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肝 적출 복강경으로 34회 수술 후 합병증 전무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 수술 건수 세계 최다
"기증자 안전 최우선 고려"

대학생 박모(24)씨는 지난해 남동생(19)에게 간을 이식했다. 남동생은 간의 대사에 이상이 생겨 몸에 구리가 쌓이는 윌슨병을 앓았는데, 박씨의 간을 이식받은 뒤 건강을 회복해 무리 없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수술 전 박씨의 가족들은 건강했던 박씨마저 수술로 인해 합병증을 얻거나 큰 수술 흉터가 남을까봐 걱정이 컸다. 하지만 박씨는 배를 절개하는 대신 몸에 작은 구멍 5개만 뚫어 간을 잘라내는 '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을 받아 합병증 없이 1주일 만에 퇴원했다. 몸에는 1㎝가 안 되는 작은 흉터 다섯 개와 속옷으로 가려지는 아랫배에 10㎝ 정도의 흉터 하나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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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수술이 복강경으로 이뤄지면서 기증자의 안전성이 높아졌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왼쪽에서 두 번째) 교수가 기증자의 간을 복강경 기구로 떼어내는 모습. / 서울아산병원 제공
◇'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 30여 건, 합병증 없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진행되는 간이식 수술은 매년 약 1000건 씩 늘고 있다. 이중 76.4%는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떼내는 생체(生體) 간이식 수술이다. 생체 이식은 기증자의 안전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복강경으로 간을 떼는 수술(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은 배에 1㎝도 안 되는 작은 구멍 5개를 낸 뒤 그 곳으로 수술 기구를 넣어 간을 잘라낸다. 잘라낸 간은 아랫배에 10㎝ 크기의 절개창을 내서 빼낸다. 배를 30~40㎝ 절개했던 개복술에 비해 합병증 위험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개복술로 간을 절제한 환자는 입원 일수가 10일 정도인데 비해, 복강경 간 절제술을 한 환자는 입원 일수가 1주일도 안 됐다.

수술 자체는 개복술보다 복강경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복잡하다. 환자 몸 밖에 있는 모니터만 보며 수술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에는 다른 장기보다 많은 혈관과 담도가 연결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껏 34건의 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을 진행하면서 한 번의 합병증도 생긴 적이 없다. 김기훈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은 개복술을 포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 4000건의 간이식 수술을 했다"며 "그간의 경험을 통해 간의 해부학적 특징을 익히고 복강경 수술이 안전한 환자를 정확히 선별해 수술한 결과"라고 말했다.

어려운 '오른쪽 간 절제'도 복강경으로

서울아산병원은 난도가 높은 오른쪽 간도 복강경으로 절제하고 있다. 간은 크게 왼쪽과 오른쪽 두 부위로 나뉘는데, 성인에게 간이식을 하려면 기증자에게서 면적이 더 넓은 오른쪽 간을 떼내야 한다. 하지만 오른쪽 간은 혈관과 담도가 더 복잡하게 연결돼 있고 갈비뼈 안쪽에 깊숙이 위치하기 때문에 떼내는 수술이 훨씬 어렵다. 서울아산병원은 2014년 11월부터 오른쪽 간을 복강경으로 절제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 중에 손을 배 안에 넣지도 않는다. 김 교수는 "복강경 간 절제술 중에도 한쪽 손을 넣고 수술을 해 흉터가 커지는 경우가 있는데, 서울아산병원은 손을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복강경 수술에도 한계는 있다. 김 교수는 "환자에 따라서 보통 사람보다 간 주변의 혈관이 더 복잡하거나 담도에 변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모니터만 보면서 수술 기구를 조작하기 어렵다"며 "복강경 수술이 위험한 환자를 신중히 선별해 더욱 안전하게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