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이 70%에 육박하는 지금도 5년 생존율이 한 자릿수(8.8%)에 머물고 있는 무서운 암이 있다. 바로 췌장암이다. 췌장 바로 옆에 생기는 담도암의 5년 생존율도 26.7%로 낮은 편이다. 두 암은 우리 몸 깊숙한 곳에 생겨 수술이 어려울 뿐 아니라 제대로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체중 감소와 식욕부진, 피로감, 황달, 가족력이 없는 당뇨 증세 등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서울아산병원은 고난도 내시경 기법으로 췌장암과 담도암(이하 췌담도암)을 정확히 찾아낸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900여 건의 췌담도암 수술을 진행해 국내 '췌담도암 수술의 메카'로 자리잡았다.◇췌담도 내시경, 국내 최다 진행서울아산병원은 췌장이나 담관에 내시경을 넣어 즉시 조직 검사를 실시, 암을 진단하는 등의 고난도 내시경 검사를 한다. 대표적인 게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과 '내시경 초음파'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두 검사를 1년에 각각 5000건, 3000건 이상 실시하는데,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건수다.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은 십이지장에서 췌장과 담관 쪽으로 나있는 구멍(유두부·乳頭部)으로 내시경을 넣어 살피는 검사법이다. 그 자리에서 조직 검사가 가능하고, 담석이 있으면 바로 제거할 수도 있다. 담도가 막힌 경우에는 스텐트(금속 그물망) 등을 삽입해 담즙이 원활히 배출되게 한다. 내시경 초음파는 위까지 초음파 기기를 삽입, 췌담도에 음파를 전달해 얻은 사진으로 손상 부위를 살핀다. 이 역시 그 자리에서 조직 검사가 가능해 바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췌장암센터 이성구 센터장은 "같은 내시경 검사를 해도 숙련도에 따라 검사의 정확성 여부가 달라진다"며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췌담도 내시경 검사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암 발생 여부를 확실히 알아낸다"고 말했다.◇복강경으로 수술해 흉터 적고 회복 빨라췌담도암은 몸 깊숙이 위치한데다 가까이 있는 장기가 많아 수술이 복잡하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췌장암센터 김송철 교수는 "특히 췌장암 머리 쪽에 생긴 암은 옆에 있는 위장과 십이지장도 일부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더 떼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처럼 난도가 높은 췌담도암 수술을 복강경으로 진행한다. 복강경 췌담도암 수술은 배를 절개하는 대신 1㎝ 미만의 구멍을 다섯 개 뚫고 기기를 넣어 암을 떼내는 것이다. 개복술과 5년 생존율은 비슷하지만 회복 속도가 빠르고 흉터가 적게 남아 환자의 만족도가 크다. 김송철 교수팀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복강경 췌담도암 수술을 1000건 이상 진행했는데, 이는 세계 최다 수준이다.췌담도암을 떼낼 때는 보통 위의 유문(幽門·위에서 소화가 안 된 음식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괄약근)이 함께 잘린다. 서울아산병원은 위유문이 잘리지 않게 하는 '위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도한다. 위유문이 보존되면 수술 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어지러움·설사가 생기는 부작용이 줄어든다. 김송철 교수는 "위유문을 보존하는 췌담도암 수술은 7~9시간이 걸리지만, 장점이 많아 우리는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
유방암은 치료 성적이 나쁘지 않은 암이다. 국내 유방암 5년 생존율은 91%이고, 10년 생존율은 80%를 웃돈다. 하지만 유방암 환자는 다른 암 환자와 다른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바로 여성의 상징인 유방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게다가 유방을 모두 절제하면 림프절이 손상돼 림프 부종, 어깨 통증 등의 후유증도 있다. 따라서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 유방을 얼마나 보존했는지가 중요하다. 건국대병원은 이런 유방암 환자의 특성을 반영, 환자의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병원으로 꼽힌다.◇유방암 수술 환자의 80%, 유방보존술 받아유방암이 생기면 일단 암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과거에는 암 조직을 떼어내기 위해 유방 전체를 도려냈지만, 최근에는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는 추세다. 유방보존술은 유방 밑 부분 피부를 절개해 암 조직을 떼는 수술법이다. 유방 전체를 도려내지 않기 때문에 암 조직이 작으면 별도의 성형술이 필요 없다. 만일 암 조직이 크면 유방보존술과 함께 떼어낸 곳에 실리콘을 넣거나 뱃살 등 지방을 넣어 채우기도 한다.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이 같은 유방보존술에서 다른 병원을 능가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곳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80%가 유방보존술을 받았다. 이는 국내 평균치(65%)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양정현 의료원장(유방암센터장·외과)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 종양 개수가 많거나 암이 크더라도 무조건 유방을 절제하지 않고, 먼저 항암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뒤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양정현 센터장과 성형외과 최현곤 교수, 종양혈액내과 윤소영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홍세미 교수 등 8개 진료 과의 의료진이 참여해 치료 계획을 세우고, 매주 1회 이상 협진을 한다. 양 센터장은 "여러 진료과가 치료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은 유방암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정확한 진단·검사로 유방 최대 보존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환자의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최신 검진 장비를 갖추고 있다. 유방감마스캔은 방사선의약품을 정맥 주사로 투여, 유방으로 방출되는 감마선을 컴퓨터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유방조직에 암세포가 있는지 여부를 검사한다. 3㎜ 크기의 미세종양까지 찾아낸다. 양 센터장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감시림프절 생검법'도 환자의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이다. 감시림프절 생검법은 암세포가 가장 먼저 전이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림프절을 검사해 암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법이다. 겨드랑이 림프절에 암세포가 있으면 정맥에 주사한 염색 물질이 파랗게 물들어 있다. 반대로 림프절에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으면 그대로 두기 때문에 환자의 유방 보존율을 높인다. 양 교수는 "감시림프절 생검법은 겨드랑이 림프절에 혹이 만져지지 않는다면 암 크기가 5㎝ 이하인 환자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모든 외래 환자에 대해 당일 진료와 검사를 원칙으로 한다. 또, 협력병원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유방암 확진 환자나 의심 환자를 우선으로 진료·검사하고 있다.
-
-
-
-
두개골과 목뼈를 중심으로 이뤄진 두경부(頭頸部)에는 입, 코, 혀, 목 등 먹고 말하고 숨쉬는 데 필요한 기관이 모여 있고 뇌와 연결된 신경이 많기 때문에 암(癌)이 생기면 치료가 쉽지 않다. 두경부암(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부비동암) 수술에서 의료진의 전문성과 경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두경부암 치료는 암을 잘라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건 수술(인체 다른 부위에서 피부와 뼈 조직을 떼서 암을 도려낸 부분에 이식하는 수술)과 재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여러 진료 과(科) 전문의간 협진이 필수다. 한양대병원 갑상선·두경부암센터는 갑상선·두경부암 맞춤 치료를 특화시켰다. 최소 절개로 흉터 크기를 줄여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로봇 수술법을 개발했고 협진 체제도 완벽하게 구축해 놓았다.◇의사 6명이 환자 한 명당 20분 이상 진료한양대병원 갑상선·두경부암센터에서는 이비인후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성형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7개과 의료진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협진을 할 때는 환자와 의사 4~6명이 함께 모여 문진을 하고 영상자료를 분석한다. 진료 시간이 환자 한 명 당 20분 이상이다. 태경 센터장(이비인후과)은 "우리 센터 의료진은 협진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에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로봇수술법, 외국 의사들에게 전파의료진들의 수술 실력도 높이 평가 받는다. 태경 센터장이 고안한 로봇 갑상선 수술법은 흉터와 부작용이 적고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은 낮출 수 있어 환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통 '경부(頸部) 절개' 갑상선 수술은 목 피부를 길게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이 잘못 되면 성대 등 주변 조직을 건드려 목소리가 변하는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목에 흉터도 크게 남는다. 이에 비해 태 교수가 고안한 로봇 갑상선 수술은 귀 뒤쪽의 피부를 작게 절개한 후 암을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여러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태 교수는 "수술 흉터가 눈에 띄지 않고 원래 가지고 있던 목소리도 지킬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선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암을 제거하는 수술 외에 피부와 조직을 만드는 재건술도 뛰어나다. 태경 교수와 성형외과의 김정태·안희창 교수팀이 시행하는 두경부암 절제술, 유리 피판 재건술(등·다리에 있는 피부나 뼈를 떼서 인두 등 구강 피부를 만드는 수술)은 수술 성적이 좋아 외국 의사들이 매년 수술법을 배우러 센터를 찾아온다.◇수술 후 환자 교육 진행… 일상 복귀 도움한양대병원 갑상선·두경부암센터는 수술 후 환자의 일상생활 복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환자와 1대1 상담을 통해 언어 장애, 삼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재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후두를 완전히 도려낸 환자나 설암 환자들에게 수술 전·후 음성 치료, 삼킴 장애 치료도 진행한다. 음성치료를 위해 이비인후과 의료진과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협진을 하고 있다. 두경부암 환자들이 수술 전·후 음성 장애가 생기면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