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도 살펴야 합니다

입력 2024.03.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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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병원 배태용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고관절 질환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증상이 있어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고관절 질환의 실호인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양반다리를 할 때 ▲​상체를 비틀 때 ▲​앉았다 일어날 때 ▲​다리를 벌릴 때 ▲​장시간 운전 후 일어날 때 ▲​스트레칭할 때 등 생활 속에서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되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관절은 딱 떨어 맞아지는 볼과 소켓형태를 이룬다. 골반뼈와 대퇴골을 연결해 주는 관절골, 즉 비구와 비구를 둘러싼 테두리 형태의 비구순이 소켓 역할을 한다. 동그란 공 모양의 대퇴골 머리 부분은 볼의 역할을 한다. 이상적인 고관절이라면 다리를 움직일 때 볼과 소켓인 대퇴골두와 비구가 마찰 없이 매끄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원형을 띄어야 하는 대퇴골두가 타원형의 모양을 띌 경우, 또는 비구의 입구가 비이상적으로 튀어나온 경우는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마찰이 발생한다. 이는 비구순에 염증과 파열을 일으키는 '비구순 파열'로 이어진다. 비구순이 파열되면 연골 마모로 이어지며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고관절염의 경우 치료의 끝은 인공관절치환술이기 때문에 다른 관절 부위와 다르게 치료 기간이 상당하며 후유증 및 합병증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퇴행성고관절염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고관절 구조 관련 그림
고관절 구조/사진=생생병원 제공
비구순파열이 있다면 약물 및 물리치료 등 적극적인 초기 치료가 필요하다. 6개월 이상 꾸준한 치료에도 호전이 없으면 수술을 통해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최근에는 고관절 수술 또한 내시경을 통해 수술을 할 수 있어 부담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대퇴골두와 비구 사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리를 인위적으로 탈구하여 큰 절개 후 수술이 이뤄졌다. 때문에 수술 시 득보다는 실이 커 수술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고관절 내시경 수술은 탈구 없이 1cm 미만의 최소절개로 이뤄진다. 3~4개 절개창을 내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얇은 내시경관과 수술도구를 삽입해 모니터 화면을 보며 진행된다. 마찰을 일으키는 울퉁불퉁한 대퇴골두와 비구를 이상적인 형태로 다듬어내는 성형술과 파열된 비구순을 봉합하는 처치를 시행한 후 마무리한다. 절개 부위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과 출혈이 줄어들었으며 흉터가 작고 2주 정도의 회복 시간을 거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통증이 있다면 무작정 참지 않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 통증은 허리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척추 및 관절 협진 진료가 가능한 곳을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칼럼은 생생병원 배태용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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