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터지게 먹으면 스트레스 풀려요"… 'OO중독' 의심을

입력 2023.11.15 06:30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먹는 모습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은 늘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푸는 방법은 사람마다 제각각. 그 중 하나가 ‘먹기’다. 먹고 싶은 음식들을 시켜 배가 부르다 못해 터질 것 같을 때까지 먹고 나면 힘들었던 기억도 스트레스도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런 방식으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건 일시적일 뿐, 건강에 좋을 리 없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과식·폭식을 반복하다보면 살이 찌는 것은 물론, 먹는 행위에 중독되는 ‘음식 중독’까지 겪을 수 있다.

음식중독이 있으면 뇌 회로 시스템이 망가져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식욕과 식사량이 점점 늘어난다. 식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로, 심한 경우 음식을 먹지 않으면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금단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 불편할 정도로 배가 부를 때까지 많이 먹거나,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계속 먹을 것을 찾는다면 음식중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음식을 먹은 뒤 일부러 구토를 하고, 주말 또는 저녁에 몰아서 폭식하는 것도 의심 증상에 속한다. 간혹 과식 후 자신에 대한 혐오와 우울·죄책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음식중독에 따른 비만을 치료할 땐 일반 비만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증상에 따라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상담을 통해 환자 스스로 음식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교정하는 식이다. 음식중독이 심한 사람에게 식욕억제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반동 작용으로 요요가 심해지거나 우울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마음가짐과 식습관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는 등 감정적으로 힘들 때 먹는 행위로 풀려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음식으로 얻을 수 있는 감정적 보상은 한계가 있다. 일기를 쓰며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은 세계보건기구 음식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다. 3개 이상 해당될 경우 음식 중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배가 부른데 음식을 계속 먹는다.
-생각보다 많은 양을 남기지 않고 먹는다.
-과식으로 인해 오랫동안 피로감을 느낀다.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곤 한다.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음식을 자주, 많이 먹는다.
-불안, 짜증, 우울감이나 두통 같은 신체 증상 때문에 음식을 찾는다.
-음식을 끊거나 줄이면 불안, 짜증, 우울감과 같은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특정 음식을 일부러 끊거나 줄이면 그 음식을 먹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