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31)씨는 얼마 전 8개월된 아들 김모 군이 갑자기 얼굴이 파래지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가천어린이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찾았다. 엑스레이 검사에서 김군은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긴 급성 심근염을 진단받았다. 가천어린이병원 소아심장과 의료진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로 산소를 공급했다. 급성 심근염이 있으면 심장 염증 등으로 심장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몸 속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군의 호흡곤란 증상은 더 나빠졌고 결국 심정지가 발생했다. 의료진은 즉시 정맥에 직접 산소를 주입하는 에크모(ECMO·체외막 산소화 장치) 치료와 심장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약물 치료를 시행했다. 박씨는 "소아의 급성 심근염은 생존률이 10% 정도라는 말을 듣고 걱정이 많았는데 의료진의 빠른 조치로 합병증 없이 8일만에 퇴원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은 증상에 대한 표현이 부정확하고, 체구가 작아 주사·채혈 등의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이 치료의 성과를 좌우한다. 사진은 가천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가 소아를 진료하는 모습. / 가천어린이병원 제공
◇경험 풍부한 의료진 24시간 상주
소아청소년기(18세 이하)의 건강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 어릴 때 생긴 질환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됐을 때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거나 평생 신체 장애 같은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 청소년은 증상이 있어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같은 연령이어도 체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가천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소아의 경우 신체가 작아 주사나 채혈 등의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진료를 시작한 가천어린이병원의 모태는 35년의 역사를 가진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다. 가천어린이병원은 소아응급센터를 별도로 둬 3명의 전담 교수와 전공의가 24시간 대기하기 때문에 응급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신생아에게서 생길 수 있는 응급 질환, 중증 질환은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와 연계해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한다.
가천어린이병원 소아심장과 김나연 교수는 "면역력이 낮은 소아청소년은 감염병 발생 위험이 성인보다 높다"며 "가천어린이병원은 공기 중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병원 내 모든 시설에 전용 음압 시설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소아내시경실, 국내 세 번째
서울대어린이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생긴 소아내시경실은 소아청소년 진단·치료에 특히 도움이 많이 된다. 소아청소년이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만성 반복성 복통, 혈변, 이물질 삼킴 사고,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내시경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가천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정민 교수는 "소아청소년이 내시경실을 찾는 원인은 이물질을 삼킨 경우나 선천성 소화기 질환을 가진 경우 등 다양하다"며 "따라서 원인에 따라 이물 제거나 지혈, 용종 제거 등과 같은 내시경적 치료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천어린이병원에는 국내 소아내시경 분야 전문가인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와 차한 교수가 진료를 맡고 있다. 가천어린이병원은 내년 초에 소아청소년 집중치료실을 개설해 본격적으로 중증 소아청소년 치료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