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고라니보다 로드킬 많이 당해… 사고 발견시 어떻게 대처할까? [멍멍냥냥]

입력 2025.04.14 17:22
눈 감고 누운 고양이
고양이 등 유기동물의 로드킬 빈도가 잦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 못지않게 동물도 자동차 사고를 많이 당한다. 지난 13일 제주시는 매년 제주에서 약 3000건 이상의 로드킬 사고(동물 찻길 사고)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뜻밖에도 고라니·노루 등 야생동물보다도 개·고양이 등 유기동물 피해가 크다.

로드킬 사고는 왜 발생하고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로드킬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과 사고 대처 및 예방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고양이가 고라니보다 로드킬 많이 당해
로드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뜻밖에도 유기된 개·고양이다. 로드킬 사체 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제주 서귀포시 청정환경국 생활 환경과 김동현 주무관은 “처리하는 로드킬 사체의 90% 이상이 개·고양이다”며 “노루 등 야생동물보다 개·고양이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사고 범위를 전국으로 넓혀도 이런 경향성은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3년과 2022년에 전국적으로 각각 7만9278건, 6만3989건의 로드킬 사고가 접수됐다. 고양이가 전체 로드킬 사고 건수 1위(48.1%)를 차지했고, 고라니(23.0%)가 2위로 그 뒤를 이었다.

로드킬 사고가 발생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도로 개발이다. 동물이 먹이를 구하거나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길목에 도로가 생기며, 길을 건너다가 사고를 당하는 동물도 많아진 것이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인적이 드문 산이나 들에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산이나 들에 유기당한 동물은 먹이를 구하려 길을 헤매다 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수의사 “응급 처치 어려워… 구조 센터 신고가 최선”
로드킬 피해 동물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 방법은 동물의 생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사체를 발견했을 땐 전화나 문자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도로 명칭과 방향, 위치 등을 관련 기관에 알리면 된다. 고속도로에서 발견한 경우 1588-2504(한국도로공사 콜센터)에, 국도에서 발견한 경우 110(정부민원 국민 콜센터)나 지역번호+120(다산콜센터)에 연락한다. 다산콜센터의 경우 문자 접수도 가능하다.

부상당한 동물이 살아 있는 경우에는 각 지역 야생 구조 센터에 알린다. 포털 사이트에 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야생 구조 센터를 검색한 후 신고하면 된다. 평소 02-880-8659(서울), 031-8008-6212(경기), 032-858-9704(인천) 등 각 지역 야생 구조 센터 번호를 저장해두면 신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응급 처치를 시도하기보다 빨리 신고하는 편이 낫다.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 전재한 부회장(수의사)은 “사고 장소 자체가 사람에게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목격자가 응급 처치를 시행하기 어렵다”며 “지자체 등록 기관과 같이 동물이 치료받을 수 있는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동물을 임의로 매장하거나 소각하는 행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폐기물관리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허가 없이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따라서 임의로 사고를 수습하기보다는 전문기관에 연락해 절차대로 사고를 처리하는 게 권장된다. 무엇보다 운전자는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야간에 인적이 드문 산길을 운전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야생동물 보호 구역 표지판이 보이면 서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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