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사람들 중에는 이 두 가지가 반대인 경우가 많아 염려스럽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냉증’이라고 한다. 냉증은 체온이 정상보다 낮거나 신체 일부가 차가운 증상을 느끼는 것을 말하는데 수족냉증이나 아랫배 냉증이 대표적이다.
![머리가 차고 배가 따뜻한 사람은 쾌활하고 건강해 보인다. - by 유사라](http://health.chosun.com/site/data/img_dir/2014/12/11/2014121102954_0.jpg)
만병의 근원인 냉증
일본의 세계적인 면역학자 아보 도오루(安保徹) 박사는 “만병의 근원은 냉기이며, 체온을 올려 주면 면역력이 강해져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체온이 1℃떨어지면 면역력이 30% 이상 떨어지고, 체온이 1℃ 올라가면 면역력이 70%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상당수 암환자 가운데는 적정 체온보다 낮은 체온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고, 생리통이나 불면증, 우울증, 비만,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 가운데는 아랫배가 찬 사람이 대부분이다. 왼쪽 그림은 정상적인 체온분포를 가진 사람이고, 오른쪽 그림은 배꼽 주위 온도가 떨어져 푸른색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아랫배 온도를 올려 주면 건강 상태가 크게 좋아진다.
열이 활발하면 암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열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아보면, 전체 열 발생량을 100으로 보았을 때 근육에서 20%, 간에서 20%, 뇌에서 18%, 심장에서 11%, 신장에서 7%, 피부에서 5%, 기타 기관에서 약 19%의 열이 생산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몸무게의 40%를 차지하는 근육(여성의 경우 30~40%, 남성의 경우40~50%)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기관에서 열생산을 더 늘릴 곳이 없다.
특히 심장은 인체 무게의 약 2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데도 열생산의 11%를 담당하기 때문에 가장 활발한 기관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다 보니 이렇게 활발하게 움직이는 심장에는 암이 생기지 않는다.
옻은 몸을 데워 준다
옻은 ‘칠(漆)’이라 부르고 그 진액 말린 것을 ‘건칠(乾漆)’이라고 한다. 성질이 뜨겁고, 알레르기가 심하게 생기며,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한방에서 사용을 기피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24~33%는 옻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옻닭을 먹는다. 옻닭이란 닭 속에 옻나무 가지를 넣고 삶아서 먹는 것을 말한다. 옻은 성질이 따뜻해 기운을 잘 통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뭉친 피를 풀어 주고,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며, 기운을 보강해 준다.
그래서 몸이 차거나 약해서 피로할 때,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있을 때, 성기능이 약할 때, 각종 암 등에 약으로 쓴다. 특히 몸이 차고 맥이 느리거나 약한 사람이 먹으면 기대했던 효과를 볼 수 있다.
![힘이 없고 늘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머리가 덥고 배가 차갑다. - by 유사라](http://health.chosun.com/site/data/img_dir/2014/12/11/2014121102954_1.jpg)
단점보다 장점 많은 옻 맛있게 먹기
하지만 옻나무의 잎, 껍질, 줄기 속에는 우루시올과 히드로우루시올 성분이 들어 있다. 옻 속에 들어 있는 우루시올은 페놀성 물질이다. 피부에 닿으면 흔히 ‘옻이 오른다’고 말하는 증상이 생긴다.
피부가 가렵고 화끈거리면서 부풀어 오른다. 작은 물집이 많이 돋고 터지면서 진물이 많이 흘러나오고, 작은 농양까지 생긴다. 옻에 예민한 사람은 1㎍(100만분의 1g)의 우루시올에 의해서도 피부염이 생길 정도로 강력하다. 알레르기 반응이 심한 경우에는 기관지 점막이 부어서 호흡곤란이 나타나기도 하고, 혈압이 떨어져 쇼크에 빠지기도한다.
그래서 옻닭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에서도 요즘은 옻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한 제품으로 옻닭을 요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의사들도 약으로 옻을 쓸 때는 옻 알레르기원을 제거한 다음에 사용한다.
하지만 옻나무의 어린 순 속에는 우루시올 성분이 소량밖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옻 오르는 경우가 드물고, 옻 알레르기가 나타나더라도 사타구니나 항문 주위에 가벼운 소양증 정도만 나타난다. 특히 옻에 열을 가하면 우루시올의 알코올기가 산화되면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옻순을 부쳐 먹거나 튀김을 해 먹으면 알레르기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맛도 좋다.
“옻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옻 속 알레르기 성분을 빼고 조리한 안전한 옻 음식들이 나오고 있다. 추운 겨울, 냉증 때문에 힘겨다면 옻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옻 음식을 가까이 해보자.“
![김달래 박사](http://health.chosun.com/site/data/img_dir/2014/12/11/2014121102954_2.jpg)
김달래
한의학 박사, 사상체질과 전문의. 현재 김달래 한의원 원장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사상체질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냉증과 열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냉증치료에 대한 올바른 지식 전파에 힘쓰고 있다.
![헬스케어N](https://health.chosun.com/img/2023/healthn.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