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에 비해 녹내장, 망막박리, 황반변성과 같은 실명질환 발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0세 미만 망막박리 환자의 경우 고도근시 비율이 50~60%, 근시 비율이 90%로, 대다수 환자가 고도근시 또는 근시라는 사실이 연구(분당서울대병원)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이는 근시로 인한 안구 길이 변화와 관련돼 있다. 정상적인 안구 길이가 22~25㎜라면, 근시 환자의 안구 길이는 26㎜ 이상까지 비정상적으로 길어진다. 심하면 31~32㎜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안구 길이가 늘어나면 안구에 붙어 있던 시신경, 망막, 황반이 팽팽하게 당겨지는데, 이로 인해 손상 위험 또한 높아진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녹내장 위험이 증가하며, 안구를 싸고 있던 망막이 팽창해 얇아질 경우 망막 일부가 안구 벽면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시야가 어두워지는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망막 중심에서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이 늘어나 미세하게 찢어지면 황반을 감싼 혈관층(맥락막)으로부터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이 경우 황반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혈관층으로부터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 받으려 하는데, 이 혈관은 대부분 약하고 불완전해 쉽게 터질 수 있다. 터진 혈관에서 피가 새어 나와 황반을 가리면 황반변성이 발생한다.
이 같은 안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최소 연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40세 이후에는 시야 검사, 안구광학단층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다. 시력교정술을 통해 정상 시력을 회복한 사람 역시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시력교정술은 수정체를 깎는 것일 뿐 늘어난 안구 길이는 변하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안질환 위험 또한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 시력 이상을 확인하고 싶다면 한쪽 눈을 가린 뒤 특정 사물을 쳐다보면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쪽 눈에 이상이 있어도 다른 쪽 눈이 건강하면 시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안질환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