발생해 코 막힘이 더욱 심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점막수축제는 4일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일반 코감기에 2~3일 정도 사용하면 효과가 좋지만 그 이상이 되면 약물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단기간 사용한 후에도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 따라 약물 치료 우선, 수술 필요하기도

막힌 코를 뚫어주는 비점막수축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오남용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만성 코 막힘으로 고생하는 비염 환자들은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비점막수축제를 쓰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사용하기 쉽다. 하지만 코 막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자가 처방보다는 전문의의 진단이 우선이다.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코 막힘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콧물의 경우 항히스타민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코 막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혈관 수축제가 포함된 의약품을 처방받는다. 약물 치료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효과가 다르므로 단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코 막힘이나 비염 증상이 약물 치료로는 개선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레이저나 코블레이터를 이용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코 속 점막을 태워서 코 점막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수술이다. 이때 점막에 새 살이 돋게 되는데, 이는 원래 조직과는 다른 조직으로 비염을 유발하는 물질이나 상태에도 정상적으로 반응해 비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만약 비염과 함께 비중격만곡증과 같은 동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맞는 수술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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