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앉아서' 일했는데, 왜 피곤할까?

입력 2023.04.27 21:00
피로한 사람
과중한 업무로 인지 피로가 쌓였다면, 숙면을 취하는 등 충분한 휴식으로 피로를 해소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업무를 보거나 공부를 한 날이면, 마치 하루 종일 신체 활동을 한 듯 에너지가 고갈되곤 한다. 실제로 한 운동이라곤 숨쉬기밖에 없는데, 왜 이렇게까지 피로를 느끼게 되는 걸까?

고기능 작업을 하면 뇌 부위에 독성 물질이 쌓여 인지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뇌연구소(PBI) 연구팀은 정신적 피로가 왜 생기는지 확인하기 위해 24명에게는 어려운 과제를, 16명에게는 비교적 쉬운 과제를 6시간 동안 해결하게 하고 자기공명 분광법(MRS)으로 뇌의 변화를 확인했다. MRS는 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확인하는 영상 촬영법이다. 그 결과, 어려운 과제를 한 그룹에서만 결정, 계획, 집행 등의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에 글루타메이트라는 물질이 쌓인 것으로 확인됐다. 글루타메이트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데, 적당량은 장기 기억을 돕지만 과도하게 쌓이면 신경 세포 사이 통신을 방해하고 세포 독성을 일으켜 신경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피곤한 상태가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루타메이트가 과하게 쌓이는 상태가 반복되면 뇌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론 정신을 집중해 일을 진행하거나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워지고, 충동성이 강해진다.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글루타메이트 축적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올라가 만성적으로 심장, 내분비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불안장애, 비만 등이 초래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인지 피로 해소법은 숙면이다. 실제로 잠을 자고 나면 글루타메이트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혈관 뇌 장벽에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자는 동안 활성산소, 글루타메이트 등이 여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푹 자고 나서도 피곤하고, 기존에는 할 수 있던 양인데 못하는 등 일의 효율이 떨어졌다면 이미 과로로 뇌 기능이 떨어졌다는 신호이므로, 이땐 업무량을 조절해야 한다. 당장 피곤하다면 잠시 멍때리며 인지 작업을 쉬어주는 것도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