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거리두기 해제로 잦아진 술자리에 고관절 병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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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태호 부원장​

직장인 임모(45)씨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동안 미뤘던 지인들과의 모임과 회식 등 술자리가 잦아졌다. 하루는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타려다가 사타구니 쪽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날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임 씨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진단을 받았는데, 고관절의 뼈가 괴사하고 있다는 의사의 말에 임 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대퇴골두는 고관절 부위에 있는 대퇴골의 머리 부위를 뜻하는데, 이 대퇴골두에 혈액이 순환되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괴사하는 질환이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전체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로 수술받은 환자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된 질환이다. 특히 30~50대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다한 음주가 골 괴사의 위험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뼈 건강을 위해서는 원활한 혈액 순환을 통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중요하다. 그런데 자주 술을 마시게 되면 혈액에 콜레스테롤과 지방 등이 쌓이게 되고 이것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때 혈압이 증가하고 혈액이 응고되면서 혈액 순환을 방해하게 된다. 이것이 지속되면 급기야 골 괴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초기에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질환이 점점 진행되면서 사타구니나 둔부에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도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만약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평소에 잘되던 양반다리가 갑자기 안된다 ▲땅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해 절뚝거린다 ▲차에 타거나 내릴 때 사타구니 쪽 통증이 있다 ▲한쪽 다리가 짧아진 느낌이 든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관절 손상이 심하지 않고 통증이 가볍다면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고관절 손상이 심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의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괴사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바로 예방하는 습관이다. 이럴 때일수록 갑작스러운 잦은 회식 모임은 줄이고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불편함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 및 근력의 유연성을 기르고 고관절의 혈액순환을 돕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할 때 고관절 부위에 심한 통증과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단하고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의 상담을 받은 뒤에 해야 한다. 통증이 있는 데도 참고 운동하게 되면 오히려 질환을 불러일으켜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고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스트레칭>

누워서 다리 꼬아서 팔로 당기기
누워서 다리 꼬아서 팔로 당기기/사진=인천나누리병원 제공
누워서 다리 꼬아서 팔로 당기기
1. 바르게 누워서 무릎을 세운다.
2. 오른쪽 다리를 무릎 위로 올린다.
3. 양손으로 왼쪽 무릎을 잡고 가슴으로 당긴다.
4. 10회로 3세트 진행한다. (반대쪽도 같이 진행)

누워서 무릎 펴고 한쪽 다리 들기
누워서 무릎 펴고 한쪽 다리 들기/사진=인천나누리병원 제공

누워서 무릎 펴고 한쪽 다리 들기
1. 바르게 누워서 무릎을 세운다.
2. 무릎은 90도로 구부리고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3. 왼쪽 다리를 허벅지 높이까지 들어 올리고 천천히 내린다.
4. 10회로 3세트 진행한다. (반대쪽도 같이 진행)

(*이 칼럼은 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태호 부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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