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근무로 몸과 맘 힘들 때… 잠 어떻게 자야 좋을까?

직업 특성상 밤늦게 일을 하고 낮에 잠에 드는 등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전체 근로자의 15~20%, 개발도상국은 15~30%가 야간근무에 종사한다. 특히 교대근무를 하면 매번 식사·수면 시간이 바뀌어 건강상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실제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걸리기 쉬운 질환은 무엇일까?

◇햇빛 못 봐 비타민D 부족
교대 근무자는 뼈 밀도가 낮아 골절·골다공증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에 따르면 제4기 국민영양건강조사를 바탕으로 근로자 2879명을 조사한 결과, 교대 근무자가 주간근무자보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 이로 인해 대퇴부의 골밀도가 감소할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 골 세포를 발달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속 비타민D의 90%는 햇빛으로부터 합성되는데, 교대 근무자는 밤에 일하고 해가 떠 있는 낮에 자는 경우가 많아 비타민D 합성이 부족한 것이다.

◇수면 장애·암 위험 커져
교대 근무자는 수면 장애를 겪을 위험도 크다. 수면 시간이 불규칙해 생체 리듬이 깨지고 밝은 낮에 자는 경우가 많아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한산업의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 교대 근무자는 잠에 드는 데 평균 23.3분 주간 근무자는 17.9분이 걸렸다. 자는 동안 2회 이상 깬다고 호소한 사람은 주간 근무자의 경우 18%지만, 교대근무자는 46.7%로 약 3배가 많았다. 교대 근무자는 낮에 지나치게 졸리는 주간졸림증에 걸릴 위험도 크다. 주간졸림증에 걸리면 업무의 효율이 떨어지고 졸음 운전 등을 할 위험이 커진다. 또 이로 인한 수면부족은 암 발생률도 높인다. 실제 아이슬란드대 라라 시거다르도티 교수가 노인 남성 2100여 명을 5년간 조사한 결과, 수면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2.1배로 높았다. 30년 이상 월 3회 이상 야간 교대근무를 한 여성은 주간근무를 한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1.36배,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1.47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틈틈이 휴식하고 잠 몰아자지 말아야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이 갑자기 수면 패턴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평소 업무 중간에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30분 이하로 낮잠을 자는 것도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업무가 늦게 끝나더라도, 되도록 자정 전에는 잠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간 업무 후 야식을 먹는 습관이 있다면 버려야 한다.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이 음식물을 소화하느라 깊은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쉬는 날에 잠을 지나치게 몰아 자는 것도 좋지 않다. 늦잠을 자더라도 평소보다 2시간 이상 자지 않아야 생체 리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