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수급추계위원회 위원 추천 관련 보건복지부의 공문 발송에 대해 '깜깜이 반복'이라고 비판하며, 구성 법적 기준과 투명성을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 의협)는 24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추계위원회 위원 추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원칙과 기준 없이 보낸 공문에는 답할 수 없다. 공문 발송의 기준, 위원 추천 수를 명확히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의협은 브리핑에 앞서 해당 내용에 대한 항의 공문을 보건복지부에 발송한 상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수급추계위원회 설치 근거법인 '보건의료기본법' 인부개정법률 공포·시행에 따라, 18일 공문을 통해 공급자·환자·소비자 단체와 학회연구기관 등에 수급추계위원회 구성을 위한 전문가 위원 후보 추천을 오는 28일(월)까지 요청했다.

다만 공급자 직역 단체의 대표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이외에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등 산하단체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법정단체가 아닌 임의단체에도 추천 요청 공문을 보낸 것.

수급추계위원회를 규정하는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 2의 6항 1호는 '보건의료 공급자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제1항 각호에 따른 보건의료인력 직종별 단체 및 의료법 제52조에 따른 의료기관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추천받아 15인 중 과반을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원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에만 고문을 발송해서 몇 명의 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어떤 기준으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를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에 위원 추천 공문을 보냈는지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공문에 추천 위원 수에 대한 설명이 담기지 않은 부분도 문제로 꼽았다.

김 대변인은 "법안에 따르면 15인 이내로 위원을 구성하게 돼 있고, 그중에 과반을 병원협회 1명, 의협 7명 등 의료계에서 최대 8인까지 추천하게 돼 있다"며 "현재는 몇 명의 위원을 추천해달라는 내용도, 또한 기준 인원을 넘게 추천이 되는 경우 어떤 기준으로 위원을 선택해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도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미 자격을 갖춰 추천된 위원을 복지부에서 자의적으로 선택한다는 법안에도 없는 발상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수급추계위원회 하위 시행령이 아직 구성돼 있지 않다. 오히려 이를 악용하려는 의도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수급추계위원회 위원은 법안에 따라 각 단체에서 기준에 맞게 추천된 위원을 복지부 장관이 위촉하는 것이지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렵게 출범하게 된 수급추계위원회 구성부터 이런 식으로 깜깜이를 반복하는 것은 1년이 넘는 오랜 고통을 감내하는 국민과 의료진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강조했다.